홍성신문 › 사설·칼럼
두리마을이 보여 준 농촌다운 행복
요즘 농촌을 평가할 때면 거론되는 말이 사업과 수익이다. 태양광 발전, 대규모 체험마을, 화려한 축제까지, 마을은 저마다 눈에 띄는 사업을 내세우며 경쟁한다. 그런데 홍성군 두리마을이 2026년 행복농촌만들기콘테스트에서 동상을 받았다는 소식은 조금 다른 결을 하고 있다. 두리마을에는 거창한 사업도, 화려한 콘텐츠도 없다. 대신 닭장과 둠벙, 텃밭과 마을논,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있을 뿐이다.두리마을의 시작은 사업이 아니라 아픔이었다. 2016년 세 번의 고독사를 겪은 마을 주민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자”
농사꾼 잡는 무모한 농지 조사, 즉각 중단하라
홍성군의 농지 조사 대상 8만840필지 가운데 1만5139필지, 18.7%가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다섯 필지 중 한 필지꼴이다. 숫자만 보면 홍성 농촌에 불법이 판치는 듯하다.평생 논밭을 일구던 사람이 늙고 병들어 이웃에게 농사를 맡겼다. 부모에게 땅을 물려받았지만 직접 농사지을 형편이 안 되는 자식도 있다. 이런 사정을 살피기도 전에 위반 의심이라는 딱지부터 붙이니 농민은 겁이 난다. 강제 매각 및 25%에 달하는 이행강제금 공포와 지방 부동산 침체 및 임차농 위기는 둘째치고 자칫 이러다가 전과자가 되는거 아닌가
지역의 미래를 잇는 힘, 이주배경 직업교육
저출생·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대한민국의 인구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청년 인구의 유출과 산업현장의 인력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외국인과 귀화자, 다문화가정 자녀 등 이주배경 주민의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제 외국인 정책은 단순히 필요한 인력을 유입하는 차원을 넘어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배우고 일하며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은 우리 사회와 이주배경 주민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그러나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것만으로 안정적
빈집은 늘고 수요는 있는데, 왜 시장은 움직이지 않는가?
공공재정만으로 늘어나는 빈집을 감당할 수 있을까? 농촌의 빈집은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귀농·귀촌이나 창업을 위해 공간을 찾는 사람들은 “쓸 만한 빈집을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현재 빈집 정책의 대표적인 수단은 철거와 리모델링이다. 필요한 정책이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빈집이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를 공공재정으로 하나하나 처리하는 방식이 지속 가능할지는 고민해야 한다.충남에는 약 2만7000호의 빈집이 존재하고 있으며 충청남도도 2026년 7월 ‘빈집가치채움(Refill in House)’을 도정 중점과제로 채택하는 등 빈집
그 안에는 반드시 즐거움이 있다
앞 회에서 우리는 “賓主東南美”를 통해, 여하정의 풍류가 좋은 사람과 좋은 공간이 만날 때 비로소 깊어진다는 점을 살폈다. 이제 주련은 마지막 구절 “其必有所樂”에 이른다. 여하정 주련 전체가 산과 물, 공무와 자족, 작은 누대와 연못, 나무와 샘, 좋은 사람의 만남을 차례로 쌓아 왔다면, 마지막에 놓인 것은 결국 ‘낙樂’이다.먼저 구절을 보자. 其必有所樂(그 안에는 반드시 즐기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이 구절은 구양수(歐陽修)의 〈화방재기(畫舫齋記)〉에 나오는 “其必有所樂也”를 떠올리게 한다. 여하정 주련의 여러 구절이 고전 명문
상속재산,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법은
피상속인(망인)이 특별한 유언 없이 사망하였다면, 상속인들은 법이 정한 순위와 비율에 따라 상속재산을 분배받는 것이 원칙이다. 배우자와 자녀가 1순위 상속인이며, 이때 배우자는 자녀보다 50% 더 많은 상속분이 있다. 만일 자녀가 없으며 부모가 2순위 상속인으로서 상속권이 있다. 형제자매는 3순위,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은 4순위이다.상속인들간 법정상속 비율과 다르게 상속재산을 분할하기로 의사합치가 된다면, 합의대로 분할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그 동안 막내가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면, 형제들끼리 합의하여 막내가 더
내포 과학영재학교 무산, 홍성은 왜 침묵하는가
내포신도시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했던 KAIST 부설 과학영재학교가 사실상 무산됐다. 홍성군민들의 허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이 같은 사실이 지난 8월 초 사실상 확정됐음에도 지역사회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 사업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사업이 아니다. 수년간 충남도와 홍성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했고, 2028년 개교를 목표로 841억원을 투입하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다. 충남도와 홍성군, KAIST가 2024년 4월 업무협약까지 체결한 사업이다. 정부 예산에는 타당성 조사 용역비 5억원까지 반
좋은 사람과 좋은 공간이 만날 때
앞 회에서 우리는 “九日湖之湄, 一人斗以南”을 통해, 여하정의 물가에 머무는 사람이 한가한 유람객이 아니라 공무의 무게를 아는 관인이며, 자기 자리를 의식하는 풍류의 주체임을 살폈다. 이제 주련은 “賓主東南美”로 나아간다. 물가에 머무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그가 누구와 함께 그 자리를 나누는가이다. 풍류는 혼자만의 감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좋은 공간은 좋은 사람을 만나야 비로소 깊어진다.먼저 구절을 보자. 賓主東南美(손님과 주인이 동남의 아름다움을 다하였다). 이 구절은 왕발(王勃)의 〈등왕각서(滕王閣序)〉에 나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