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엮어 만드는 전통의 아름다움
한지로 잇는 시간, 지승공예
이응노생가기념관에서 전통공예인 지승공예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지를 가늘게 잘라 꼬고 엮어 생활용품과 작품을 만드는 지승공예는 오랜 시간 우리 생활 속에서 이어져 온 전통공예다. 특히 한지를 활용해 작품을 남긴 이응노 화백의 예술세계와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어 이응노 생가기념관에서 배우는 지승공예는 전통공예와 현대미술을 함께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곳에서 지승공예 수업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최영준 장인이다. 최 장인은 충남 무형문화재였던 시할아버지를 곁에서 모시면서 자연스럽게 지승공예를 배웠고 20대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35세에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가 된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과 교육을 이어오며 50년 넘게 지승공예를 지켜왔다. 이응노 생가기념관이 문을 연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1년 전부터 이곳에서 수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수업에서는 한지를 직접 자르고 꼬아 지승을 만드는 기초부터 이를 엮어 작품으로 완성하는 과정까지 차근차근 배울 수 있다. 종이를 단순히 접거나 붙이는 것과 달리 가늘게 자른 한지를 일정한 굵기로 꼬고 이를 하나씩 엮어야 하기 때문에 섬세한 손길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익힐 수 있는 기술은 아니지만 꾸준히 배우면 가방이나 생활용품 등 자신의 작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한지와 이응노의 만남
지승공예의 매력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는 데 있다. 가늘게 꼰 한지는 서로 엮이면서 단단한 재료가 되고 이를 활용해 가방과 모자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다. 종이로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견고하고 쉽게 긁히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불에 타거나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 전통공예이면서 실용적인 생활공예로도 가치가 있다.
최 장인은 특히 이응노 화백의 작품과 지승공예가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 한지를 활용한 표현 방식에서 이응노 화백의 작품과 지승공예가 서로 통하는 부분을 발견했고 이를 계기로 기념관에서의 수업을 더욱 의미 있게 이어오고 있다. 이응노 화백의 작품을 콜라주한 뒤 지승공예와 결합한 작업도 선보였으며 두 가지 표현 방식이 어우러진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응노 생가기념관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참여하고 있다. 최 장인은 화·수·목요일 사흘 동안 수업을 진행하며 수강생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간다. 관광객들이 기념관을 방문해 장인이 직접 한지를 자르고 엮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매력이다.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전통공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장인은 지승공예 수업이 단순한 취미교육을 넘어 지역의 전통문화와 이응노의 예술세계를 함께 알리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홍성에는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가 4명이나 있는 만큼 지역의 장인들이 가진 기술을 문화시설과 연계한다면 지역만의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기술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 장인은 축제나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승공예를 접하고 일정 기간 꾸준히 배우면서 직접 작품을 만들어보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전통공예를 단순히 한 번 체험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누군가에게 전하는 과정이 이어져야 전통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활동과 함께 최 장인의 작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전시도 마련된다. 50년이 넘는 작품 활동을 이어온 최 장인은 올해 홍성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연다. 개인전은 바비큐축제 시기에 맞춰 그동안 만들어온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지와 지승공예의 아름다움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인 동시에 이응노 생가기념관에서 이어져 온 지승공예 교육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종이 한 장을 가늘게 자르고 한 올 한 올 꼬아 다시 엮는 지승공예는 빠르게 완성되는 예술이 아니다. 천천히 손을 움직이며 재료와 작품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응노 생가기념관에서 이어지는 지승공예 수업은 이응노의 예술과 오래된 전통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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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포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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