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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빛깔로 더불어 성장하는 홍동중학교

홍성신문 기자입력 2026.10.08 15:43

‘혼자가 아닌 함께’, 관계 맺기 중심 출발교육과정
2학년 최희영 학생기자

홍동중학교는 매년 새 학기, 전교생을 대상으로 3일간의 ‘출발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1학년은 하루를 더해 총 4일간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출발교육과정은 단순한 새 학년 맞이 행사를 넘어 학생들이 학교생활 전반을 이해하고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기획된 홍동중학교만의 특색 프로그램이다.

학급 구성원들은 둥글게 모여 앉아 1년 동안 지킬 ‘학급 약속’을 스스로 정하고, ‘꿈 종이’에 1년 후 이루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사회정서교육, 회복적 생활교육, 학급 자치와 놀이 활동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배우는 방법을 익혔다.

전교생이 함께하는 출발교육과정의 마지막 날에는 학생자치회가 직접 기획·운영한 ‘전교생 환영회’가 열렸다. 신입생과 재학생들은 자기소개, 퀴즈, 팀 미니게임 등에 참여하며 학년의 벽을 허물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학생들도 금세 서로의 이름과 얼굴을 익히며 하나가 됐다.

2학년 서지희 학생은 “전교생 환영회를 통해 학년 간 더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친밀해질 수 있어 좋았다”며 “새로 입학한 1학년 후배들의 이름도 다 알게 돼 이제는 친근하게 이름을 부를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동중학교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에 관심을 갖고 학군 내 학생은 물론 홍성읍·내포신도시, 멀리 서울과 제주 등 타 지역에서 입학하는 학생도 매년 이어지고 있다. 타지에서 온 학생들이 겪을 수 있는 교우 관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학교 측은 ‘1학년 협동 놀이’ 시간을 특별 편성했다. 학생들은 경쟁이 아닌 협동 놀이를 통해 함께 임무를 완수하고 소통하며 탄탄한 관계망을 형성했다.

 

갈등도 배움이 되는 공동체 예술교육
2학년 김소율 학생기자

학교가 무대가 되고 학생들이 배우이자 작가, 연출가가 되는 특별한 시간이 있다. 바로 학급별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올리는 홍동중학교의 공동체 예술교육인 ‘내 인생의 뮤지컬’이다.

학급 뮤지컬을 준비하기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전교생이 뮤지컬 ‘스윙데이즈’를 관람하며 전문 공연의 무대와 배우의 표현, 음악과 이야기의 구성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내 인생의 뮤지컬’은 이미 만들어진 대본을 받아 연습하는 공연이 아니다. 학생들이 직접 이야기를 만들고 대본을 쓰며, 배역과 무대 뒤 역할을 나누고 연출과 연습까지 함께한다. 한 편의 작품이 완성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의 손이 닿는다.

물론 모든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를 두고 의견이 부딪히기도 한다. 학생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조정하며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고, 갈등의 순간까지 중요한 배움으로 만들어 간다.

배우로 무대에 서는 학생과 연출·스태프 등 무대 뒤를 책임지는 학생은 맡은 역할이 다르지만, 한 편의 뮤지컬을 함께 완성한다는 목표는 같다. 수많은 회의와 연습, 크고 작은 갈등을 지나 자신들이 만든 이야기를 관객 앞에 올리는 순간 학생들은 함께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질문과 탐구가 살아 있는 다채로운 수업
김두리 역사 교사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의 관심과 강점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책을 읽고 생각을 깊게 하는 데 강하고, 누군가는 친구와 이야기할 때 생각이 또렷해진다. 직접 만들고 실험하며 배우는 학생도 있다. 홍동중학교는 이러한 차이를 존중하며 읽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만들고, 표현하는 다양한 수업을 교과 속에서 만들어 가고 있다.

올해 홍동중학교는 충남교육청 지정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를 운영하며 학생이 교사의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궁금한 것을 질문으로 만들고, 자료를 탐구해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수업을 여러 교과에서 실천하고 있다. 질문을 생성하고, 탐구하고, 생각을 조직하고, 다시 질문하는 과정에서 학생은 배움의 주체가 된다. 책도 교과서 밖으로 배움을 넓히는 중요한 재료가 된다. 역사 수업에서는 그래픽노블 <페르세폴리스>를 읽고 작품 속 갈등을 오늘날 국제사회의 문제와 연결해 탐구한 뒤 ‘세계 갈등 해결 제안서’를 작성했다.

수학에서도 공식과 문제 풀이에만 머물지 않는다. <배낭에서 꺼낸 수학>을 읽으며 건축·예술·자연 속 수학을 찾고, 질문과 토론을 거쳐 인포그래픽과 ‘수학여행보고서’를 만든다. 과학에서는 달의 변화를 관찰하거나 광합성 실험을 설계하고, 기술·가정에서는 주어진 조건에 맞는 종이 빨대 트러스 교량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다.

이러한 수업이 가능한 바탕에는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안전한 관계가 있다. 실수해도 서로를 비난하지 않는 관계 중심 생활교육은 수업에서도 힘을 발휘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교 담장을 넘어, 온마을이 아이들의 배움터로
1학년 정선율 학생기자

홍동중학교 학생들의 배움은 교실과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을의 사람과 공간, 자연이 더 큰 학교가 되어 학생들의 또 다른 배움터가 된다. 홍동중학교는 마을교사와 함께하는 수업을 정규 교육과정의 특성화 교과로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1학년의 ‘함께 사는 마을’에서는 홍동의 다양한 삶터에서 일하는 마을 주민을 만나 진로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갖는다. 2학년의 ‘생태와 인간’ 수업에서는 마을 속 환경을 탐구하고 환경 의제를 다룬다. 올해는 생물다양성, 송전탑 문제, 공장식 축산, 수질에 대해 깊게 공부하고 있다. 3학년의 ‘생활 속 민주시민’ 수업에서는 개개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가치에서 출발해 ‘학생이동권’과 같이 자신들이 해결하고 싶은 의제를 발굴해 조사·탐구하고, 관계 기관에 제안서를 보내는 과정까지 경험한다.

홍동마을에는 마을과 학교를 이어주는 ‘햇살배움터마을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햇살배움터의 대표적인 활동 가운데 하나인 ‘지리산등산학교’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마을 어른 등 39명이 함께했다. 지난 4월부터 오서산·용봉산·가야산을 걸으며 산행 훈련을 하고 안전교육을 받았다. 책 <거의 다 왔어>를 함께 읽고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으며, 모둠별로 식단을 짜고 직접 밥 짓는 연습도 했다. 여름방학에는 학생들이 2박 3일 동안 노고단과 연하천,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까지 약 36㎞를 걸었다.

마을에서의 배움은 산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홍동중학교 학생들은 청소년문화공간 ‘ㅋㅋ’의 ‘스스로 운영단’으로 참여해 야간개장, 핼러윈 파티, 영화 관람 같은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 특히 스스로 운영단은 홍동중학교 1학년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어 입학 첫해부터 마을 공간의 운영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기도 하다.

홍동중학교 아이들에게 마을은 학교 밖의 공간이 아니라 삶을 배우는 또 하나의 교실이다.

 

학생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교사도 계속 배우는 학교
김현경 국어 교사

홍동중학교에서는 학생들만 공부하지 않는다. 선생님들도 바쁜 일과 가운데 시간을 내어 함께 수업을 보고, 학생들의 배움과 생활을 이야기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정기적인 수업 공개와 수업 나눔은 물론, 좋은 수업 아이디어가 있으면 당일에도 동료 교사를 초대하는 ‘번개 수업공개’가 열린다. 또한 먼저 공부한 교사가 동료를 위해 ‘교내 작은 연수’를 열어 바이브 코딩·구술평가처럼 실제 홍동중학교 학생들에게 적용해 본 수업과 평가 사례를 바탕으로 무엇이 효과적이었고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생생하게 나눈다. 학생 심리 발달과 디지털 역량 등 필요한 주제를 외부 전문가와 함께 배우기도 한다. 인근 홍동초·금당초·풀무고 교사들과도 수업을 공개하고 나누며 학교 울타리를 넘어 함께 공부한다.

새로운 교육 환경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눈다. 올해 교사들은 ‘AI 시대, 홍동중학교’를 주제로 월드카페 토론을 열어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교사와 학교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AI를 교육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함께 논의했다. 토론을 통해 AI 시대에도 기초·기본은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이에 대한 토론과 나눔을 이어가기로 했다.

공부만큼 서로를 돌보는 문화도 중요하다. 새 학기 첫날에는 시 한 편을 낭송하며 서로를 환대하고, 교무실 중앙에는 ‘모든 의견은 동등하게 귀중하다’는 약속이 걸려 있다. 봄이면 교실마다 꽃을 나누고, 화요일 아침에는 비담임 교사들이 교실에 들어가 담임교사에게 잠시 차 한 잔의 시간을 선물한다.

📝
홍성신문 기자

기획·특집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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