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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으로 확보된 재정, 다시 축산 현장에 투자해야 한다

이길호 전 축산과장 기자입력 2026.10.04 09:16

오랜 세월 축산행정 현장에서 근무하고 공직을 떠난 지금도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축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해야 할 행정수요와 비용은 늘어나지만, 정작 축산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체재원 투자는 그에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축산은 농촌경제와 국가 식량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인 동시에 가축질병 방역, 악취 저감, 가축분뇨 처리, 축산환경 개선, 축산물 안전관리와 주민 민원 대응 등 지속적인 행정수요를 발생시키는 산업이다.

홍성군은 소 6만여 두, 돼지 64만여 두, 닭 247만여 마리가 사육되는 전국적인 축산 주산지다. 가축 사육 규모가 크다는 것은 생산 규모뿐 아니라 방역·환경·분뇨·악취 등에 대응하기 위한 행정수요와 재정부담 역시 크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가축 사육 규모 등에 따라 발생하는 축산 관련 행정수요가 보통교부세 산정 과정의 재정수요에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가축을 많이 사육하는 지역일수록 더 많은 행정비용이 발생한다는 현실을 국가의 지방재정 제도에서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홍성군의 경우 가축 사육 규모 등에 따른 축산부문의 보통교부세 산정 효과를 각종 조정요인을 고려해 추산하면 매년 약 290억원 수준의 재정 확보에 기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홍성군 축산과 일반회계 가운데 군 자체재원인 군비 예산은 최근 수년간 약 100억원 수준이다.

물론 보통교부세는 용도가 정해진 국고보조금과 달리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재원이다. 따라서 축산 관련 재정수요를 통해 산정된 금액을 반드시 축산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가축 사육 규모로 인해 추가적인 행정수요가 발생하고, 그 수요가 보통교부세 산정에 반영되고 있다면 실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체재원 투자도 적정 수준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것이 ‘축산분야의 합리적 재투자 체계’다.

축산분야 투자를 단순한 농가 지원으로 바라봐서도 안 된다. 악취와 가축분뇨 문제 해결은 주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이고, 가축질병 방역은 지역경제와 국가 식량안보를 지키는 일이다. 스마트축산과 저탄소 축산 역시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환경부담을 줄이는 사회적 투자다.

따라서 홍성과 같은 축산 주산지는 예산편성 과정에서 가축 사육 규모에 따라 인정되는 재정수요, 보통교부세 산정 효과, 실제 축산분야 자체재원 투자 규모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악취 저감, 가축분뇨 처리, 가축질병 예방, 스마트축산, 탄소중립 등 주민과 농가 모두에게 편익이 돌아가는 분야에 자체재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홍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산 주산지다. 이제는 ‘축산에 얼마를 지원할 것인가’를 넘어 ‘축산으로 인정받은 재정수요를 어떻게 축산과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재투자로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오랜 기간 축산행정 현장을 지켜본 한 사람으로서, 축산 주산지의 특성이 지방재정 산정에 반영되는 만큼 그 취지가 축산환경 개선과 주민 생활환경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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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호 전 축산과장 기자

기획·특집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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