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영어 표현···“쉬운 우리말 써야”
지난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지만, 정작 곳곳에서 영어와 외래어가 흔히 쓰이고 있다. 한글날을 맞아, 지자체 사업명에 사용되는 영어와 외래어 실태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한글날을 맞아,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군이 최근 추진하는 사업에 영어와 외래어를 활용한 명칭이 갈수록 늘고 있다. 홍성역 앞에 조성되는 한국형 LED 돔 극장은 ‘K-락 디지털스페이스’, 서부면 궁리에 조성된 해상공원은 ‘놀궁리해상파크’, 용봉산 숲 공원은 ‘포레스트어드벤처’,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실증 종합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은 ‘반려동물 원 웰페어 밸리’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밖에도 ‘속동생태탐방스카이브릿지’, ‘스타트업빌리지 빈점포 DIY 리노베이션’ 등 소규모 사업까지 영어가 포함된 사업명이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의 이해와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성군의회 이정희 군의원은 “최근 군에서 추진하는 사업과 정책에 영어와 외래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의원들조차 사업명만 보고 어떤 사업인지 몰라 직접 집행부에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령층에게는 또 하나의 장벽이 될 수 있다”며 “사업 홍보에 있어서도 효과를 높이기보다 오히려 주민들의 이해와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식 군의원도 청사이전특별대책위원회에서 ‘스타트업빌리지 DIY 리노베이션’과 같은 표현을 두고 “누구든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홍동면의 한 주민은 홍동면에 추진하는 의료센터의 명칭이 ‘웰니스센터’로 변경된 것에, 주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명칭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언어가 주민들의 일상 언어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말의 의미와 가치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성고등학교 한 국어교사는 “K-POP이나 K-FOOD처럼 우리 문화가 세계와 교류하는 과정에서 영어를 활용하는 방식이 익숙해졌고, 이러한 흐름이 일상 언어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사업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군민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기관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역할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주민들의 언어생활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민들의 삶과 밀접한 정책에서는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말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면 우리말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우리말의 중요성과 가치를 이어가는 데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중앙부처 영향 커···자체 사업부터 개선”
군청 혁신전략담당관 관계자는 “중앙부처에서 공모사업의 명칭을 정하고 해당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그 명칭을 그대로 군 사업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미래 신산업 분야의 경우 중앙부처에서 사업을 구상할 때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외래어가 사업명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다만 “군민들이 군정을 이해하기 쉽도록 사업명부터 우리말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적극 공감한다”며 “앞으로 군이 수행하는 자체 사업들에서는 이러한 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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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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