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들돌장사’ 이야기
내가 살고있는 은하면 대천마을은 면소재지이면서 경주김씨 집성촌이다. 1500년대말~1600년대초 조선은 임진왜란으로 나라가 크게 흔들린 가운데 붕당 간 정치투쟁이 심해져 동인과 서인, 또다시 남인과 북인, 노론· 소론 분열로 혼잡한 상황에서 나의 13대조 할아버지는 이곳 대천리로 낙향하셨다고 한다.
이후 후손들이 대대손손 세거하며 집성촌을 이루게 되었다. 우리 마을 한 가운데 종가집이 있었고 그 앞마당에는 계란 모양에 둥근 돌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들어올리는 돌이라 하여 ‘들돌’ 이다.
그 돌의 무게가 무려 200근(120㎏)이 넘는다고 전해 내려온다. 문중 사람들이 이집 저집 돌아가며 함께 농사일을 학고 자연스레 공동체를 이루었다. 가을 겆이가 끝나면 청년들이 모여 종가집 앞마당에서 힘 자랑을 하였다. 200근이 넘는 돌을 맨손으로 들어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가장 힘이 쎈 사람이 그해 들돌 장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초시계가 없던 시절 어떻게 장사를 가렸을까? 들돌을 들고 몇걸음을 걸었는지로 가렸다고 한다. 즉 얼마만큼 돌을 멀리 옮겨 놓았느냐에 따라 장사를 가렸다. 세 걸음을 갔다는 사람도 있었고 어느해는 일곱 걸음을 갔다는 사람도 있었다.
문중 어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숙하게 치러졌으며 힘쎈 장정으로 인정받는 동시에 성인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는 중요한 의례이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일년 새경(연봉)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자리이기도 했다. 힘쎈 장정으로 인정받아 올해 자신의 새경이 쌀10짝이였지만 내년 새경은 쌀11짝으로 인상해 달라는 무언의 협상이기도 했을 것이다. 지금으로 생각하면 스포츠 선수가 구단주와 연봉협상을 하는 식이었다.
2014년 마을 이장이 되어 마을 가꾸기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주민 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중장기 마을 발전계획을 수립하게 되었다. 마을의 자원찾기 시간에 많은 유·무형의 자원이 발굴되었다.
우선 마을의 활력을 찾고자 우리마을의 전통을 이어가고자 들돌 장사를 뽑는 마을 축제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듬해 2015년 드디어 제1회 은하봉 들돌축제를 개최하게 되었다. 계획대로 주민들의 호응속에 마을 축제가 마을의 활력을 찾는 기폭제가 되었다.
이후 들돌 축제는 농식품부의 지원을 받는 축제가 되었고 2018년 농식품부에서 우수마을 축제에 선정되어 2000만원의 상금을 받아 주민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왔으며 2022년도 진주에서 열렸던 세계 축제협회 한국지부가 주관하는 제16회 피너클 어워드 강소형(마을축제)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한 부여문화제야행 축제에 이어 은상을 수상했다.
대규모 축제에 비해 비교적 적은 예산과 작은 규모로 관이 아닌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축제로서 그 성과가 인정되지 않았나 싶다. 적은 예산으로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마을고유의 역사 문화 그 지역만의 독특한 콘텐츠로 주민 주도적 운영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인정받은 것이다.
이제 다가오는 10월 17일 열두번째 들돌축제를 앞두고있다. 들돌 퍼레이드를 비롯해 들돌 마당극, 들돌 장사선발, 전통 문화체험, 떡메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되어있다. 마을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전하며 마을의 전통을 이어가는 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소중한 책임이다.
이는 지나간 시간을 기억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 마을의 정체성과 가치를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해주는 뜻 깊은 일이기도 하다. 다가오는 10월 17일 열두번째를 맞이하는 마을 축제를 준비하며 벌써 마음이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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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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