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소득 만들고 사람이 찾는 산으로”
3대에 걸쳐 임업을 이어가는 부자가 있다. 홍동면에서 더힐링식물원과 수국정원을 운영하는 문석기(63), 문성훈(37) 부자다. 처음에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임업에서 시작해 2대, 3대를 거치며 생산과 관광, 교육, 치유가 결합된 임업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또 부자는 함께 새로운 삽목 기술을 개발해 기후변화에 대응해 가고 있다.
임업은 할아버지 때부터 시작됐다. 석기 씨는 “옛날에 홍동면 운용리(현재 광천읍 운용리)에 살 때 아버지가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셨다”며 “포도, 밤, 감나무 등을 심었고 이를 삽목해 주민들과 나누기도 했다. 그래서 동네 집집마다 포도나무가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산농림고를 졸업한 석기 씨는 산을 물려받아 임업인의 길을 걷게 됐다. 현재 전문임업인협회 홍성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기존에는 산에서 나물류를 키웠지만 소비와 판로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수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농고를 졸업하며 배운 삽목 기술을 활용해 수국을 번식시키고 수국정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수국 모종 하나에 2만5000원 정도 하는데 이를 모두 구입해 산을 덮으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을 것”이라며 “삽목 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번식시키면서 정원을 조성해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국정원에는 6월부터 10월 말까지 연속 개화하는 품종을 심어 오랫동안 수국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10년 전에는 식물원도 조성했다.
아들 성훈 씨는 지난 2020년 귀산귀촌 1호 임업인 후계자로 귀농하면서 가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성훈 씨는 “원래 사진 찍는 일을 했고 케이TV PD로 일하기도 했는데 프리랜서로 활동하다 보니 코로나 이후 어려움이 있었다”며 “또 AI가 발전하면서 사진업계가 하향산업으로 전락하는 것을 보며 내 사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임업에 진입했고 4-H 활동 등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현재 성훈 씨는 원예종자업을 하고 있으며 4-H연합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부자가 함께 개발한 ‘스마트안개삽목장’
특히 아들이 귀농하면서 아버지와 함께 개발한 삽목 기술이 주목받는다. 석기 씨는 “재래식 삽목은 삽목틀에 삽수를 꽂고 온도, 습도, 빛, 환기, 수분 등 조건이 맞아야 한다”며 “요즘처럼 기후변화가 심한 시기에는 낮에는 날씨가 너무 덥고 밤에는 추워 일정한 온도 등 자연적으로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부자는 삽목에 필요한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공대를 나온 아들 성훈 씨가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맡고 아버지 석기 씨의 삽목 기술을 더해 만든 것이 ‘스마트안개삽목장’이다. LED를 통해 빛을 조절하고 안개를 계속 뿜어 습도를 유지한다. 이 때문에 ‘스마트 안개’라는 이름을 붙였다.
성훈 씨는 “2023년 가을쯤부터 이 시스템을 통한 삽목에 성공하기 시작했다”며 “기존에 한 달 정도 걸리던 삽목이 2주 만에 뿌리를 내리는 성과도 얻었고, 어떨 때는 99%의 성공률을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부자는 묘목회사인 대림묘목농원과 파트너십을 맺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신품종을 스마트안개삽목장에서 번식시키며 묘목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석기 씨는 “독보적으로 이렇게 많은 양을 삽목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계약을 맺고 묘목사업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자는 스마트안개삽목 기술을 활용한 무료 재능기부도 3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석기 씨는 “가업을 이어가는 아들처럼, 지역 청년 임업인들이 빨리 정착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무료 교육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다 함께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개인 활동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오직 둘이서 농장을 꾸려가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침 6시부터 일어나 아들과 나눠 물을 주고 풀을 뽑는다. 그러다 보면 오전 8~9시 정도가 되고, 이후 각자 외부 활동을 한 뒤 저녁에 다시 농장 일을 한다.
그런 아들을 보며 석기 씨는 “처음 귀농한다고 했을 때는 걱정도 돼 잠도 오지 않았다”며 “그러나 와서 차츰 적응하고 본인도 재미있어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며 대견하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사업을 확장해 가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앞으로 경영하는 산으로 바꾸고 이를 통해 관광, 체험, 교육을 실천하고 사람들이 산에서 치유하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지역경제에도 파급이 되는 충청지역의 대표적인 공원으로 만들어가는 꿈을 향해 아들과 함께 가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성훈 씨는 “사실 식물이라는 게 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계속 업데이트하고 고쳐나갈 점이 생긴다”며 “정말 힘들었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몸에 일이 익은 것처럼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잘 먹고 잘사는 농업인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산을 사람들이 들어와 쉴 수 있는 공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나아가 산림레포츠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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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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