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억 들인 어린이공원 ‘썰렁’···관리도 활성화도 뒷전
31억5000만원을 들여 조성한 홍성군의 ‘홍주숲 어린이공원’이 사실상 이용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설물 관리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홍성군의회가 현장방문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홍성군은 홍성읍 소향리 홍성군탁구장 인근에 약 10만㎡ 규모의 홍주숲 어린이공원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숲체험시설과 휴게시설, 다목적광장, 화장실 등이 들어섰다. 총사업비는 31억5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군비만 13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사업은 2021년 12월 착공해 2023년 12월 준공됐다.
하지만 준공 이후 실제 이용객을 끌어들이지 못하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어린이공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오후 3시 현장을 확인한 결과 44면 규모의 주차장에는 주차된 차량이 단 한 대도 없었다. 어린이공원 내 미끄럼틀 등 놀이시설에서도 이용하는 어린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놀이시설 곳곳에서는 페인트가 벗겨져 있었고 일부 시설물은 파손된 채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지만 시설물에 대한 정기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물에 표시된 소재지 역시 실제 공원 위치와 달랐다. 공원은 홍성읍 소향리에 위치해 있지만 시설물에는 소재지가 ‘홍성읍 고암리 981’로 표기돼 있었다. 공원 조성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준공 이후 시설물 관리와 현장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접근성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홍주숲 어린이공원은 큰길에서 홍주문화체육센터 뒤편 홍성군탁구장을 지나 왼쪽 길로 들어가야 하지만 공원으로 안내하는 이정표를 찾아보기 어렵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이용객이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공원 위치를 알리는 안내시설이 필요한데도 기본적인 접근 안내부터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용객이 찾기 어려운 위치에 공원을 조성했다면 준공 이후에는 안내시설 확충 등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홍주숲 어린이공원의 문제는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다. 홍성군의회는 지난해 9월 5일 현장방문을 통해 어린이공원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당시 군청 산림녹지과장은 “빠른 시일 안에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개선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시설물 관리와 접근성, 이용 활성화 등 기본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군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됐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홍주숲 어린이공원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민원도 국민신문고에 접수됐다.
민원을 제기한 백혜순 씨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놀이시설은 1개밖에 없고 가족 단위 이용객을 위한 휴게시설과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원 명칭을 알리는 안내판도 없고 어린이와 가족이 지속적으로 찾아올 수 있는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없다”고 주장했다.
백 씨는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찾는 친환경 숲속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놀이시설과 휴게시설을 확충하고 접근성을 개선하는 한편 유치원·어린이집과 연계한 숲 해설 및 생태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홍성군은 예산을 확보해 시설물을 보완하고 공원 이용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31억5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만큼 추가 예산 투입에 앞서 준공 이후 공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원인과 시설물 관리가 미흡했던 이유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성군의회 권영식 의원은 “군의회 현장방문과 민원을 통해 문제점이 반복적으로 제기됐음에도 개선이 지연됐다면 홍성군의 사후 관리와 행정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어린이공원이 이용객 없는 공간으로 남고 시설물마저 방치된다면 사업의 당초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며 “홍성군은 공원 이용률이 저조한 원인과 관리 부실의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주민과 어린이들이 실제로 찾을 수 있는 구체적인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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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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