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다 갚은 사랑” 어경마을 주정욱 씨 효심
홍북읍 어경마을에 부모를 극진히 모셔온 한 아들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어경마을 전철수 노인회장은 “이 시대에 이렇게 부모를 모시는 효자가 없다”며 주정욱(66) 씨의 사연을 전했다. 전 노인회장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큰 아들이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해 5년간 오가며 곁을 지켰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아픈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일까지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주정욱 씨의 어머니 故김동순 씨는 2022년 세상을 떠났다. 주 씨는 어머니가 투병하는 동안 세브란스병원을 매주 오갔다. 주 씨는 “동생들도 여러 곳에 떨어져 있고, 제가 사업장 대표로 시간적인 여유가 상대적으로 있었죠. 그래서 제가 나서서 어머니를 돌봤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역시 건강이 좋지 않다. 방광암과 척추질환, 당뇨, 뇌경색 등을 앓았고 5년 전부터는 치매까지 앓고 있다. 주 씨는 결국 2023년 일을 정리하고 어경마을로 내려왔다. 거동이 어려운 아버지와 함께 살며 하루하루를 돌보고 있다.
낮에는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지만 밤에는 오롯이 아들의 몫이다. 아버지는 치매로 인한 섬망과 환청 증상이 심해 자주 잠에서 깬다. 주 씨는 한 시간 간격으로 일어나 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약을 챙긴다. “제 생각은 그래요. 요양병원에 가셔도 누군가는 챙겨야 하잖아요. 아버지가 아픈 곳도 많고 드시는 약도 많습니다. 수시로 안약도 넣어드려야 하고요. 매일 밤 잠을 잘 못 자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자식 된 도리를 다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치료에는 지역의 공공의료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주 씨는 “정기적으로 홍성의료원 방문진료를 받아 병원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만 같다”며 “요양보호사 선생님도 아버지 입맛에 맞게 식사를 잘 챙겨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가 부모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데에는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받았던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주 씨는 “초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잘 걷지 못했다. 훗날 류마티스 관절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어느 순간부터 다리가 붓고 통증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때 어머니는 아들을 등에 업고 구불구불한 논두렁길을 매일같이 걸어 학교에 보냈다. “어머니는 제가 더 넓은 세상에서 자라길 바라셔서 인근 학교도 아닌 홍성초에 보냈어요. 그렇게 왕복 세 시간을 매일같이 데려다주고 데려왔죠. 저는 하루도 학교를 빠지지 않고 개근해서 졸업했어요.”
주 씨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때 저도 참 힘들었는데, 어머니한테 정말 많은 은혜를 받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죄스럽죠. 제가 지금 살아있는 것도 어머니 덕분이죠.”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등을 내주었던 시간. 주 씨는 그 사랑을 기억하며 이제 아버지의 곁을 지킨다. 그리고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전했다.
“어머니가 해준 사랑만큼 못해줬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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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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