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신혼도, 육아도 ‘마을과 함께’
작은 면 단위 마을에서 젊은 부부가 살아가고 있다. 은하면 대천마을에 사는 김승현(37)·박순영(37) 부부다. 두 사람은 은하초에서 특별한 결혼식을 올리고, 남편의 고향인 대천마을에 신혼집을 꾸렸다. 남편은 지역에서 일하고, 아내는 인천에서 홍성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리고 최근에는 딸까지 태어나 온 마을의 축하를 받았다. 젊은 청년들이 도시와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 익숙한 요즘, 이들은 마을에 자리 잡고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남편 승현 씨는 대천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은하초와 홍성중, 홍주고를 거쳐 청운대를 졸업하며 홍성에서 줄곧 살아왔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은하우체국을 물려받아 30살부터 우체국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은하면 우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가족들도 지역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 김항식 씨와 어머니 안명희 씨는 은하면주민자치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여동생 김영란 씨는 은하초 마을교사로 활동하며 고향을 살리는 데 힘쓰고 있다. 가족 모두가 지역에 남아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승현 씨는 “아마 다들 내향적인 성격은 아닌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인천에서 홍성으로···남편 믿고 시작한 삶
아내 순영 씨의 고향은 인천이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해온 그는 남편을 만나 연고없는 홍성에 정착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친구 소개로 이뤄졌다. 승현 씨는 “지인이 홍동에 거주하는 귀촌 부부인데, 그 부부의 소개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죠”라고 말했다. 또, 만남은 빠르게 결혼으로 이어졌다.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결혼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300일 정도 만나고 바로 결혼한 것 같아요.”
두 사람은 2025년 4월 19일 결혼식을 올렸다. 순영 씨는 “그냥 서로 잘 맞았고 자연스럽게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낯선 홍성으로 옮기는 데 대한 걱정은 없었는지 묻자, 그는 “그저 남편을 보고 따라왔다”며 “그래서 크게 염려하거나 걱정했던 것은 전혀 없었다”고 웃었다.
떠나고 싶었던 고향, 살다 보니 좋아진 홍성
승현 씨도 지역을 떠나고픈 마음은 있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죠. 그래서 다른 지역에도 열심히 놀러 다니고 그랬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계속 살게 됐고, 살다 보니 홍성이 좋아졌어요. 지역 생활에도 적응하게 된 것 같고요.” 그는 “무엇보다 여기서 우리 가족을 꾸리게 된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여느 결혼식과 달랐다. 장소부터 은하초등학교였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나온 이야기였다. 순영 씨는 “특별하게 하고 싶었고, 판에 박힌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았다”며 “마을에서 하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웨딩촬영도 특별했다. 전문 스튜디오 대신 은하초와 대천마을, 남당리에서 셀프 촬영으로 진행했다. 사진 촬영은 우리문화연희단 ‘꾼’ 대표가 맡았다. ‘꾼’은 승현 씨의 여동생이 소속된 곳이기도 하고, 인연도 있었다.
‘꾼’에서는 결혼식에서 극과 사자탈 공연 등 축하공연을 준비했고, 식장 꾸미기에도 힘을 보탰다. 결혼식 전날에는 이브 행사도 열었다. 마을 주민들을 초대해 마치 클럽같은 분위기 속에서 함께 춤추고 즐기는 시간을 마련했다. 승현 씨는 “온 마을에서 함께 도와주셨다”며 “덕분에 큰 품을 들이지 않고도 결혼식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혼식 로망 없었는데, 오히려 더 특별해져”
결혼식 당일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신혼여행지를 정하는 일이었다. 양가 부모님이 전국 지도를 펼쳐놓고 다트를 던져 신혼여행지를 결정했다. 그렇게 정해진 곳은 부산과 서산, 여주였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마친 뒤 정해진 여행지를 차례로 찾아가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신혼여행을 즐겼다.
신혼집도 남편에게는 익숙한 공간이다. 승현 씨가 오랫동안 가족과 함께 살아온 은하우체국 2층이다. 아버지 김항식 씨가 직접 집을 리모델링했고, 이후 부모님은 따로 집을 지어 나갔다. 승현 씨는 “사실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라고 했지만 순영 씨는 “집이 너무 예쁘게 리모델링돼서 여느 신혼집 못지않게 좋았어요. 불편함도 없고 동네도 좋아서 ‘여기서 살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더 큰 행복이 찾아왔다. 딸 김해온 양이 태어난 것이다. 해온이의 탄생 소식에 온 마을이 함께 축하했고, 두 사람은 매일 육아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순영 씨는 “그래도 남편이 너무 자상하다”며 “퇴근하고 나면 아기도 봐주고 집안일도 해준다”고 말했다. 승현 씨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예쁜 아내와 함께 살 수 있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취향도 닮았다. 신혼집 한쪽에는 작은 실내 포장마차를 꾸며놓고 지인들을 초대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배달’이다. 순영 씨는 “배달의민족이 없는 동네라 배달료가 얼마든 괜찮으니 누구든 은하까지 배달을 해주면 너무 좋겠다”며 웃었다. 그런 아내를 위해 승현 씨는 ‘승현이츠’를 자처한다. 아내가 먹고 싶다는 음식이 있으면 직접 사다 주며 아내의 작은 바람을 채워준다.
순영 씨는 “동네가 예쁘고 주민들도 잘 챙겨주세요. 여유도 있고, 시골 라이프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현재로서는 이렇게 살아도 충분히 행복해요”라고 말한다. 승현 씨 역시 “살다 보니 생각지도 못하게 이렇게 동네에서 가장 어린 막내 부부로 살게 됐어요. 그런데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아이까지 낳고 살다 보니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요”라고 말했다.
대천마을의 막내 부부 김승현·박순영 씨의 일상은 작은 마을에서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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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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