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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또 비극···홍성서도 3년간 135건

노진호 기자입력 2026.08.31 08:28조회 0
충남과 시·군별 아동학대 재학대 사례 발생률. 사진=충남사회서비스원 김평화 박사 정책연구
충남과 시·군별 아동학대 재학대 사례 발생률. 사진=충남사회서비스원 김평화 박사 정책연구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홍성·예산·보령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은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모습. 사진=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홍성·예산·보령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은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모습. 사진=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얼마 전 충남 천안에서 학대를 당하던 열한 살 아이가 숨을 거뒀다. A군은 지난 2일과 3일 평소 지내온 교회에서 나와 “외할머니에게 맞았다”고 수사기관에 학대 피해를 호소했지만, 5일 숨졌다. 경찰과 천안시는 A군의 심리 상태와 시설 여건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분리 조치를 하지 않았고, 법원 역시 외할머니에 대한 접근금지 임시조치 신청을 기각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A군은 출생 직후부터 이 교회에서 지내오다 최근 외할머니와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경찰청은 지난 14일 교회 목사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송치했고, 앞서 구속된 외할머니도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18일 열린 실국원장회의에서 “AI 기반 아동학대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13일 천안시청에서 위기아동 보호 체계 강화를 위한 관계 부처 긴급회의를 열었다. 진정성을 가지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아이는 돌아올 수 없다.

홍성, 올해 88건 신고···2024년 41건 중 36건 ‘부모’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다. 아동학대는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등으로 나뉜다.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김성찬 관장은 “부모 등의 보호자가 해줘야 할 것은 안 해주고, 하지 말아야 할 행위를 하는 것이 아동학대”라며 “올해 초 지역사회를 시끄럽게 한 ‘음주운전 엄마’도 엄연한 아동학대”라고 설명했다. 홍성군 홍북읍에 사는 30대 여성 B씨는 지난 1월 4일 오후 9시 20분쯤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211% 상태에서 여섯 살과 네 살 딸을 차량에 태우고 시속 194㎞로 도로를 달리다가 결혼을 앞두고 있던 20대 오토바이 운전자를 숨지게 했다.

전국의 아동학대 건수는 2022년 2만7971건, 2023년 2만5739건, 2024년 2만4492건으로 집계됐고, 같은 기간 충남은 각각 1209건, 1363건, 1242건 등으로 나타났다. 홍성군 가정행복과 아동드림보호팀에 따르면 홍성군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23년 68건, 2024년 55건, 2025년 100건, 2026년 88건(8월 14일 기준)이다.

충남사회서비스원 김평화 박사의 정책연구(충청남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효율적인 운영방안 연구)에 따르면 홍성군의 아동학대 사례 판단 결과는 2022년 61건, 2023년 33건, 2024년 41건이었다. 2022년과 2023년은 도내 시·군 중 10번째, 2024년은 7번째에 달하는 수치다.

2024년 충남 전체 아동 인구 대비 아동학대 비율은 약 4.4%였으며, 홍성은 아동인구 1만3676명, 아동학대 사례 41건으로 3.0%를 기록했다. 도내에선 태안(7.9%)과 서산(7.1%), 서천(6.4%)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대 발생률을 보였다.

도내 시·군별 학대 피해 아동 발견율 상대위험도에서도 홍성은 0.66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 미만의 수치를 기록한 곳은 계룡(0.31), 청양(0.58), 아산(0.61) 등이었다. 2024년 홍성의 학대 피해 아동 연령은 0~5세 10명, 6~10세 19명, 11~15세 9명, 16~18세 3명 등이었으며, 전체 41건 중 36건이 부모에 의한 학대였다.

김성찬 관장은 “훈육과 학대 사이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학계에선 부모의 감정 통제 수준을 중요하게 보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교사와 학부모, 이웃 간 갈등 해결 도구로 아동학대 신고가 악용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정서학대·아동 직접 신고 증가···“재학대 예방 노력”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복지법’ 제45조에 근거해 △피해아동 및 그 가족에 대한 지원 △아동학대 행위자에 대한 상담·교육 등의 권고 △사후 관리 등을 맡는다.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사례관리 1·2팀과 예방옹호팀 등으로 나눠 16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이면 홍성·예산·보령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이곳에 모여 회의를 한다.

김성찬 관장은 “아동학대로 판정되면 우리 상담원이 배정된다. 이후 조치와 부모 교육 등을 우리 기관이 맡는 것”이라며 “사례 관리와 심리 치료 연결 등은 우리 몫이지만, 분리나 가정복귀 등의 결정은 홍성군이 한다”고 부연했다.

23년째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김성찬 관장에게 최근 경향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정서학대 비율이 높다. 또 아동 특히 청소년의 부모 신고가 늘고 있다. 2020년 직접 신고는 19%였지만, 지난해는 39%로 증가했다”며 “아이가 보는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것도 정서학대다. 사회적 통념이 변한 것이다. 직접 신고 증가도 이런 변화의 결과”라고 말했다.

충남사회서비스원 김평화 박사 연구에 따르면 2024년 충남의 아동학대 중 정서학대는 624건(47.3%)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해 홍성은 41건 중 27건이 정서학대였고, 9건은 중복학대였다. 또한 방임은 3건이었고, 신체와 성학대가 각각 1건씩이었다.

김성찬 관장은 “최근엔 재학대를 낮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례관리 종결 기준을 높이고 부모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 직원들과 지자체 담당자들의 역량 강화도 중요하다. 최근 청운대와 진행한 ‘해결중심단기상담 교육’도 그런 노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2024년 충남의 아동학대 사례 중 14.4%에 달하는 190건이 재학대였고, 재학대 경험 아동은 162명이나 됐다. 그해 홍성의 아동학대 중 재학대는 14.6%(6건)이었고, 재학대 경험 아동은 4명이었다.

김성찬 관장은 “아동보호전문기관도 국가의 아동보호 시스템도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한 후에야 한 단계 발전해 왔다”며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 비극의 되풀이를 막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성찬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정서학대와 아동 직접 신고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찬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정서학대와 아동 직접 신고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재학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해결중심 교육’ 모습. 사진=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재학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해결중심 교육’ 모습. 사진=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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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호 기자

사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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