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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뒤집힌 내포어린이병원···세브란스서 단국대로 선회

윤종혁 기자입력 2026.08.31 08:26조회 0
충남도는 지난 3월 31일 내포신도시 의료시설용지에서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포어린이병원 기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충남도
충남도는 지난 3월 31일 내포신도시 의료시설용지에서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포어린이병원 기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충남도

충남도가 내포신도시에 건립 중인 내포어린이병원의 위탁운영기관을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변경했다.

충남도는 지난 20일 내포어린이병원 위탁운영기관으로 단국대병원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에 협의해 온 연세의료원 측이 경영상 이유로 위탁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 협의를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착공식 당시에는 세브란스병원과의 협력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수도권 대학병원이 병원을 운영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결국 경영성과 운영 여건이라는 현실적인 벽을 넘지 못했다.

박 지사는 “불가능한 문제에 매달리기보다 충남의 의료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취지로 방향 전환의 배경을 설명했다. 충남도 역시 수도권 대형병원의 위탁 운영을 계속 추진하기보다는 지역 의료기관과 협력해 병원을 정상 개원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내포어린이병원은 애초부터 지금과 같은 형태로 추진된 사업은 아니었다. 내포신도시는 충남도청 이전 이후 인구가 꾸준히 유입됐지만 종합병원을 비롯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소아 진료와 응급의료는 어린 자녀를 둔 주민들의 대표적인 정주 여건 개선 요구로 꼽혔다.

충남도의회에서도 내포신도시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시설 가운데 하나가 종합병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25년 도의회 업무보고에서는 민간사업자의 종합병원 건립이 무산된 뒤 도가 직접 병원을 건립하고 메이저급 병원에 위탁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당시에도 의원들은 병원을 짓는 것 못지않게 실제 운영을 맡을 의료기관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단계 42병상 규모 소아전문 병원 건립

충남도는 결국 사업 규모를 조정해 1단계로 소아전문병원을 건립하고, 이후 2단계로 중증전문진료센터를 조성하는 단계적 방식을 택했다. 도의회 자료에 따르면 1단계는 42병상 규모 소아전문병원, 2단계는 300병상 규모 중증전문진료센터를 구축하는 계획이다.

내포어린이병원은 홍성군 홍북읍 내포신도시 의료시설용지 6000㎡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5326㎡ 규모로 건립된다. 총사업비는 487억원이다. 지난 3월 31일 기공식을 열고 공사에 들어갔으며 현재 터파기 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병원에는 소아 전용 응급실과 7개 소아 진료실, 42개 입원병상이 들어선다. 단순 외래 진료에 그치지 않고 응급환자를 우선 진료할 수 있는 소아 특화 의료시설로 만든다는 것이 충남도의 구상이다.

이번 정책 변화의 핵심은 ‘의료 수준’보다 ‘운영 가능성’에 있다. 충남도는 당초 수도권 대학병원과 협력해 내포어린이병원의 의료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수도권 대학병원 입장에서는 내포 지역에서 별도의 소아전문병원을 운영하는 데 상당한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실제로 병원이 문을 연 이후 의료진 확보와 운영비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핵심 문제로 떠올랐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충남도는 병원 건립비를 전액 도비로 부담하더라도 현재 인구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개원 이후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등 두 자릿수 의료진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

결국 충남도는 수도권 대학병원과의 협력을 계속 추진하기보다는 천안에 있는 단국대병원과의 연계가 현실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단국대병원은 충남의 대표적인 상급종합병원으로, 내포와 비교적 가까운 천안에 위치해 있어 환자 전원과 의료진·장비·진료 시스템 연계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위탁기관 변경에도 충남도는 병원 건립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28년 4월 건물을 완공하고 시운전 등을 거쳐 같은 해 10월 개원한다. 박 지사도 병원 신축공사를 공정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하고 2028년 정상 개원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주민이 원하는 것은 ‘간판’ 아닌 안정적 운영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병원 건립 자체가 중단되거나 백지화될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이번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병원을 건립하는 방식이 아니라 충남도가 직접 487억원을 투입해 건물을 짓는 구조라는 점에서, 위탁운영기관이 바뀌었다고 해서 건축공사 자체가 좌초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건물이 완공되는 것’과 ‘병원이 정상적으로 문을 여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의료진 확보와 운영체계 확정이다. 충남도와 단국대병원은 조만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의료진 구성, 진료과목과 진료체계, 의료장비 도입, 단국대병원 본원과의 연계 방안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간판’보다 실제로 아이가 아플 때 제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는 이은미(42) 씨는 “내포신도시는 그동안 교통과 교육, 의료 등 정주 여건 부족했다. 특히 아이가 갑자기 고열이나 호흡곤란, 사고 등 응급상황을 겪을 경우 가까운 곳에서 소아 응급 진료를 받기 어려워 불안했던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브란스라는 이름이 빠진 것 자체보다 이번 변경이 병원 개원 지연으로 이어져서는 절대 안 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내포신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소아전문 병원이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
윤종혁 기자

사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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