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것: 연속성과 소통으로 완성하는 홍성군정
성경 마태복음 9장에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깊은 가르침이 나온다. 과거 우리 사회는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들어올 때 엄격한 가풍 속에서 전통을 이어가곤 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로 접어들면서 핵가족화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예전의 가풍이나 공동 정서는 많이 희석되었다. 오히려 새롭게 합류한 사람의 성향에 따라 집안의 풍토가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다양한 생활 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물론 이러한 급변의 물결 속에서도 오랜 명예와 가풍을 소중히 여기는 집안들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삶의 원칙과 근간을 굳건히 지켜나간다. 이러한 원리는 거대한 사회적 조직이나 정치 영역에서도 고스란히 투영된다. 정권이나 정치권력이 교체되면 정책 기조의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폭으로 이루어지곤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기조의 변화가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의 숙원이었고 무수한 공과 노력을 들여 다져온 근간마저 흔들 때 발생한다. 변화를 기대했던 지역 주민들과 오랜 기간 땀 흘려 노력해 온 공직자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불어 이러한 상실감은 단순한 개인의 실망에 머무르지 않고 민심 이반을 불러일으키며 지역 사회 전체를 불필요한 혼란에 빠뜨리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랜 세월 지역 사회의 현장을 지키며 홍성의 내일을 고민해 온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정주 민선 9대 군수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깊은 신뢰와 기대를 보낸다. 특히 ‘따뜻한 동행 행복한 홍성’이라는 슬로건을 유지함으로써 그동안 다져온 군정의 근간을 지키고 소중한 예산의 낭비를 방지하려는 행보에 깊은 공감과 감사를 표한다.
현재 홍성군은 오랜 복원 작업으로 막혀 있던 도로변 안전펜스가 철거되고 홍주성 복원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환경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바로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홍주성 복원 사업이 잠정 중단될 것이라는 루머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홍주성은 단순한 역사 유적의 복원을 넘어, 홍성의 역사적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구도심으로 전락해 가는 홍성읍의 생존과 활력을 되찾기 위한 절대적인 필수 과제이다. 민선 5·6·7대 김석환 군수와 8대 이용록 군수가 선거를 염두에 둔 일회성 선심성 행정을 과감히 뒤로하고 홍주성 복원에 총력을 기울인 이유는 명확하다. 이는 수십 년간 쇠퇴해 가는 구도심을 살려내고 지역의 중심성을 회복해 달라는 홍성읍민들의 간절하고도 뼈저린 목소리를 충실히 담아낸 가장 공공적이고 당위성 높은 행정 행위였다.
홍주성 복원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쉽게 바꾸거나 폐기할 수 있는 가벼운 사업이 아니다. 이미 80% 이상의 공정이 진척돼 결실을 목전에 둔 핵심 사업이 항간의 소문처럼 흔들리거나 중단되는 일은 홍성의 미래를 위해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정치가 바뀌었다고 해서 지역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핵심 자산을 뒤흔드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가당착에 불과하다.
다시 성경의 구절로 돌아가 보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가치와 성과를 무조건 버리고 전혀 다른 것을 채우라는 뜻이 아니다. 잘 다져온 정책과 행정의 기조는 더욱 선명히 계승하되, 새로운 구상이나 정책은 변화된 상황과 여건 속에 조화롭게 발전시키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새로운 좋은 정책을 도입한다고 해서 그동안 핵심 역량을 쏟아부어 진행해 온 필수 정책의 근간까지 허물어뜨리는 것은 올바른 새 부대의 준비가 아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모두가 잘사는 홍성, 모두가 행복한 홍성이다. 거창한 상전벽해의 환상에 사로잡히거나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을 버리고, 오직 군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지혜로운 홍성군정을 간절히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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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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