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구] 홈쇼핑의 2019년을 되돌아보며
  • 편집부
  • 승인 2020.02.04 11:00
  • 호수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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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현태 월간홈쇼핑 기획위원

한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종 타종식. 언제부터인가 큰 감흥이 들지 않는다. 어렸을 적엔 성탄절 즈음부터 들뜬 기분이 계속되다가 연말 타종식 순간에는 가까운 이들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곤 했었는데 말이다. 음악 저작권의 문제로 거리에서 울려 퍼지던 크리스마스 캐럴이 사라지고 네온사인 규제와 어려운 경제상황이 맞물리면서 건물이나 거리의 화려한 조명이 빛을 잃었기 때문인가? 그렇지만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밤 12시, 그 순간에도 홈쇼핑은 생방송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2019년 홈쇼핑은 그렇게 열심히 달리면서 새해를 맞았다.


지난 2019년 홈쇼핑 매출을 주도적으로 견인해 온 상품은 패션 아이템이다.

한 경제전문지가 2019년 한 해 동안의 홈쇼핑 히트상품을 조사한 결과 패션 관련 상품이 전체 매출의 58.3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홈쇼핑 각 사가 자제적으로 분석한 2019년 히트상품 탑 10을 보면 상당수가 의류 또는 신발이다. CJ오쇼핑은 히트상품 탑 10중 9개가 엣지, 지스튜디오, VW베라왕 등 패션 상품이고, 롯데홈쇼핑 또한 히트상품 탑 10중 8개가 라우렐, LBL, 조르쥬 레쉬 등 의류 상품으로 집계되었다. GS샵은 SJ와니, 라삐아프, 모르간 등 7개 상품, 현대홈쇼핑은 제이바이, 조이너스, 에이앤디 등 6개가 탑 10 안에 들었다. 패션 상품 매출 상위권 포진의 배경은 ‘단독 브랜드’ ‘프리미엄 품질’이 소비자에게 잘 어필됐다는 점이다. CJ오쇼핑은 9개 중 8개 브랜드를 단독으로 소개했고 롯데홈쇼핑 또한 히트상품 가운데 80%가 단독브랜드다. 캐시미어에 특화된 브랜드인 LBL ‘친칠라 피아나 후드 롱코트’의 경우 300만원대의 가격대임에도 1시간 방송 만에 30억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더라도 소재와 품질이 우수하다면 소비자의 지갑은 열렸다.

2019년 매출 공동 2위는 뷰티상품과 식품이었다.

뷰티상품의 경우 에이지투에니스, AHC, 끌레드벨쿠션 등 화장품의 인기도 꾸준했지만 셀프 홈뷰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LED마스크 등 집 안에서 손쉽게 피부관리를 할 수 있는 미용기기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식품 아이템에서는 김치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바쁜 데다 따로 김치를 담그려면 만만치 않는 시장 물가 그리고 편안히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장을 포기한 사람들’이라는 뜻의 ‘김포족’ 단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사 먹는 김치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빅마마 김치, 도미솔 김치, 김순자 김치 등 브랜드 또한 다양한데, 종가집 김치의 경우 지난 2008년 홈쇼핑에 선보여진 이후 현재까지 1,50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재구매율 41%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9년 홈쇼핑 산업 전체에 영향을 끼친 이슈 중 하나는 송출수수료 문제다.

송출수수료는 해당 채널에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 홈쇼핑업체가 TV사업자에게 지불하는 비용인데, 최근 10년간 5배 가까이 비싸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조건부 인가하면서 IPTV 3사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르게 되었고 이들 IPTV 송출수수료는 2014년 1,754억원에서 지난 2019년에는 7,121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최근 현대홈쇼핑은 LG 유플러스가 송출수수료를 2년 연속 크게 올리자 정부기관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기도 했으나 결국 시청률이 떨어지는 채널로 이동하고 말았다. 문제는 이러한 송출수수료 상승이 상품판매수수료 인상에 영향을 주는 만큼 결과적으로는 상품공급업체와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2019년의 홈쇼핑은 모바일시대의 본격화 속에서 TV시청률 하락과 송출수수료 증가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달려왔다. 2020년 새해 또한 다양한 시도와 고객 눈높이 맞추기 노력을 통해 건강한 성장을 위한 행진을 거듭해야 할 시점이다. 상품에 있어서는 품질의 고급화가 가장 중요하다. 최근 홈쇼핑업계에서도 10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 판매량이 올라가는 등 소비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만큼 의류에 있어서 최상급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잘 유지해 홈쇼핑 상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구축해나가야 하겠다.

세상의 변화에도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홈쇼핑 각 사가 이미 시도하고 있는 모바일 전용 생방송의 확대와 전문화가 시급하다. 2~30대 젊은 고객들의 감각을 잘 녹여낸 모바일 방송이 제작되어야 함은 물론 1인 가구를 위한 상품구성 마련도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롯데홈쇼핑이 이미 도입한 ‘무빙 AR’ 서비스는 증강현실(AR) 기법을 활용해 가전이나 가구 상품을 가상으로 배치해보는 것은 물론 상품의 내부 확인까지 가능하도록 만든 것인데 첨단기기 활용에 익숙한 젊은 고객 유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홈쇼핑산업의 살림살이가 조금 더 나아지려면 송출 비용문제도 긍정적 해결이 필요하다. 과기정통부가 송출수수료 관리와 감독을 위한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선’을 발표하며 의지를 보이는 만큼 채널사업자, 홈쇼핑사, 상품공급사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2020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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