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 꿈이 있다면 믿어라, 천천히 가도 도달할 것
  • 송서영 기자
  • 승인 2020.02.05 09:00
  • 호수 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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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정 홈앤쇼핑 쇼호스트

KWON SU JUNG


꿈을 이루기 위한 6년의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길고 고단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거뜬히 넘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차이는 무엇을 믿느냐다. 권수정 쇼호스트는 자신이 쇼호스트가 될 것임을 굳게 믿었다. 그리고 매 순간 최선을 다 했다. 지난해 12월 스튜디오에서 만난 권수정 쇼호스트는 다시 그 준비 기간으로 돌아가도 감내할 만큼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의 밝은 긍정 기운을 새해 첫 쇼호스트 인터뷰로 남긴다. 홈앤쇼핑 패션·란제리 카테고리를 전문으로 방송하는 쇼호스트, 권수정이다.
글 송서영 기자 sysong@gtl.co.kr | 사진 박진환

권수정 홈앤쇼핑 쇼호스트

쇼호스트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한 직업

권수정 쇼호스트는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쇼호스트라는 푯대를 꽂고 딱 한길만 걸어왔다. 쇼호스트를 준비하고서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 동안에도 흔들림은 없었다. “쇼호스트가 안 된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꼭 될 거라 믿었어요. 단지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했죠.” 권수정 쇼호스트만의 주문이라도 될까. 그의 확신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6년의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대학교 방송국 활동부터 시작해 방송 리포터, 현대홈쇼핑 웹 쇼호스트, 홈쇼핑 게스트 등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막 서른 살이 되었을 때, 나이 앞자리 ‘3’이라는 숫자가 살짝 두려울 즈음 홈앤쇼핑 쇼호스트 공채에 합격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라고 임한 면접이 그런 의미에서는 정말 마지막이 됐다. 그리고 이제 홈앤쇼핑 쇼호스트로서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권수정 쇼호스트는 홈앤쇼핑 개국 멤버다. 첫 시험 방송에서 동기 1명과 함께 엑스바이크 2대를 놓고 방송했다. TV로 송출이 되니 어딜 가도 ‘나 TV 나왔어!’라고 말 할 수 있어 그때의 짜릿함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그간 여러 방송에 나오기도 했지만 쇼호스트로서 방송을 책임진다는 두근거림은 기존의 방송과 조금 달랐다. 시험 방송부터 매출이 이루어지는 것도 신기했다. 이후 홈앤쇼핑 개국 멤버로서 방송을 다듬어가고 매출 규모의 확대를 체감한 순간들은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는 패션·란제리 카테고리 전문 쇼호스트다. 쇼호스트의 특성이 카테고리 지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권수정 쇼호스트의 큰 키가 패션 카테고리와 잘 어울려 한 분야를 꾸준히 맡고 있다. 홈쇼핑 방송 10년차 경력의 그는 “쇼호스트는 나이가 들수록 유리한 직업이다”고 말한다. 인생의 경험치가 늘어날수록 소비자의 공감 포인트를 제대로 저격할 수 있기 때문. “남편이 이 베개가 너무 편해서 행복하다고 하더라고요” “시어머니께서 맛있어서 주변 친구들에게 다 선물하셨다고 해요.” 이런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은 공감을 자아낸다. 상품 설명보다 ‘누군가의 사연’이 더 끌릴 때가 있기 마련.

그런 의미에서 권 쇼호스트는 꾸준히 경험을 수집한다. 쇼호스트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한 직업이라고 말하는 그는 주변인들에게 늘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본다. 상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써본 이가 있다면 사용 후기를 물으며 이야기들을 모은다. 상품에 대해 그냥 ‘좋아요’라고 말하기 보다는 자신 또는 타인의 경험담을 함께 풀면 반응이 달랐다. 방송도 더 흥미로워졌다. “설명 위주로 말하던 방송이 내 이야기가 되니 더 재미있어졌다”고 그는 말한다. 아직도 갈급함은 있다. “선배들과 함께 방송을 진행할 때면 ‘우와 여기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네?’라고 감탄한다”며 “절대 연륜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가 무시할 수 없다던 ‘연륜과 경험’은 쇼호스트의 길을 열어 주는데도 큰 몫을 했다. 그가가장 큰 경험을 쌓았던 곳은 현대홈쇼핑의 뻔뻔 라이브라는 인터넷 방송이다.

현대홈쇼핑 인터넷 방송은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며 소비자들과 실시간 채팅을 주고 받는 방식이었다. 때론 상품 외 짓궂은 질문이 올라오곤 해 대단한 순발력이 요구됐다. 웹쇼호스트는 단기간 단위로 교체가 되는 편이었는데 권수정 쇼호스트는 무려 3년이나 방송을 이어갔다. 권수정 쇼호스트만의 안정적인 방송 스킬로 오랫동안 방송을 운영할 수 있었다는 평. 차츰 팬층도 생겨났다. 일주일에 3~4번 방송을 했는데 출연하지 않는 날이면 ‘수정씨 어디있냐’며 찾는 사람들도 있었고 수정씨가 방송하면 다 산다라는 말로 ‘산다라권’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권수정 쇼호스트는 이때 양질의 경험을 쌓았다고 말한다. 우선은 순발력을 얻었다. 순발력은 쇼호스트에게 있어 필수적 요소로 꼽힐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쇼호스트는 귓 속에 작은 이어폰을 꼽고 PD의 말을 들으며 방송을 한다. 권 쇼호스트는 채팅에 답변하던 순발력에 힘입어 PD의 요구 사항에 즉각 대처하는데 금방 익숙해졌다. 또한 카테고리 구분 없이 전 상품을 방송했기 때문에 어떠한 상품을 마주해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면접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홈앤쇼핑 면접 발표 주제는 DSLR 카메라였다. 그때 예상치 못했던 질문을 하나 받았다. 과제로 내 준 제품 외 다른 브랜드 카메라의 특성을 말해달라는 것. 웹 쇼호스트를 하며 카메라 판매 방송도 진행해 본 적이 있던 터라 능숙하게 답변해 낼 수 있었다. 최근 그는 쇼호스트가 가진 재능을 기부하며 따뜻한 새해를 맞이했다. 지인의 권유로 ‘아름다운가게’ 판매 상품에 관한 소개 영상을 찍기로한 것. 아름다운 가게는 시민의 기증품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나눔 사업을 하고 있다. 소개할 엽서는 ‘아름다운 비밀 엽서’다. 사랑, 도전 등의 테마별 엽서를 구매하면 카드마다 관련된 이들에게 기부가 된다. 그 설명을 유튜브와 SNS를 통해 올해 초 보여 줄 예정이다. 권 쇼호스트는 “이런 기회가 또 온다면 기꺼이 하겠다. 직업 외에도 재능을 쓸 수 있어 보람되다”고 말했다.

쇼호스트로서 10년을 걸어온 그가 앞으로의 10년 뒤에는 어떤 꿈을 꿀까. “10년 뒤에는 ‘권수정’이라는 브랜드가 있기를 바라요.” 연륜이 쌓이면 쇼호스트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데 쇼호스트를 믿고 사는 덕에 이름을 걸고 방송을 하는가 하면 게스트로만 나와도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권수정 쇼호스트는 “‘아 저 여자가 냈구나’라는 생각이 셀링 포인트가 되길 바란다”며 “어제도 오늘도 그랬듯 꿈을 가지고 쇼호스트로서 충실히 한길을 걸어갈 것이다”고 전했다.


"쇼호스트는 나이가 들수록 유리한 직업이에요. 인생의 경험치가 늘어 공감대를 제대로 저격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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