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 대중을 휘어잡는 비결? 친절의 힘!
  • 박미경 기자
  • 승인 2019.12.12 10:14
  • 호수 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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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CJ오쇼핑 쇼호스트

‘당신의 색깔은 무엇인가요?’ 그가 쇼호스트를 하면서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홈쇼핑의 꽃은 상품이라지만 스포트라이트 한번을 위해 쇼호스트는 자신의 끼와 매력을 방출한다. 또 요즘 홈쇼핑 방송 분위기가 쇼호스트에게 쇼퍼테이너 요소를 요구하는 것도 한몫 한다. 이승훈 CJ오쇼핑 쇼호스트는 자신의 색을 하나로 딱 단정 지어 말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는 어떤 상품을 만나던 딱 맞는 색을 표현했다. 하얀 도화지에 이승훈을 그렸더니 팔색조가 됐다는 표현이 맞겠다. 팔색조 매력으로 활약 중인 이승훈 쇼호스트가 올해 마지막 쇼호스트 주인공이 됐다. 그가 전하는 쇼호스트로서의 삶의 얘기를 함께 들어보자.

이승훈 CJ오쇼핑 쇼호스트 ⓒ박진환
이승훈 CJ오쇼핑 쇼호스트 ⓒ박진환

쇼호스트는 경험을 파는 사람
이승훈 CJ오쇼핑 쇼호스트는 쇼호스트가 되기 이전 제작 PD, 아나운서, 방송기자, PD로 활약했다. 이력의 시작은 2009년 경기방송에 입사하면서부터다. 당시 아나디오라고 해서 직접 원고 작성, 음악 선정, 진행, 편집 등을 하는 멀티형 아나운서로 출발했다. 이후 조선일보 인터넷 미디어 담당 부서가 독립·출범한 디지털조선일보에서 방송기자 겸 앵커를 맡았다. 이외에도 라디오 DJ, 기업 사내 방송 등 다양한 방송 경험을 쌓았다.

“방송 아나운서를 꿈꿨어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는 면접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방송과 관련된 면접은 다 봤어요. 그중에 쇼호스트도 있었던 거죠. 아나운서, 쇼호스트 등 모두 최종 문턱에서 아쉽게 떨어지다 보니 미련을 지우기 쉽지 않았어요. 시간이 흘러 제 나이는 서른이 코앞에 와 있고 불안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정말 이제 마지막이다는 마음으로 NS홈쇼핑에 지원했는데 그게 합격한 거예요.”

2010년 NS홈쇼핑이 목동에서 판교로 이전했던 당시 판교 1기 쇼호스트 중 청일점으로 합격했다. 그러나 쇼호스트만 되면 탄탄대로라고 생각했건만 합격한 이후가 더 힘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아나운서를 하다가 홈쇼핑 방송에서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 식품을 팔려고 하니 너무 어려운 거죠. 쇼호스트인데 아나운서 힘이 잔뜩 들어가 있어서 당시 PD님께 ‘이렇게 팔면 누가 사 먹고 싶겠냐’며 많이 혼났어요.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가 아니라 누가 봐도 ‘저는 지금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였으니까요.“

많은 방송 경험이 카메라 앞에 서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그 외적인 부분은 더욱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거다. 아나운서 느낌이 본격적으로 빠지고 방송이 자연스러워진 건 CJ오쇼핑으로 오면서부터다.

“올해로 CJ오쇼핑에 온 지 5년 차가 됐는데 이제는 고객과 얘기를 한다는 느낌으로, 좀 더 자유롭게 방송을 하고 있어요. 쇼호스트는 경험을 판다고 하잖아요.

제가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다 보니 공감대가 늘어난 탓도 있는 것 같아요. 상품을 공부하고 제 경험치까지 얹어 팔다 보니 멘트부터 달라요. 다양한 경험들이 전해지니 고객들도 좋아하시고요.

올해로 쇼호스트로서 방송한 지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다양한 제품과 방송이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제품 구성을 말도 안 되게 잘못 얘기해 진땀을 뺀 적도 있고요. 한번은 뜨거운 음식을 먹고 고생했던 적이 있어요. 제 생애 최고 뜨거웠던 음식은 바로 쥐포였죠.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에는 홈쇼핑에서 주전부리가 될 만한 간식을 방송하는 경우가 많아요. 맥반석 위에서 맛있게 구워진 쥐포를 입안에 넣는데 너무 뜨거운데 뱉을 수도 없고 힘들었어요. 요즘 방송에서는 쇼호스트가 뱉기도 하던데 그땐 정갈한 느낌의 방송이라 참아야만 했죠.”

ⓒ박진환
ⓒ박진환

상품 설명은 친절해야 한다
이외에도 최고 매출을 기록한 한샘 주방 인테리어 상품은 1시간 동안 무려 43억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3월 삼성 무풍 에어컨을 1시간 동안 26억을 판매하면서 삼성 내에서 기네스에 오르기도 했다.

이승훈 쇼호스트가 제품을 소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친절함이다. 얼마나 이 제품을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것이다. 노력의 흔적만큼 제품에 향한 자신감도 컸다.

“모든 제품에 다 자신 있어요. 상품 자체를 내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자신이 없을 수 없어요. 그만큼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 주어진 상품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쇼호스트의 만족감도 같은 맥락이다.

“쇼호스트 선배가 이런 말을 했어요. ‘쇼호스트의 고객은 두 명이다. 바로 외부고객과 내부고객이다.’는 거였죠. 여기서 외부고객은 홈쇼핑에서 물건을 사주시는 고객, 내부고객은 방송을 제작하는 PD, MD, 협력사를 말하는 거였죠. 가장 만족스러울 때는 매출도 잘 나오고, 방송도 만족스러울 때에요. 제가 노력하지만 매출이 잘 나오지 못할 때도 있어요. 그때는 차선으로 내부고객은 제 방송을 보고 있으니 내부고객을 위해서라도 주문 콜 수, 매출 여부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요.”

올해가 가기 전 그는 책을 써보는 게 꿈이었지만 실현하지 못했다. 책을 쓰고 싶은 이유는 쇼호스트에게만 국한된 내용이 아닌 사회초년생을 위한 면접 팁을 주고 싶어서였다.

“제가 면접을 정말 많이 봤어요. 쇼호스트뿐만 아니라 방송, 일반 기업 등 말이죠. 제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면접 노하우를 담은 책을 꼭 내고 싶어요.”

그는 올해를 쇼호스트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묵묵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80~90점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웃음)”

이승훈 쇼호스트는 고객이 자신을 어떤 쇼호스트로 기억해주길 바랄까. 묵묵히 걸어오느라 그 부분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진지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솔직하고 진실한 쇼호스트라고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고객들이 쇼호스트의 말과 행동에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거짓말하지 않고 진실하게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박진환
ⓒ박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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