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ER] 우리는 매출을 치료하는 사람
  • 박미경 기자
  • 승인 2019.11.27 15:43
  • 호수 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명필 NS홈쇼핑 이미용영상팀 PD

‘무섭고 까칠하다’ ‘밤낮없이 일한다’ 등등 평소 PD에 대한 편견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NS홈쇼핑 TV사업2부 이미용영상팀 9년 차에 접어든 강명필 PD가 이 얘기의 주인공이다. 어쩌면 그를 PD가 아닌 TV에서 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20대 초반 아이돌 연습생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PD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게 벌써 15년이 됐다. 죽은 상품도 살려낸다는 홈쇼핑계의 명의! 센스 있는 입담과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강명필 PD가 말하는 홈쇼핑 얘기를 들어보자.

강명필 NS홈쇼핑 이미용영상팀 PD ⓒ박진환
강명필 NS홈쇼핑 이미용영상팀 PD ⓒ박진환

홈쇼핑 PD=기획자+디렉터+세일즈맨
홈쇼핑에 입문한 지는 9년 차지만 언론사·방송사 경력까지 더하면 무려 15년이다. 강명필 NS홈쇼핑 PD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동경하며 20대 초반까지 아이돌이 되기 위해 연습생 생활을 했는데 잘 안 됐다. 그러다 보니 대학교 학점이 좋지 않아 교수님께서 방학 기간 동안 인턴 실습을 권하셔서 시작한 게 EBS 청소년 드라마 FD였다. 현장에서 PD를 처음 접했고 멋있는 직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동아TV, MBN을 비롯해 이데일리TV, 국민일보 쿠키TV의 개국 멤버로 근무했다. 연차가 쌓이면서 능력도 인정받았지만 열정을 다해 제작한 프로그램이 더 많은 시청자에게 노출됐으면 하는 바람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증이 그를 홈쇼핑으로 이끌었다. 인포모셜(특정 상품에 대해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는 상업광고) 제작, 해외 상품 소싱업체에서 근무하면서 홈쇼핑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았던 것도 큰 역할을 했다.
강명필 PD는 “언론사·방송사 PD가 일주일에 60분가량 PGM 1개를 촬영하고 편집 등 후반 작업을 거쳐 매주 동일한 시간에 송출한 뒤 그에 따른 시청률로 피드백을 얻는다면 홈쇼핑 PD는 MD가 소싱해온 상품이 편성되는 시점부터 모든 과정을 총괄한다”고 말했다.

상품에 대한 콘셉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임팩트 있는 자료화면을 기획·제작, 무대·세트·쇼핑호스트 의상·음악·자막 등 상품이 방송에 소개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의 기획자이자 디렉터이고 세일즈맨이다.

강 PD는 “홈쇼핑 PD로 일하면서 상품 협력사와의 인맥도 넓어지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부터 상품을 보는 눈까지 생겼다”며 “그동안 방송업계 종사자였다면 이제는 방송 더하기 유통까지 겸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NS홈쇼핑의 PD팀은 이미용, 패션, 생활문화, 식품, 건강식품, 무형렌털 등 상품 카테고리에 따라 6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NS홈쇼핑의 경우 식품 편성이 많다 보니 타팀보다 구성원이 많은 편이고 이미용과 패션 팀은 4~5명 정도 된다.

ⓒ박진환

선택이 매출을 좌우한다

강명필 PD는 이미용영상팀에서 1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그런 그도 처음 이미용을 접했을 때 어려움이 많았다고.

강명필 PD는 “여성 화장품이 종류도 많고 기능도 다양해서 어려웠다. 처음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있었다”며 “이제는 트렌드를 알고 시장 조사를 하면서 전문가가 됐지만 아직도 처음 보는 상품이 있는 걸 보면 지속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일과는 어떻게 흘러갈까. 강명필 PD는 방송 당 상품 콘셉트 회의, 자료화면 제작, 자막 작성, 큐시트 작성, 생방송 연출·기획, 무대연출 계획 수립, 경쟁사 모니터, 상품 시장 동향 및 트렌드 조사, 생방송 디렉팅을 진행한다. 또 수시로 지상파나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을 모니터하면서 상품 판매에 도움될만한 방송 포맷을 벤치마킹한다.

강 PD는 “예능형 방송을 접목하는 것은 60분 전체를 다 할 수 없고 콜 받는 시간, 상품 상세 설명 시간을 제외하고 10분 코너로 구성한다”며 “예를 들어 가발 제품 판매 방송에서는 ‘반갑다, 친구야’ 예능을 빌려와 가발 쓴 사람이 누구인지 찾는 연출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PD는 선택과 결정이 숙명인 직업이다. 그는 “매 순간 PD의 결정이 필요하다. 방송 60분을 연출하는 경우 재핑(채널 전환)이 왔을 때 쇼핑호스트 PT를 할지, BNA 시연(Before&After)을 할지 등 판단이 어렵다. 재핑 타임은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콜수 예측이 힘든데 순간의 선택에 따라 매출이 좌우되다 보니 역적이 될 때도 있다”고 전했다.

홈쇼핑 방송에서는 상품 카테고리에 따라 차별화된 연출을 선보인다. 식품은 맛있게 보이는 게 최우선이며 소비자가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영상을 제작한다. 건강식품은 믿을 수 있는 브랜드, 까다로운 검수 과정을 거친 원료와 성분에 소구점을 맞춘다. 패션의 경우에는 트렌디하고 누구에게나 잘 어울릴 수 는 핏을 강조한다. 이미용은 사용 전후가 드라마틱하고 환상적인 비교 효과가 느껴지는 시연 연출이 중요하다.

강 PD는 “저는 조명, 카메라 기법, 자막, 그래픽, 영상 효과를 적절히 접목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박진환
ⓒ박진환

아직 필드가 좋다 
때로는 방송 중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BNA 시연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감초 역할도 해낸다. 강명필 PD는 “제가 직접 출연한 시연으로 매출이 저조하던 상품이 잘 팔리게 된 경우도 많아 요즘은 협력사에서 저에게 직접 사용 후기 영상이나 스튜디오 출연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PD는 기억에 남는 방송으로 헤어 제품 방송을 꼽았다. NS 이미용 기네스, 완판 등 좋은 실적을 많이 낼 때는 죽어가는 상품도 심폐소싱시키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7~8년 전쯤이었을 거다. 헤어 볼륨 제품을 방송하는데 방송 중 실시간 최고콜이 2000콜이 넘어 고객 주문이 마비되는 대형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NS홈쇼핑 개국 이래 가장 높은 콜이었는데 한동안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어 “또 하나는 헤어 부분 가발이었는데 전체 가발이 아닌 포인트 가발이 홈쇼핑에서 판매되지 않았던 터라 모두가 안 된다고 했다.

방송 시작 10분까지는 사상 최저 매출을 기록하다가 쇼핑호스트 설명 멘트가 끝나자 콜수가 올라가더니 조기 완판했다. PD의 열정과 시간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 방송이었다”고 기억했다.

홈쇼핑 PD를 잘했구나 싶은 순간은 많은 쇼핑호스트의 답변처럼 높은 매출을 달성하고 회사 존폐의 기로에 선 협력사에게 도움이 될 때다.

강 PD는 “PD의 노력에 따라 회사 매출과 상품 협력사의 존폐 및 생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늘 마음에 새긴다”며 “횸쇼핑 PD는 결국 매출을 치료하는 의사와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필드에 뛰는 게 좋다. 강명필 PD는 “시간이 지나면서 필드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거다. 그러나 촬영도 하고, 편집도 하고 매출이 잘 나왔을 때 함께 희열도 느끼면서 큰 기쁨을 누리는 필드의 시간을 만끽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현장을 진두지휘하되 솔직한 소통의 행보가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


ⓒ박진환
ⓒ박진환

[일문일답]

Q. 필요한 자질은
A. 예전에는 PD에게 창의력과 리더십, 그리고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고집(?)을 요구했다. 요즘에는 조금 다르다. 제가 신입사원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창의, 소통, 열정, 책임, 윤리’다. 홈쇼핑 PD라면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5가지 소양을 갖췄다면 방송 제작 기능은 이후에 배워도 늦지 않다.

Q. 고충이 있다면
A. 처음 근무할 때는 주말, 휴일, 밤낮이 없는 업무 패턴에 적응하는 게 힘들었는데 익숙해지니 주말에 출근하면 차가 막히지 않아서 좋고, 평일에 쉴 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 PD의 숙명적인 고충은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다. 생방송인데 재방송처럼 보이면 안 된다. 새로운 시연, 방송 포맷에 대한 아이디어를 기획하는 게 힘들다.

Q. 전공이 직무와 연관됐나
A. 제 경우는 방송연예학과를 전공했다가 경영학과로 편입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 홈쇼핑 PD에 딱 맞는 전공을 한 듯하지만 PD 직무는 꼭 방송 관련 전공이 필요하지는 않다. 한 분야만 안다고 해서 PD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없다. 실제로 PD들의 전공은 정말 다양하다.

Q. 직업으로 생긴 습관은
A. 친구들이나 지인을 만날 때 방송 용어나 홈쇼핑 영업 용어가 나도 모르게 나올 때가 있다. 예를 들면 ‘걔랑 나랑 디졸브(한 장면이 다른 장면과 교차하며 서서히 바뀌는 것) 됐어’ ‘이거 정말 역대 최고다!’ 등이 있다.

Q. 공부 방법을 추천한다면
A. 홈쇼핑 PD는 방송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지만 브랜드 기획, 마케팅, PR, 유통까지 분야를 다양하게 공부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Q. 이 직무를 꿈꾸는 이들에게
A. 직접적으로는 방송 제작에 관한 워크플로(Workflow, 작업 흐름)와 유통 관련 공부가 필요하다.그 외에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 여행도 하고 TV, 영화, 공연도 많이 보면서 새로운 방송 포맷이나 무대 연출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도 있다. 특히 홈쇼핑 PD라면 쇼핑도 많이 해볼 필요가 있다. 최신 트렌드를 읽고, 요즘은 어떤 상품이 인기가 많은지, 해외의 경우는 어떤지, 성별·나이대에 따라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 등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NS홈쇼핑에 대한 팁을 주자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사가 가장 중요시하는 점이 무엇인지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때론 근거 없는 자신감도 좋으니 자신감을 장착하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