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쉬는 것이 힐링이다?
  • 박현태 기획위원
  • 승인 2019.11.29 13:10
  • 호수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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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 방송연구
쉬는 것이 힐링이다?

이제 겨울의 문턱이다. 지난 계절, 예년보다 유난히 많은 비와 태풍이 지나갔다.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를 본 사람들도 많았고, 그래서인지 몹시 지친 가운데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활동성 또한 낮아지고 이럴 때는 그저 따뜻한 방에서 늘어지게 한숨 자고 나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하루다. 그래서일까? ‘쉬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요즘을 사는 사람들이 그만큼 쉴 새 없이 바쁘게 살고 있기 때문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잠깐 쉬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하루하루가 고달프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하지만 ‘쉰다는 것’과 ‘힐링’은 엄연히 다른 의미다. 쉼은 잠깐 멈춤(Pause, Rest)의 뜻이고 힐링(Healing)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지만 힐링을 하기 위해서는 뭔가 적극적인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건강을 위해 특별히 뭔가를 챙겨 먹거나, 바르거나, 자세를 눕게 하거나 등 다양한 행동과 노력 말이다.

홈쇼핑에서 소개하는 수없이 많은 상품 가운데, 과연 휴식을 위한 상품이 있을까 찾아봤다. 딱히 없다. 수면용 안대 정도?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포털사이트에 ‘아무것도 안 하기’를 검색해 봤더니, 이게 웬일? 상당히 많은 포스팅이 올라와 있다. ‘아무것도 안 하기’가 마치 무슨 미션처럼 실천되고 있다. 이토록 많은 사람이 아무것도 안 하기 위해 노력(?)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만 할 뿐이다. 세상 제일 쉬운 일이 ‘휴식’이라고 생각했는데, 현대인에게는 휴식조차, 노력 없이는 얻어지지 않는 삶의 사치인 모양이다.

‘아무것도 안 하기’로 검색된 대부분의 포스팅은 여행에관한 것이다. 좋은 여행지를 골라 떠나고, 그곳에 도착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자연을 눈에 담고, 느끼고, 즐기며 충분히 쉬었다가 오는 것이다. 여행이 힘이되는 것은, 바쁘게 돌아가는 직장이나 사회생활의 일상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강제집행해 나를 그 처절한 공간으로부터 떼어내는 것이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과거엔 홈쇼핑 상품 중에서도 빠짐없는 일정으로 보다 많은 곳을 둘러보기 위한 패키지가 인기였다면 지금은 여유로운 일정에 대한 선호가 높다. 방송에서도 일정 중 호텔 안에서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강조하면서 이른바 ‘호캉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여행상품에도 트렌드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일정표를 밀도 높게 짜서 전투적으로 많은 것을 보고와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좋은 경치가 있는 곳에서는 차 한잔하며 충분히 머물고 산책하는 일정을 더 좋아한다.

한 호텔 예약 대행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가장 인기 높은 여행지는 일본 오사카로 나타났다. 이 지역은 2014년부터 최근 5년 동안 인기 여행지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물론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했던 내용인데, 일본 상품 불매운동 이후 통계는 크게 달라졌다. 실제로 지난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 항공권 예약 대행사 비행기표 검색순위를 발표한 내용에서는 제주, 방콕, 다낭 순으로 인기도가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베트남은 여행지로써 인기 급상승 중이다. 다낭의 경우 지난해 한국인 선호여행지 4위에서 올해에는 2위로 올라섰다. 홈쇼핑에서도 다낭 여행상품은 매주 편성될 정도로 인기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여행하기 좋고, 가족여행으로도 제격이기 때문이다. 휴양과 관광이 적절히 섞여 있으며, 비행시간이나 현지 일정 등
이 무난한 이유에서다. 나트랑에 대한 인기도 주목할 만하다. 나트랑은 베트남의 지중해라 불리는데 해변이 아름답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서 꾸준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해당 지역 호텔 검색량이 132%나 늘었다. 그저 아무것도 안 하고 머물기만 해도 좋을 여행지로 여겨지는 모양이다. 홈쇼핑 방송을 시청하면서 여행상품을 효과적으로 쇼핑하는 방법은 우선 생방송 중 전화를 해놓는 일이다. 최근 여행 방송의 대부분은 결제 없이 상담 예약을 받는 형태로 진행한다. 과거에는 여행 출발날짜와 인원수를 고려해 결제하는 방식이어서 방송을 보다가 달력을 확인하고 동행할 사람의 의견을 구하는 등 다소 복잡했다. 지금은 우선 전화 한 통만 해 놓으면 여행사가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어와 구체적인 상담 후 여행을 결정한다. 특히 생방송 중에는 상담 예약만 걸어두어도 제공되는 혜택이 있고, 현금이나 상품권 등의 실시간 경품 또는 일정 기간 예약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 경품 등 예상치 못한 기쁨의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다. 여행한다는 것 자체는 누구에게나 설레고 즐거운 일이다.

다만, 시간을 비워내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대인 아닌가? 다행히도, 홈쇼핑에는 직접적인 치유의 방법을 집 안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힐링 도구들이 존재한다. 비타민 등 다양한 건강식품을 구매해 섭취하는 것, 의료기기로 허가받아 치료에 도움을 주는 각종 제품을 체험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홈쇼핑 방송을 통해서 소개되는 의료기기는 그 분야도 다양하다. 관절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거나 요실금 증상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 또는 탈모 때문에 고민인 사람을 위한 레이저 기기도 인기다. 누워서 온열과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전신 온열기기는 3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많은 문의가 들어온다. 고가의 제품들 대부분은 렌탈 형태로 장기간 나눠 내는 방식으로 소개한다. 물론 힐링의 방법은 따로 정해진 바가 없다. 개인의 시간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선택할 뿐. 쌀쌀한 계절이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온수매트 하나만으로도 피로감을 잊고 어느 정도의 행복감을 채울 수 있는 저마다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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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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