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균사체에서 제품 유통까지, “국산 표고 시장에 획을 긋겠다”
  • 오승민 기자
  • 승인 2019.11.27 11:27
  • 호수 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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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청계영농조합법인
SUN OK KYU

20~30년 전만 하더라도 표고버섯은 귀한 재료였다. 거의 약으로 사용할 만큼 귀했다. 표고 버섯은 참나무 원목에 구멍을 뚫고 종균을 접종한 후 14~20개월을 기다려야 수확할 수 있었다. 일부 소비자에게 알려지자 정신을 맑게 하는 향기와 쫄깃한 맛으로 미식가와 일반인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청계영농조합법인은 어려운 표고 버섯 재배를 참나무 톱밥과 천연 곡물 부산물 등으로 만든 국내산 배지로 쉽고 빠르게 재배할 수 있게 탈바꿈 시켰다. 2000년 대에는 표고버섯의 어머니 격인 균사체를 자체 개발, 토양 역할을 하는 배지의 국산화, 생물 표고버섯과 가공식품 유통까지 표고의 모든 것을 집대성 했다. 국산 표고 버섯 시장에 한 획을 남기겠다는 선옥규 청계영농조합법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청계영농조합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1988년 청계농원 설립을 시작으로 2000년 청계영농조합을 설립, 2만 평 규모의 표고버섯 농장을 일궜다. 당시만 해도 표고버섯은 봄과 가을 시기 약 4개월 동안 재배와 수확을 했다. 너무 춥거나 덥지 않은 시기가 표고 재배는 아주 좋은 기후 조건이기 때문이다. 표고 농가 일손은 때문에 12달 중 8개월을 소일거리를 하거나 다른 농작물을 재배해야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중국산 표고버섯이 들어오고, 중국에서 만든 저가의 배지까지 국내에 들어오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 때 ‘잉여 인력을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을까’ ‘수입 저가 제품에 맞설 우리만의 무기를 만들어야겠다’는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결론은 전문화와 집단화였다. 법인을 설립하고 균사체에서 배지, 제품 생산과 유통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지는 버섯이 자라는 토양 같다


맞다. 원래 표고 버섯은 참나무에 종균을 심어 산속 깊숙한 곳에 옮겨 자연 안에서 재배했었다. 귀농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재배하기 힘든 작물은 손을 대려고 하지 않는다. 농촌 평균 연령도 높아지면서 나이 많은 농부가 자른 참나무를 산으로 옮기고 관리하기 어려워졌다. 중국에서는 참나무 원목 대신 나무 톱밥 등을 가지고 만든 배지를 사용하고 있다. 참나무에서 재배하는 원목 표고버섯보다 빨리,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어서 국내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불안한 점이라면 화학 성분이나 중금속 등에 오염되지 않은 천연 재료로 배지를 만들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아무도 중국산 배지를 사용하면서 배지 원료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았다. 청계영농조합에서 중국산 배지 몇 종 성분 분석을 의뢰했는데,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몇 가지 검출됐다. 이를 계기로 청계영농조합에서는 국내산 참나무 톱밥과 천연 곡물 부산물, 조개 껍데기 등으로 순수 국산 배지를 생산하고 있다. 천연 유래 재료로 만든 배지는 사용 후 퇴비로 사용할 수도 있다.

종균도 직접 개발했다고 하는데


DTR 균사체를 직접 개발했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배지 중에는 종균까지 모두 주입된 제품도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균사체부터 배지까지 모두 국산 제품으로 재배할 필요성을 느껴서다. 전남 장흥은 참나무 품질이 뛰어나고 버섯을 재배하기 매우 알맞은 온습도 조건을 모두 갖춘 천혜의 땅이다.

장흥에 자리하는 청계영농조합에 특화된 DTR 균사체를 만드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배지에 종균을 넣고 버섯으로까지 키우는 데 약 100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 배지에 총 4회까지 표고버섯을 생산할 수 있다. 4회 이후에는 배지를 폐기해야 한다. 배지 안의 영양소가 대부분 소진됐기 때문이다.

다양한 환경에서 DTR 균사체를 몇 회에 걸쳐 기르면서 맛과 향을 시험했다. 한 번에 100일, 3~4번만 반복해도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전남 장흥에서 재배했을 때 가장 맛있고 적합한, DTR 균사체를 개발한 배경이다.

 

원산지 표기 이슈에 대해 들었다

배지를 처음 사용한 나라는 중국이다. 빠르고 쉽게 표고버섯을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대다수 농가가 중국산 배지를 사용한다. 문제는 중국산 배지 로 재배한 표고버섯에 국내산 표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지를 만들고 균사체를 주사하면 배지는 약 90일 동안 휴지기에 접어든다. 90일 휴지기 후 10일만 지나면 표고버섯을 수확할 수 있다. 기존에는 중국산 배지가 국내에 들어와 90일만 지나면 국내산 표기를 할 수 있었다. 휴지기만 지나면 국내산이 됐다. 지난 8월 16일 농림부장관의 행정예고에 따르면, 오는 2021년부터 중국산 배지로 재배한 표고버섯에는 국내산 표기를 할 수 없도록 고지됐다. 청계영농조합이 오로지 국내산 참나무 톱밥과 천연 부산물을 고집한 결실을 본 순간이었다. 물론, 아직까지 중국산 배지로 버섯을 재배하는 농가에 우리 배지를 알려야 한다는 숙제가 주어지기도 했다.

청계영농조합 배지의 장점은 무엇인가

믿을 수 있는 국내산 재료로만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앞서 중국산 배지에서 유해한 몇 종의 물질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우리 배지에서는 어떤 유해 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 국산이라는 표기를 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많은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국내산 표고버섯을 찾지만 애매한 산지 표기법 때문에 고충을 겪고 있다. 이번에 개정된 산지 표기법 고지로 인해 우리 조합의, 국내산을 고집하는 전남 장흥 표고버섯 농가의 걱정도 덜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귀농 열풍으로 많은 분이 장흥을 비롯한 농촌에 정착해서 농사를 짓고자 한다. 이분들은 그러나 농사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하고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에 대해서도 막막하기만 한 게 현실이다. 청계영농조합은 기존 표고버섯을 재배하던 농가와 농촌에 정착한 귀농인을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표고버섯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농가에는 국내산 배지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 중국산 배지에서 재배한 표고버섯이 아닌, 청계영농조합에서 생산한 제대로 된 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귀농을 준비하거나 귀농한 분이라면 청계영농조합을 꼭 한 번 찾아왔으면 좋겠다. 우리 연구소에서 개발한 DTR 균사체는 물론 배지, 자동물주입기 등 표고버섯농사를 더욱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다양한 기술을 교육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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