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IT NOW] 어쩌다 발견한 힐링 앱
  • 남도연 기자
  • 승인 2019.11.13 09:00
  • 호수 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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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3 DO IT NOW | 힐링 앱 리뷰

매일매일 오늘은 일찍 잘 거라고 다짐하지만, 꼬박꼬박 딴짓을 하다가 잠자리에 든다. 알람만 확인하면 될 걸 앨범 잠깐 뒤적거리고 SNS까지 슬쩍 훑고 나면 어느새 새벽 2시. 스마트폰을 놓기 힘들다면 차라리 제대로 활용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 잠들기 전 가만히 누워서 힐링할 수 있는 앱 세 가지를 다운로드했다.

 

ⓒ월간 홈쇼핑

마이 오아시스 My Oasis

각박한 세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준다는 힐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간단하게는 섬 키우기 게임. 화면을 탭 해서 얻은 하트로 사막처럼 황량한 섬을 확장하며 동식물을 채워 나가는 방식이다. 이런 소소한 성취 외에도 날씨를 바꾸고 배경음악을 골라 들으면서 섬의 변화를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다. 동물들은 종종 따뜻한 말을 건네고, 짧은 멜로디를 따라 코드를 짚는 미션을 주기도 한다. 방치형 게임이었다면 손 안 대고 힐링하는 꿀잼을 누렸겠지만, 개발자들은 ‘상호작용’에 핵심을 둔 모양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공략과 무관하게 제멋대로 스탯을 찍으며 망캐만 키워본 필자는 이 섬 또한 생각 없이 키워내는 중이다. 게임에는 영 소질이 없어서인지 힐링 게임이라면 조금 더 단순해도 괜찮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예쁜 것만 보고 예쁜 것만 들으며 힐링하면 딱 좋으련만 이 오아시스에서는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풀 한 포기, 동물 한 마리를 위해 수백 번의 탭, 여러 차례의 광고 시청이 필요하니 쉽게 내려 놓고 잠들 수가 없다. 현질을 해야 할까 삭제를 해야 할까. 지친 일상 속에 오아시스가 되는가 싶었는데 섬을 더 키우고 싶은 갈증이 밀물처럼 덮쳐온다. 씁-.

 

타이드 Tide

넘쳐나는 백색소음, 집중, 수면 유도 앱 중에 단연 가장 직관적이고 예쁜 앱이다. 깔끔한 디자인을 따라 기능도 단출할 거로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집중, 수면 알람, 릴렉스, 심호흡 네 가지 기능을 각각 다른 타이머로 설정할 수 있고 앱 자체 음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무료 버전에서는 25개의 사운드 테마를 제공하는데 빗소리, 바닷소리부터 연필 소리, 팬 돌아가는 소리, 시계 소리까지 생활 속에서 접하는 백색소음을 꼼꼼히 수집해 놓았다. 지붕으로 떨어지는 비, 비를 맞는 우산, 한여름 숲속, 오후 시간의 분주한 카페 등의 소리 테마는 이미 꿈속에 온 것처럼 생생하다. 심호흡 모드는 호흡 맞추기와 478 호흡법을 시각적으로 도와주는데 심호흡 후 집중 모드로 노래를 들으며 잠들고 수면 알람 소리에 깨면 확실히 아침잠이 가벼워진다. 늘 억지로 몸을 일으켜 정신이 몽롱한 채로 칫솔질을 했다면, 이 루틴을 실천하는 날에는 정신이 먼저 깨서 내 몸을 일으켜주는 느낌! 복잡한 세상 편하게 잠들고 싶을 때 켜면 딱 좋을 앱으로 추천한다. 종료 시간 설정은 최대한 관대하게 활용해야 한다. 호기롭게 15분 후로 설정했다간 수면장애만 확인 사살당할 수 있으니…

 

릴랙스 멜로디 Relax Melodies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을 때 듣기 좋은 소리만 남겨주는 스위치가 있다면 어떨까. 자연스럽게 수면·명상 앱 릴랙스 멜로디를 집 밖에서도 쓰게 된 이유다. 꼭 잠드는 것만이 세상의 스위치를 내리는 방법은 아니니까. 쉬지 않고 수다 떠는 사람이 같은 열차에 탔을 때, 버스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10분째 통화를 이어갈 때 한숨 한 번 푹 쉬고 켜는 앱이다. 무료 버전에만 무려 54개의 소리와 4개의 뇌파 주파수를 제공하는데 이 소리를 조합할 수가 있어서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분위기 속에 숨어들 수 있다. 캠프파이어 소리를 아주 작게, 느린 파도 소리는 조금 더 크게, 새소리는 그보다 더 크게, 마지막으로 영원 음악을 가장 큰 소리로 깔아주면 나는 크로아티아 자다르의 바다 오르간 앞에 도착한다. 소리여행 테마에서 ‘캐나다의 호숫가’를 들었을 땐 가본 적 없는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의 추억이 막 떠오르기까지 했다. 2008년 유희열의 ‘공원에서’를 들은 뒤로 그 한 곡에만 빠져 있던 연주곡 문외한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1년 구독료 7만 5천원이 아깝지 않다는 후기들이 거짓말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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