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친구로 불리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 남도연 기자
  • 승인 2019.11.28 09:00
  • 호수 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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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이 양말,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나의 눈부신 친구

짝짝이 양말

짝짝이 양말 ⓒ웅진주니어

담담하게 마주하는 우정과 관계의 진실

황지영 | 웅진주니어

초등학교 고학년에 접어든 아이의 일상에서 친구 관계는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더없이 복잡하고 다양한 이유로 누군가와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하는 상황은 ‘단체 생활’이라는 체제와 만나 벗어나기도 어렵다. ‘짝짝이 양말’은 솔직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초등학생 사이의 우정과 관계를 바라보고 이야기한다. 학기 첫날 보라색 머리카락으로 등장한 담임 선생님, 별다른 잔소리 한 번 하지 않는 엄마, 따돌림의 피해자이지만 자신이 늑대이고 다른 아이들이 토끼인 것 같다고 느끼는 하나 등 스테레오 타입을 벗어난 인물들이 맞부딪치며 함께 성장한다. 단선적인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도를 넘어 늑대와 토끼의 위치를 오가는 인물들을 미워하고 응원하다 보면 어느새 나의 주위 사람들을 둘러싼 이해의 폭 또한 넓어진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문학동네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황영미 | 문학동네

친구가 가장 중요한 다현이는 아이돌 노래보다 클래식 음악이 좋고, 친구들이 왜 노은유를 싫어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사실대로 말할 수 없다. 다시는 은따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 답답할 때면 체리새우 블로그에 비공개로 글을 썼다. 반면 은유는 단짝이 없어도 태연하고 누가 볼까 싶은 독립영화 얘기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은유와 만남을 계기로 마침내 체리새우 블로그를 전체 공개로 전환하며 “그래, 나 진지충이다. 어쩌라고!” 외치는 다현이의 목소리는 지금도 수많은 ‘나’들이 머무르고 있는 비공개의 세상에 시원하게 울려 퍼진다. 이 ‘어쩌라고’는 관계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힘을 쥐여 주는 마법의 주문이 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소속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모든 존재가 우뚝 서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겼다.

 

나의 눈부신 친구

ⓒ
나의 눈부신 친구 ⓒ한길사

보편적이지만 특별한 두 여인의 우정, 그리고 삶

엘레나 페란테 | 한길사

60여 년에 걸친 두 여인의 일생을 다룬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제1권이다. 명석함을 타고났지만, 가정환경 때문에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릴라와 계속해서 열등감을 느끼게 되는 레누. 나폴리의 가난한 동네에서 자라며 서로에게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영감을 주는 뮤즈, 평생의 라이벌인 두 여자의 빛나는 우정을 담고 있다. 두 주인공의 유년기부터 사춘기까지의 우정에 초점을 맞춰 우정이라는 관계 안에서 휘몰아치는 여러 감정, 특히 자신만이 느끼는 은밀한 감정들을 묘사해냈다. 그들의 감정은 경제적 빈곤, 폭력 등 환경에 따라 요동친다. 저자는 사회에 의해 우정과 삶이 요동치는 둘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를 지켜보는 우리의 일상도 역사의 일부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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