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빗자루의 이유 있는 변신
  • 남도연 기자
  • 승인 2019.10.17 08:50
  • 호수 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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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2 MD's 파우치 | 최경훈 큐어라이프 마케팅팀 과장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뜨겁게 사랑받은 솔 없는 빗자루 ‘쓰리잘비’가 홈쇼핑에 불쑥 나타났다. 홈쇼핑에서 빗자루를 팔 거라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TV 채널을 돌리던 사람들을 적잖이 놀래켰는지 쓰리잘비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이름을 올렸다. 론칭 이후 2달여간 홈쇼핑 방송 횟수 11회, 판매 수량 10만개. 신뢰를 무기로 온라인과 홈쇼핑을 다잡은 큐어라이프의 최경훈 마케팅팀 과장을 만났다.

최경훈 큐어라이프 마케팅팀 MD ⓒ월간 홈쇼핑

지금까지 이런 빗자루는 없었다. 이것은 밀대인가 빗자루인가. 큐어라이프의 야심작 쓰리잘비다. 일반적인 솔 대신 엘라스토머(TPE)라는 특수 고무 재질을 장착해 빗자루, 와이퍼, 스크래퍼 세 가지 기능을 한 데 모았다. 식초 없는 냉면, 간장 빠진 군만두를 취향이라고 한다면 솔 없는 빗자루는 뭐라고 해야 할까. 써본 사람은 안다. 청소의 혁신이다.

슥 밀었을 뿐인데 먼지, 부스러기, 머리카락이 돌돌 말려오고 진공청소기도 잡지 못한 침대 위 반려동물의 털이 모조리 쓸려온다. 유리 창문과 욕실 바닥의 물기를 깨끗이 닦아내는 스퀴즈 기능도 완벽하다. 지금의 쓰리잘비가 되기까지 시험해 본 재료 합성만 수백가지. 2014년 특허 출원 이후 연구와 기능 개선을 거듭해 5년 만에 제품을 출시했다.

될성부른 제품은 떡잎부터 다르다.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시장에 등장한 쓰리잘비는 펀딩을 세 차례나 성공하며 총 펀딩액 3억여 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소비자(서포터)와 상품 개발자(메이커)가 긴밀하게 소통하는 리워드형 크라우드 펀딩으로 만난 서포터만 1만여 명에 이른다.

큐어라이프는 이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 대신 홈쇼핑 론칭을 택했다. 영상으로 볼 때 그 효과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쓰리잘비의 강점을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 보여줄 수 있는 판매 채널이기 때문이다. 쓰리잘비는 SK스토아를 시작으로 롯데홈쇼핑, NS홈쇼핑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실 홈쇼핑사에서 여러 번 제안이 왔는데, 상품 구성을 더 갖춰서 론칭하겠다는 생각으로 신제품 개발에 집중해왔어요. 그런데 서포터와 소비자들이 먼저 홈쇼핑에서 보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 주시더라고요. 어떤 고객님은 직접 홈쇼핑사에 글을 남기기도 했어요. 용기를 얻고 홈쇼핑에 진출하는 데 가장 큰 계기가 됐어요.”

이렇게 전폭적인 지지의 바탕에는 큐어라이프 마케팅팀이 만들어온 ‘신뢰’가 있다. 보태기보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함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기존에는 제품의 품질관리를 담당했다는 최경훈 MD는 엄청난 시연을 담기보다 ‘실제로 좋은 제품’이라는 걸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힘을 실은 그의 목소리에 쓰리잘비의 다음 계획이 더욱 궁금해진다. 와디즈 펀딩 오픈부터 홈쇼핑 론칭까지 함께한 최경훈 MD에게 쓰리잘비의 행보를 물었다.

최경훈 큐어라이프 마케팅팀 MD ⓒ월간 홈쇼핑

로봇 청소기를 쓰는 시대에 빗자루를 대박 상품으로 소개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어떻게 빗자루 아이템을 떠올렸나요? 원래 빗자루로써 개발한 건 아니었어요. 청소기를 대체하자, 이겨보자 했던 것도 아니었고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청소용 제품을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청소기도 쓸지 못하는 곳이 있고 저녁 시간에는 사용하기 어려우니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아이템이 없을까 생각했어요.

특허 출원 이후 출시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재질이나 사용감 같은 부분 때문에 개발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엘라스토머라는 TPE(Thermo Plastic Elastomer) 재질을 사용하다 보니까 재료 합성만 수백 가지 경우를 해봤어요. 그러다 보니 같이 시험 제조하던 분들도 힘들어했고 제조처를 찾는 데도 오래 걸렸죠.

힘들게 준비한 만큼 홈쇼핑 방송까지 탄탄대로를 걷고 있어요. 어려움은 없나요? 행복한 고민이긴 한데, 연달아 방송이 진행되다 보니 물량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전 직원이 나와서 밤새 포장하기도 하고요. 방송은 함께 진행하는 분들이 잘 협력해줘서 큰 이슈 없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상품을 홈쇼핑에 론칭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홈쇼핑사에서 여러 번 제안이 왔는데 저희는 준비가 덜 됐다고 느껴서 구성을 더 갖춰서 진행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소비자들이 먼저 홈쇼핑에는 안 나오는지 문의하기도 하고 방송해달라는 요청을 하다 보니까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T커머스 채널에 먼저 론칭한 이유가 있을까요? 큐어라이프는 쓰리잘비를 알리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많이 투자하거나 광고 영상을 찍어서 뿌리는 건 지양하고 있어요. 그런데 홈쇼핑에 진출하면 비포, 애프터를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으니 눈에 보이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진행하게 됐어요. SK스토아 측에서 먼저 제안해주기도 했고요. 이후에는 시연 장면을 라이브로 보면 더 신뢰할 수 있으니 생방송도 좋겠다 싶어서 TV홈쇼핑까지 넓히게 됐어요.

 

"바이럴 마케팅 투자 대신 홈쇼핑 진출"

"홈쇼핑은 비포, 애프터를 영상으로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채널"

 

홈쇼핑 진출을 하면서 느낀 점이 많을 것 같아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지만, 성적서나 인증 등 정말로 많은 준비를 해야 하더라고요. 몇 개월간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던 건 마지막까지 상품 구성을 고민하고, 잘될까 확신을 할 수 없는 거였어요.

온라인 채널과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 전략은 어떻게 다른가요? 온라인에는 2030의 수요가 많다 보니까 영상보다는 정제된 곳에서 신뢰성이나 얼마나 좋은 제품인지 담으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직관적으로 엄청난 시연을 담기 보다는 실제로 좋은 제품이라는 걸 알리는 쪽으로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봐도 후기가 많이 나오니까요.

현재 쓰리잘비의 판매 채널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온라인이 가장 컸고 주력하고 있는 채널이었는데 홈쇼핑 반응이 좋다 보니 지금은 홈쇼핑 매출이 국내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 같아요. 해외 매출까지 따져보면 전체의 30~40% 정도 됩니다.

후기를 보면 일반 가정부터 사업장,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까지 다양한 소비자를 아우르는데요. 실제 구매고객층은 어떻게 되나요?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한 초기엔 2030에 몰려 있었어요. 젊은 분들이 많이 접하는 채널이니까. 그러다가 홈쇼핑에 론칭하면서 4050에 잘 팔리고 있고요. 연령대가 전체적으로 넓어졌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시하면 어떤 점이 다른가요? 제조사다 보니 소비자와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시간도 없고, 특수한 제품이라서 마케팅을 하면서도 어디서 가장 수요가 클지 선행 조사 기간이 오래 걸렸어요. 와디즈는 서로 소통할 수 있어서 잘 맞겠다 싶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품에 관한 피드백을 받고 제품도 많이 바뀌었어요.

서포터와 함께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 펀딩 중간에 미세모 돌기를 추가해서 설계를 변경하기도 했어요. 흩어지는 반려동물의 털이나 카펫 러그를 쓸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서 미세모 돌기를 추가하고, 전체 길이도 조금 더 늘어나고, 재질도 한 단계 더 높은 재질을 사용하게 됐어요. 디자인은 원래 특이하다 보니 쓰리잘비 고유한 디자인으로 인식돼서 요청사항이 거의 없었는데 초기 제품의 색상이 너무 옛날 제품을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검은색을 추가하기도 했어요.

소비자들의 요청을 바탕으로 쓰리잘비2도 출시가 됐죠? 와디즈에서 특히 많았던 피드백 중 하나가 길이 조절인데 초기에는 안전성때문에 적용하지 못했어요. 사용성도 떨어질 수 있고요. 쓰리잘비2는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만들었어요. 컬러도 설문조사를 통해 파스텔톤으로 진행하게 됐고요.

다음 쓰리잘비는 어떻게 진화할지 기대가 됩니다. 우선 가장 많이 아이디어를 주셨던 핸디형 쓰리잘비를 출시할 계획이에요. 화장대나 소파에서 쓸 수 있는 작은 크기로 개발하게 됐어요. 짝꿍 아이템인 쓰레받기도 개발하고 있어요. 그 이후에도 쓰리잘비를 이용한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줄여서 핸디잘비 또는 짧다는 뜻으로 쓰리단비라는 가칭으로 불리는데 아직 정해진 이름은 없어요.

홈쇼핑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쓰리잘비의 고향이자 1만여 서포터가 기다리고 있는 와디즈에서 먼저 출시할 예정입니다. 구성이 잡히면 홈쇼핑에서도 자연스럽게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홈쇼핑 다음은 오프라인 차례인가요? 추석 동안 현대백화점에 입점해보긴 했어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코스트코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핸디형 제품을 만들어서 입점했으면 한다는 H&B 스토어의 제안을 받기도 해서 차근차근 오프라인 채널도 확대해 볼 계획입니다.

 

“온라인 판매 가격을 유지하는 게

제품의 가치와 신뢰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새로운 판매 채널에 입점할 때 수수료가 걱정되진 않나요? 양쪽이 윈윈할 수 있으면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메이커스나 다른 온라인 플랫 폼에서는 매출이 잘 나오는 만큼 처음 입점 때보다 오히려 수수료를 낮춰 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리고 수수료가 높다고 해도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겠 다고 하는 제안은 저희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요.

미투 제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긴장감도 있으시죠? 와디즈 출시 때부터 걱정은 늘 하고 있어요. 경쟁 제품은 언제든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온라인에서 쓰리잘비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 소비자와 소통 잘 되는 기업, 100% 국내 제조 기업이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어요. 제품 전체를 국내에서 조달하거든요. 국내 제조기업이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이 밀고 들어온다고 해도 쓰리잘비는 품질을 앞세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상품 운영에 있어 가장 주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온라인에서의 가격이에요. 가격이 무너지면 제품 자체가 조금 신뢰성도 무너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가격 정책만큼은 타이트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제품의 수명이나 가치, 신뢰를 오랫동안 가져갈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고 해서 앞서 낸 제품의 가격을 내리면 정말 ‘예전 버전’의 제품이 되잖아요.

그래서인지 쓰리잘비1, 2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실제로 2는 업그레이드 제품이 아니냐 하는 분들이 조금 있더라고요. 쓰리잘비1과 2 각각 수요가 확실한 제품이에요. 1은 전체 길이가 조금 짧고 헤드가 좁아서 자취를 하거나 혼자 쓰는 사람들이 주로 찾아요. 무게도 가볍거든요.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쓰리잘비2는 넓은 헤드로 한 번에 많이 쓸고 싶거나 대형 매장에서 여럿이 쓰는 분들이 많이 찾아요. 먼저 출시된 제품을 낮은 등급의 제품이 아닌 선택 사항으로 보셨으면 좋겠어요.

큐어라이프는 어떤 제조사가 됐으면 하나요? 앞으로도 아이디어 제품이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가정용품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계속해서 고객과 친근하고 소통이 잘되는 기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객 문의에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로 안내를 드리고 있는데 담당자분들이 정말 친절하게 답을 해드리거든요. 대화하다가 나중엔 친구가 돼서 가는 분들도 있고요.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계속 가지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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