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 소비자는 당신의 진짜 얘기에 반했다
  • 박미경 기자
  • 승인 2019.09.16 11:45
  • 호수 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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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양선 현대홈쇼핑 쇼호스트

17년 차 쇼호스트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상품을 만났으며 얼마나 많은 상품이 그의 손길을 거쳤을까. 연륜과 경험에서 나온 안목이 ‘노양선’ 이름만으로도 무한한 믿음을 솟게 한다. 현대홈쇼핑 한자리에서 내공을 키우면서 이제는 명실공히 간판 쇼호스트가 됐다. 친근한 언니, 든든한 엄마, 믿음직스러운 딸, 사랑스러운 며느리 등 삶의 다양한 자리에서 고객을 만나다 보니 고객 불문하고 열렬한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노양선 쇼호스트가 전한 쇼호스트의 삶의 얘기를 들으니 그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명확했다.

노양선 현대홈쇼핑 쇼호스트 ⓒ박진환
노양선 현대홈쇼핑 쇼호스트 ⓒ박진환

딸이니까, 엄마라서‘ 일상의 공감’이 통했다
힘 있는 목소리, 탄탄한 발성이 돋보인다 했더니 노양선 쇼호스트는 아나운서 출신이다. ‘아나운서는 내 운명’인 줄 알았던 7살 노영선은 동네 경로잔치에서 사회를 볼 만큼 맹랑했다. ‘양선이는 꼭 아나운서가 돼라’는 말을 듣고 자라면서 고민 없이 아나운서를 준비했다.

“제가 그 유명한 저주받은 94학번이에요. IMF가 터지면서 아나운서 채용이 확 줄어든 거예요. 경험을 쌓자는 생각에 리포터, MC 등 기회가 닿는 대로 하기 시작했죠. 1999년에 강원 관광엑스포가 개막했는데 제가 다녔던 방송아카데미에서 엑스포 리포터 지원자를 모집하는 거예요. 지방 리포터라서 대부분 꺼렸지만 경력을 쌓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이후에 강원도 삼척 MBC에서 아나운서를 모집했고 감사하게도 합격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강원도 리포터 활동이 플러스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후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결혼, 출산, 육아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3년간의 아나운서 활동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방송에 대한 불씨는 여전히 뜨거웠다. 그러나 당시 상황(결혼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에 마이너스가 되거나 지속해서 할 수 없는 일보다는 꾸준히 오래 할 수 있는 직업을 고민했고 그때 쇼호스트를 떠올렸다. 그의 방송 경험과 상황이 더했을 때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쇼호스트 등용문이라고 일컫는 아카데미는 다니진 않았어요. 대신 모든 홈쇼핑을 보면서 철저하게 연구했죠. ‘어떻게 하면 저 사람과 다르게 방송할까?’를 중점적으로 고민했어요. 쇼호스트 면접과 PT에서 강조한 것도 이 부분이에요. 최종 면접 PT에서는 홈쇼핑에서 방송하지 않는 상품을 골라서 소구했고 그 모습이 신선했다고 하더라고요.”

노양선 쇼호스트는 현대홈쇼핑의 유일무이한 쇼호스트로 17년의 세월을 함께하고 있다. 그 시간을 더욱 빛나게 만든 건 변함없는 노력 덕분이다.

“그럴싸한 특기라는 건 없고 무조건 직접 경험해보고 열심히 적어보자는 게 노하우예요. 회사와 집을 오가는 동안에도 라디오를 들으면서 방송에 쓸 수 있는 표현을 녹음하고 메모하죠. 공인중개사 렌털 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고객에게 생생한 후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서 강의를 직접 듣고 시험까지 봤어요. 바빠서 공부는 많이 못 했지만 조금만 더 열심히 했으면 붙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웃음).”

무조건 경험해보자는 철칙을 마음에 새기게 된 것도, 쇼호스트로서 정말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특별한 일화도 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릴 방송을 했어요. 특징이 연기가 나지 않는 그릴이었죠. 방송을 앞둔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남편이 ‘천장에 연기가 하나도 없어. 정말 연기가 안 나네’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그 말을 그대로 방송에서 말했는데 방송 다음 날 남편 회사 직원이 ‘주말에 고기 드셨죠?’ 이렇게 물어봤다는 거예요. 제 방송을 본 거죠. 그때 제 말과 행동의 무게를 강하게 느꼈어요. 그 기억은 평생 잊히지가 않아요.”

ⓒ박진환
ⓒ박진환

엄마들이여, 우리 가치 있게 소비하자
노양선 쇼호스트는 매주 수요일 아침 9시 25분부터 11시 40분까지 주부 맞춤 고정 프로그램 ‘노양선과 가치쇼핑’을 맡고 있다. 생활 관련 상품군을 저가부터 고가의 상품까지 다양한 고객 니즈를 반영해 가치 소비에 적합한 상품을 선별해 방송하고 있다.

“제가 옷, 그릇 욕심이 많았어요. 근데 지금은 꼭 필요한 것만 ‘가치 있게 소비하자’ 주의예요. 저와 같은 나이대 홈쇼핑 고객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좋은 상품이라면 쓸 때 쓰는 것, 이게 정말 가치쇼핑이 아닐까요? 그런 기조로 소비자가 가치 있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하고 있죠.”

최근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상품도 가치쇼핑에서 방송한 상품이다. 방송 시간대를 9시 25분으로 옮기면서 진행한 3월 첫 방송에서 판매한 공기청정기는 40억 매출을 올렸다.

노양선 쇼호스트의 강점은 방송에서 1인 다역의 삶을 얘기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딸, 엄마, 아내, 며느리로서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을 녹여내고 있다. 단연 단골 이야깃거리는 가족 얘기다.

“갱년기 관련 상품을 방송할 때였어요. 대부분의 주부가 가족을 위한 것을 구매해도 정말 자기가 필요한 것은 안 사요. 그때 방송에서 제 시어머니 얘기를 했어요. 시어머니가 참외를 정말 좋아하시는데 시아버지가 참외를 안 좋아하고 수박을 좋아하셔서 줄곧 참외 대신 수박만 사시는 거예요. 근데 시어머니가 환갑이 지나고 나자 참외를 사 오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는 이제 참외 먹고 살기로 했다’ 이러시는 거예요. 그 얘기를 전하면서 고객들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먹고 싶은 거 먹고 행복해야 가족들도 행복한 거다. 갱년기를 위한 투자를 망설이지 말고 하시라’고 말이죠.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표현이었어요”

삶의 매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 잘 듣는 것은 노양선 쇼호스트가 꼽는 쇼호스트가 꼭 필요한 자질이기도 하다.

“잘 듣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내 얘기만 늘어놓는 PT를 하지만 잘 들으면 말을 할 수 있어요. 협력사의 얘기, MD의 요청을 잘 듣다 보면 진짜 내 얘기로 풀어낼 수 있어요.”

따뜻한 최고가 되자는 것은 오래도록 쇼호스트를 하면서 꺼내고 또 꺼내보는 그의 좌우명이다. 리포터 시절부터 방송 장비를 함께 나르고 인사성이 유독 밝았던 그는 지금까지도 몸에 밴 배려와 겸손함이 유독 돋보인다.

“후배들에게 늘 얘기하는 게 고객에게 화내지 말고, 가르치지 말라는 거예요. 마치 이 제품은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 고객을 닦달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이 제품 안 쓰면 안 돼요’가 아니라 ‘제가 고객님보다 먼저 써봤더니 이런 점이 좋아요’가 중점이 돼야 한다는 거죠.”

그는 내면을 인정받는 쇼호스트가 오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고 실제로 증명했다. 그의 다음은 상품군, 나이의 경계를 허무는 쇼호스트가 되는 것이 목표다. 시간이 지나서도 함께 방송하고 싶고, 오래 보고 싶은 쇼호스트로 남는 것. 그의 꿈이 실현될 날이 머지 않았다.

ⓒ박진환
ⓒ박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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