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ER] 뷰티 금손에서 탄생한 ‘홈쇼핑 메이크업’
  • 박미경 기자
  • 승인 2019.08.26 09:59
  • 호수 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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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진 홈쇼핑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

홈쇼핑 전문 메이크업 고수가 떴다. 메이크업 경력은 총 15년, 그중 홈쇼핑만 전문적으로 맡은 지 무려 올해로 8년 차다. 하루의 반은 홈쇼핑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나머지 반은 유튜버 맹슨생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홈쇼핑 쇼호스트 개개인의 매력이 그의 섬세한 터치 한방으로 재창조된다. 화려한 손놀림으로 구현한 메이크업은 방송 분위기까지 좌우한다. 홈쇼핑 특성상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 보니 막중한 책임감도 뒤따를 수밖에 없는 일. 홈쇼핑 분장실의 하루는 어떻게 돌아갈까. 최명진 홈쇼핑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만나러 롯데홈쇼핑 분장실을 찾았다.

최명진 홈쇼핑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 ⓒ월간홈쇼핑
최명진 홈쇼핑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 ⓒ월간홈쇼핑

메이크업 박스가 좋아서
최명진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롯데홈쇼핑에서만 7년째 근무 중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된 계기는 간단명료했다. 바로 메이크업 박스가 좋았다는 것. 최명진 아티스트는 “그때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라며 “나이가 많은 언니들이 메이크업 박스를 들고 다니는 게 너무 멋져 보여 뭔가에 홀린 듯 나는 꼭 메이크업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메이크업이 너무 좋아서라기보다 외향적인 모습에 끌려 이 직무를 꿈꾸게 됐다는 것이다.

최 아티스트는 “대학에서는 영화 특수 분장을 전공했는데 좋은 기회로 조기 취업을 하게 됐다”며 “첫 번째 작업이 영화 ‘맨발의 기봉이’ 분장팀으로 작업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영화 분장에만 8년간 몸담았다. 오랜 경력을 뒤로하고 왜 그는 홈쇼핑을 택했을까.

그는 “제가 일했던 당시 영화 분장은 지방에 가서 3~4개월씩 활동하거나 잠도 제대로 못 자는 경우가 많았다. 현장 분위기는 즐겁고 재밌게 일했지만 안정적인 컨디션에서 메이크업 직무를 하고 싶어서 홈쇼핑을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쇼핑에 대한 편안함, 친근감이 좋은 영향으로 작용했다”며 “사람에 지쳤지만 방송업계는 떠나기 싫었던 상황에서 홈쇼핑은 상품이 주인공인 방송이다 보니 다가가는 데 있어 겁이 덜 났다”고 덧붙였다.

홈쇼핑 분장실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롯데홈쇼핑의 경우 헤어 아티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네일 아티스트 총 17명의 아티스트가 홈쇼핑 분장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 생방송, T커머스, 방송 중간에 삽입되는 사전 영상 등 롯데홈쇼핑에서 진행하는 모든 방송 메이크업은 분장팀 손에 달려 있다.

최명진 아티스트의 하루는 새벽 3시부터 시작된다. 홈쇼핑 분장실 오픈 시간인 새벽 4시에 맞춰 출근을 준비한다. 최 아티스트는 “하루의 첫 방송이 보통 6시에 시작되는데 2시간 전부터 분장팀이 스탠바이(Standby) 해야 방송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며 “첫 방송을 시작으로 방송 스케줄에 따라 메이크업 업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퇴근 시간은 오전 11시다. 탄력근무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오후 시간대는 유튜브 영상 제작, 뷰티 공부 등을 하면서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분장실. 생방송, T커머스, 사전 방송 영상 등 롯데홈쇼핑에서 진행하는 모든 방송 메이크업은 분장팀 손에 달려 있다. ⓒ월간홈쇼핑
롯데홈쇼핑 분장실. 생방송, T커머스, 사전 방송 영상 등 롯데홈쇼핑에서 진행하는 모든 방송 메이크업은 분장팀 손에 달려 있다. ⓒ월간홈쇼핑

우리는 분장실 맹슨생을 찾는다
롯데홈쇼핑 분장실에서 최명진 아티스트는 이른바 맹쌤으로 통한다. 오랜 시간 롯데홈쇼핑에서 일했던 만큼 쇼호스트, 동료와의 친분이 두텁기도 하고, 특유의 긍정적인 분위기와 입담, 센스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최명진 아티스트는 “분장실에 있다 보면 쇼호스트들이 화장품 체험분을 많이 전해준다”며 “전문가가 써봐야지 좋은 제품을 더 잘 알 수 있다는 이유로 홈쇼핑 제품을 직접 써보고 그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메이크업은 방송의 분위기를 만든다. 식품·가전의 경우에는 편안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메이크업이나 헤어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있다. 최 아티스트는 “식품 방송에서 머리가 치렁치렁 흘려 내려오고 화장이 짙으면 보는 사람이 불편하기 때문에 깔끔하게 묶거나 아이섀도는 하지 않는 등 피부를 깨끗하게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뷰티는 피부표현, 패션은 색감이 키워드다. 그는 “요즘 카메라 화질이 너무 좋아져서 잡티 커버, 피부표현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패션 방송은 화장 기술과 테크닉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방송이기 때문에 시즌에 따라, 옷에 따라 색감, 질감을 표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쇼호스트의 성별에 따라서도 다른 메이크업을 연출한다. 그는 “남성 쇼호스트의 경우는 과하게 아이라인을 하거나 입술을 쨍하게 바르면 시청자 입장에서 부담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깨끗한 피부표현 위주로 메이크업을 하는 편이고 헤어 가르마에 변화를 주면서 이미지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제일 좋아하는 메이크업은 무엇일까. 최명진 아티스트는 패션 방송 메이크업이라고 고민 없이 답했다. 메이크업은 테크닉을 쓰면 쓸수록 더욱 빛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 아티스트의 시그니처 스타일은 볼 터치 메이크업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볼 터치 메이크업을 좋아한다”며 “홈쇼핑에서는 과한 볼 터치가 어울리진 않지만 발랄한 분위기의 특집 방송에 있을 때 시그니처 스타일을 뽐내곤 한다”고 전했다.

ⓒ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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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입담 더한 뷰티 전도사
최근 홈쇼핑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그의 전공인 특수 분장도 홈쇼핑에서 실력 발휘할 기회가 종종 있다. 최 아티스트는 “홈쇼핑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여름, 명절, 크리스마스 등 특집 방송이 있을 때 특별한 의상만 입는 게 아니라 분장 콘셉트를 기획해서 이슈가 되는 인물 분장을 하고 있다”며 “홈쇼핑 분장도 문화 트렌드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강조했다.

메이크업 전문가로 승승장구하던 그도 슬럼프가 온 적이 있다. 바로 홈쇼핑 메이크업을 한 지 6년을 꽉 채웠던 시점이다. 다시 메이크업 브러시를 들게 만든 건 뷰티 유튜버라는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면서다.

최명진 아티스트는 “평소에 메이크업을 잘하는 팁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기도 했고 무엇보다 함께 일했던 쇼호스트의 적극적인 추천이 뷰티 유튜버로 도전하게 된 큰 이유였다”고 말했다. 최 아티스트는 유튜브 채널 ‘맹슨생’을 개설한 지 5개월 된 새내기 유튜버다. 맨땅에 헤딩하듯 몸으로 부딪친 콘텐츠는 개그 소재를 녹여내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제 채널의 취지는 메이크업 강의를 진지하게 듣는 게 아니라 유머러스하고 지루하지 않게 메이크업을 보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에 있다”며 “제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데 영상에서 사투리로 감정을 표현하니 반응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직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현장의 얘기를 전하다 보니 구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그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유튜버를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폭이 넓다”며 “향후 홈쇼핑 뷰티 전문게스트로 활동하고 싶은 꿈도 있다”고 밝혔다.

메이크업 일을 평생 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일에 대한 열정, 자부심이 듬뿍 묻어났다. 뷰티 유튜버로서, 홈쇼핑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뷰티업계 새로운 길을 열어줄 그의 발걸음에 기대가 모아진다.

최명진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유튜브 채널 '맹슨생' 캡처 화면
최명진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유튜브 채널 '맹슨생' 캡처 화면

ⓒ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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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Q. 이 직무로 생긴 습관이 있다면
A. 항상 서 있다 보니 다리, 허리가 아픈 것은 흔하다. 또 다른 습관이 있다면 새끼손가락에 작고 동그란 퍼프를 항상 끼고 있다는 거다. 이 퍼프는 메이크업 시술을 할 때 모델 얼굴에 제 손자국이 찍히지 않게 하기 위해 끼고 있다. 어느 날 식사를 하려고 보니 새끼손가락에 퍼프가 껴있는 거다. 또 집에 가려고 자동차 핸들을 잡았는데 퍼프가 있더라. 아마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면 많이들 공감할 거로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손이 팔레트다 보니 손등에 속눈썹 본드 등 화장품이 항상 묻어 있다.

Q. 방송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것은
A. 위생 관리다. 퍼프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세척에 신경을 쓰고 있다. 분장실은 많은 쇼호스트 및 게스트가 다녀가는데 그들을 위해 매번 새 상품을 쓸 수는 없다. 그래서 위생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하고 있다.

Q. 트렌드 파악은
A. 뷰티 잡지를 많이 챙겨보고 있다. 또 SNS로 트렌드 흐름을 읽기 위해 노력한다. 트렌드를 빠른 속도로 반영하는 곳이 SNS라는 데 적극 공감하고 있다. 요즘에는 교류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시도한 메이크업, 유명 뷰티숍의 정보 등이 SNS로 실시간 업로드되고 있다. 저 역시 SNS로 소통하면서 아이템을 추천받아 테스트하고 있다.

Q. 추천하는 공부 방법은
A. 실습이 최고다. 이론만으로 보고 듣는 것은 한계가 있다. 손을 많이 활용하는 게 포인트다. 한 달 전에 라섹 수술을 했다. 수술한 뒤 쇼호스트 메이크업을 하는데 너무 많이 해왔던 일이라 눈이 잘 보이지 않아도 메이크업을 무리 없이 진행했다. 바로 손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손이 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Q. 이 직무를 꿈꾸는 이들에게
A. 강한 정신력을 장착하는 것도 필요하다. 긍정적이고 센스가 있다면 직무를 수행하는 데 더 수월한 점도 있을 테다. 그렇지만 방송과 직결된 일이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 협력사와의 관계 등으로 고될 때가 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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