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 ‘진득한 끈기’로 빚은 당신의 꽃자리
  • 박미경 기자
  • 승인 2019.05.16 08:50
  • 호수 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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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설례 NS홈쇼핑 쇼핑호스트

오래도록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가 있다. 특별한 기운을 가진 이 사람은 그날 공기 흐름까지 곱씹게 만든다. 최설례 NS홈쇼핑 쇼핑호스트와의 만남이 그랬다. 쾌활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쇼핑호스트가 아닌, 프레임 바깥에서 만난 그는 진중하고 묵직한 에너지를 전했다. 평소 지인에게서 ‘사색적’ 혹은 ‘철학적’이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는데, 그 말이 주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건네는 질문에 깊이 고민하고, 허투루 넘기는 순간이 없었던 그날의 분위기를 함께 느껴보자.

최설례 NS홈쇼핑 쇼핑호스트 ⓒ박진환
최설례 NS홈쇼핑 쇼핑호스트 ⓒ박진환

‘시간의 힘’ 한 우물만 파길 잘했다
시간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2004년 NS홈쇼핑에 입사한 최설례 쇼핑호스트는 15년 경력의 식품전문 베테랑 쇼핑호스트다. 그를 쇼핑호스트 세계로 안내한 건 다름 아닌 그의 아버지. 일찍부터 가능성을 봤던 아버지의 적극적인 추천과 가족의 지지로 이 길에 발을 디디게 됐다.


“저도 잘 몰랐던 제 강점을 아버지께서 봐주셨던 것 같아요. 전 제가 매력을 느끼는 일에는 되든 안 되든 끝까지 도전하려는 성향이 있어요. 진득한 끈기로 쇼핑호스트가 됐고, 10여 년의 시간을 달려오다 보니 지금의 제가 만들어진 거죠.”


지원도 무수히 했고 쓰디쓴 고배도 여러 번 마셨다. 2004년 취직을 지원해주는 KBS 2TV의 예능 프로그램 ‘꿈의 피라미드’ 쇼호스트 편에 도전하기도 했다. 국민 서바이벌 원조 격인 이 방송은 기업과 연계해 서바이벌을 거쳐 최종 승리한 사람에게 입사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전 말수가 많지도 않고, 활달하거나 외향적이지 않아요. 그러나 쇼핑호스트의 꿈이 간절했기에 큰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취업의 키는 쉽게 쥐어지지 않았다. 이후 추가 채용에서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쇼핑호스트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처음 맡았던 카테고리는 건강기능식품이다. 이후 뷰티·생활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섭렵했고, 식품 특화 쇼핑호스트로 7년의 시간을 채웠다.


“종종 다른 카테고리의 방송도 진행했지만 지금은 NS홈쇼핑의 식품 전문 쇼핑호스트로 자리매김했어요. 꾸준히 외길 걷듯이 한 우물을 파다 보니 특화된 전문 분야가 생겼네요(웃음). 식품은 너무 친숙한 카테고리라서 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정말 어려운 카테고리이기도 해요. 같은 식품이라도 방송마다 ‘이 식품을 지금 사야하는 이유’를 타당하지만 색다른 소구점으로 고객에게 어필해야 하죠.”


방송 전 체크할 부분도 많다. 오늘의 요리와 시연에 대해 꼼꼼하고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 방송을 함께 진행할 요리 연구가, 시연 게스트와의 합도 중요하다.


“식품 방송을 보면 요리하는 과정을 그냥 보여주는 것 같지만 방송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어요. 갈치를 예로 든다면 갈치 두께가 얼마나 되는지 보여준 다음 구이용일 경우 적절한 기름칠로 맛깔나게 보이는 연출을 해요. 그런 다음 젓가락으로 쓱 들어올리며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하죠. 조림의 경우 양념을 끼얹어 주는 장면을 많이 보여줘요. 그 핸들링을 쇼핑호스트가 하는데 화면에 잘 나올 수 있는 포인트를 잘 짚는 게 정말 중요해요.”
 

ⓒ박진환
ⓒ박진환

묵묵하게 내 길을 걸어보자
식품 쇼핑호스트라서 겪는 달콤한(?) 고충도 있다.


“진짜 주의해야 할 게 사레들리는 거예요. 맛있게 먹으면서 정보까지 제대로 전달해야 하다 보니 간혹 사레들리는 경우가 있죠. 기도에 고춧가루가 들어가거나 뜨거운 음식에 혀를 데이는 경우도 흔해요. 또 먹는 시연을 많이 하다 보니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다 보면 질릴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힘들기도 하지만 행복한 고충이라고 생각해요.”


기나긴 시간 동안 한 직장에서 일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노하우를 묻자 ‘묵묵하게 열심히 해보자’ 했더니 여기까지 닿았다는 거다. 수많은 방송을 해왔지만 여전히 방송할 때 설레고 즐겁다니 천상 방송인인가 싶다.


“방송할 때만큼은 새로운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아요. 방송을 많이 해봤다고 해서 ‘이만하면 됐다’고 안주하는 게 제일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하는 순간 사고를 내고 방송에서 티가 날 수밖에 없죠.”


최설례 쇼핑호스트는 두 딸을 둔 워킹맘이다. 결혼 전후로 쇼핑호스트로서의 삶을 비교했을 때, 결혼 후 육아를 하는 지금이 쇼핑호스트 역량을 발휘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쇼핑호스트의 이야기를 상품에 대입해서 들려줘야 하는데 경험치가 많으면 공감대 형성을 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내, 주부의 입장까지 깊이 이해하기 때문에 왜 이 상품을 사야 하는지 소구할 수 있는 거죠. 과거의 저와 비교했을 때 좀 더 정교하고 디테일하게 이유를 말할 수 있어요.”


쇼핑호스트로서 큰 기쁨은 스스로와 협력사 모두 만족하는 방송을 했을 때다. “방송을 마치고 난 뒤 제 몸에 에너지가 남아 있으면 죄송하다는 생각을 해요. 아쉬움 없이 방송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고, 방송을 본 협력사 관계자분들이 좋아해 주셨을 때 저도 만족스러워요.”


그의 소신도 같은 맥락이다. 바로 스스로 창피한 방송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 “꼭 써보고, 맛보고, 경험하면서 진짜 얘기를 들려드리는 거죠. 먹은 척, 해본 척이 아니라.”


최설례 쇼핑호스트는 지금처럼 오래도록 고객 곁에 머무르고 싶다. 언제 봐도 반갑고 편안한 쇼핑호스트로 말이다.


“제 이름을 건 특화 PGM도 좋지만 그보다 꾸준히 만나며 착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쇼핑호스트로 기억되는 게 제 목표예요. 여기에 더해 개인적 꿈이 있다면 가족과 여행을 많이 다녀보고 싶어요”

ⓒ박진환
ⓒ박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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