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TV홈쇼핑의 송출수수료, 언제까지 유료방송 생태계를 지탱하는 수단이 돼야 할까
  • 최재섭 남서울대학교 국제유통학과 교수
  • 승인 2019.05.14 09:31
  • 호수 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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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7 칼럼 | 홈쇼핑 이슈
ⓒ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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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과 올해 초, 몇몇 경제신문이 TV홈쇼핑의 송출수수료에 관한 기사들을 올렸다.

‘홈쇼핑 빅4, 송출수수료 부담에 줄줄이 실적부진(MK뉴스)’, ‘방송매출 40%가 송출수수료... 비명지르는 홈쇼핑업계(머니투데이)’, ‘올해 홈쇼핑 송출수수료 1조 5000억 넘는다... 사상 최대 규모(전자신문)’ 등 자극적인 제목 일색이다. 지나치게 높은 송출수수료가 TV홈쇼핑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TV홈쇼핑사가 SO, IPTV, 위성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송출수수료가 급등한 것은 이른바 ‘팩트’다. 2008년에 방송매출의 22.9%인 3,551억 원이던 송출수수료는 10년만인 2017년에는 1조 3874억 원으로 방송매출의 39.3%에 달했다.

홈쇼핑사들은 TV뿐만 아니라 모바일, 인터넷, 카달로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무형의 상품을 판다. 그 가운데 방송을 통한 판매가 ‘방송매출’인데, 홈앤쇼핑은 방송매출의 무려 70.6%를 송출수수료로 지출했다. 그리고 이는 TV홈쇼핑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로 돌아왔다.

그렇다면 송출수수료는 왜 이렇게 많고, 또 왜 매년 증가하고 있을까.

TV홈쇼핑은 기본적으로 TV를 통해 상품을 파는 유통업이다. 『Net Result.2』(번역명 인터넷 마케팅)에서 저자들은 ‘유통업의 경쟁력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고 했다.

TV홈쇼핑에서 ‘입지(立地)’는 곧 채널이다.

TV시청자가 접근하기 쉬운 정도에 따라 채널은 S급, A급, B급 등으로 나뉜다. SBS, KBS, MBC 등 지상파와 지상파 사이는 S급으로 불린다. 문제는 S급의 채널은 몇 개 없는데, 그걸 차지하고 싶은 TV홈쇼핑사업자들은 많다는 데 있다. ‘상품 소개 및 판매를 위한 채널사용사업자’, 즉 홈쇼핑 사업자는 7개의 텔레비전방송 채널사용사업자와 10개의 데이터 방송 채널사용사업자(T커머스) 등 17개에 이른다.

홈쇼핑사 간의 입지(채널) 쟁탈전은 결국 채널의 가격, 송출수수료의 급등을 불러오게 된다. S급을 얻지 못하면 A급으로, 그도 못하면 B급으로 옮겨가고, 이런 채널 경쟁은 결국 전체적으로 비용을 올려놓게 된다. T커머스사들이 기존 홈쇼핑사의 채널을 탐하면서 값을 올려놓고, 홈쇼핑사는 그 채널을 되찾으려는 과정에서 또 값이 올라갔다. 송출수수료는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유료방송사업자는 이를 즐기거나 또는 방조해왔다.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방송을 송출하는 유료방송사업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IPTV, 그리고 위성방송 등이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기본적으로 TV 시청자들에게 방송을 송출하고 시청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용한다. 그런데 2017년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매출구조를 보면 시청가구로부터 받는 수신료 매출이 55.5%이고 TV홈쇼핑사로부터 받는 송출수수료가 25.0%로 나타났다((사)한국TV홈쇼핑협회). SO는 전체 매출의 35.5%, 위성방송은 28.5%, 그리고 IPTV는 16.7%가 TV홈쇼핑사에서 받는 송출수수료이다. 그리고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매출에서 홈쇼핑사의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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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사의 송출수수료는 유료방송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17년 유료방송 가입자는 3,130만을 기록했는데, 4년 전인 2014년의 2,834만에 비해 10.4%가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종합유선방송의 가입자 수는 감소했고, 위성방송의 경우 4.5% 증가세를 보였다. 유료방송시장의 성장을 이끈 것은 IPTV로, 같은 기간 가입자 수가 48.1%나 성장했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은 그들의 수입을 방송 콘텐츠를 공급해주는 PP들과 나눈다. 국내에는 방송을 하던 못하던 간에 수백여 개의 PP가 있다. PP들은 유료방송사업자들과 수익을 나눈다. 다만, 홈쇼핑 PP들은 돈을 내야 한다.

방송 채널이 가지는 공공성을 감안할 때 TV홈쇼핑이 송출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다. 다만, 그 수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게다가, 홈쇼핑 PP들은 규모에 따라서 방송발전기금을 납부한다. 2017년에 TV홈쇼핑 6사(공영홈쇼핑 제외)가 납부한 방송발전기금은 550억 원에 달한다. 여기서, 유료방송사업자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TV 수신료를 낮게 책정하고 TV홈쇼핑에게 송출수수료를 과도하게 받아 시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이 의문에 대한 회계학적인 진위는 차치하더라도,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수익의 25%가 TV홈쇼핑사의 송출수수료라는 것도 ‘팩트’다. 즉, 우리나라의 유료방송 생태계 유지에 TV홈쇼핑사에서 납부하는 송출수수료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송출수수료가 과도하다는 것이고, 그 결과가 위험하다는 것이다.

유통의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미디어 지형의 변화는 홈쇼핑의 환경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시청자들은 TV를 떠나고 있다. 미디어 소비행태는 변하고 모든 미디어가 유통 플랫폼으로 활용되면서, 홈쇼핑은 소셜미디어와 OTT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TV홈쇼핑사의 매출(취급고)에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간신히 절반 정도고,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엔 홈쇼핑사 매출 가운데 TV 취급고는 절반 아래로 내려갈 것이다. 이건 현실이다. 하지만 유료방송사들은 그래도 송출수수료를 내리자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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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채널의 시대, 홈쇼핑사들은 언제까지 TV 채널을 ‘애정’하게 될까.

2015년 말, SO인 남인천방송은 자신의 플랫폼에서 홈앤쇼핑을 빼기로 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남인천방송은 협상에 서 송출수수료 105% 인상을 요구했다고 한다(전자신문, 2015. 11. 11일자). 이 상태는 지난해 말까지 이어졌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남인천방송에 송출하지 못한 것이 자사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한다. 혹시, 대부분의 홈쇼핑사들이 TV플랫폼에 송출을 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하는 일이 일어나진 않을까? 그런데, 그런 날이 올 것 같다.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생각보다 홈쇼핑사도 소중한 고객임을 깨닫기 바란다.

상생의 정신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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