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의 중소기업 판로확대에 대한 기여
  • 최재섭 남서울대학교 국제유통학과 교수
  • 승인 2019.03.18 10:51
  • 호수 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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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 COLUMN - 홈쇼핑 이슈

중소기업과 판로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은 누구일까? 브랜드의 유명세나 수출실적이 회자될 때는 늘 대기업이 먼저 떠오르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99.9%는 중소기업이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 종사자의 87.9%인 140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2014년). 0.1%의 대기업들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중소기업은 묵묵히 우리 산업과 경제의 하부구조의 역할을 수행해온 것이다. 건강한 중소기업은 건강한 국가경쟁력의 바탕이 된다. 독일의 중소기업이 세계 경제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독일 경제의 버팀목이 돼왔음이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의 기반이 돼야 할 중소기업들은 무엇을 가장 어려워할까. 대한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중소기업들은 ‘판로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호소하고 있고, 판로부족의 결과는 창업기업의 생존을 가로막는 죽음의 계곡*을 만들어낸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그들의 상품을 주로 내수시장에 판매한다. 중소기업의 내수시장 의존율은 2012년 86%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이전보다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유통환경은 제조업체, 특히 중소기업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유통대기업은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편의점-홈쇼핑-인터넷쇼핑몰-전문점-면세점 등 온・오프라인에서 거의 모든 유통 업태를 겸영하는 소위 ‘수평통합’을 통해 유통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인정된 용어인 ‘재벌’들이 유통산업에 진출하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을 포함하는 ‘수직통합’을 달성함으로써 경제전반에 걸친 경제 지배력을 높이게 됐다. 설상가상, 최근에는 ‘옴니채널’ 유통을 완성하면서 유통업체의 독과점력은 점점 더 커져가고만 있는 것이다. 이건 중소기업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수평통합으로 독과점력이 높아진 유통업체에는 중소기업 제품이 들어가기도 어렵고, 들어가더라도 판매수수료가 높아져 실익이 없을 수 있다. 수직통합까지 이뤄진 유통재벌은 그나마 실낱같던 중소기업의 입점 기회마저도 주지 않으려 한다. 중소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달라는 대로 수수료를 주고 입점하거나, OEM 생산업체로 전락하는 것 일수 밖에 없다.

* 죽음의 계곡: 아이디어・기술 사업화에 성공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상용화에 실패하는 상황. 정부 정책자금이 창업과 연구개발에 집중되고 홍보·마케팅 분야에는 부족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특허의 경우 국내 등록은 큰 문제가 없으나, 해외 등록의 경우 비용 부담으로 인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홈쇼핑, 중소기업의 판로

이런 가운데 TV홈쇼핑은 유통이 약한 농민과 중소기업에게 훌륭한 대안이었다. TV홈쇼핑의 판매특성, 즉, 소품종 대량판매는 중소기업이 단기간에 대량판매를 통해 ‘죽음의 계곡’을 통과하는 아주 유효한 수단이었다. 또, 전국 판매를 통해 스타 중소기업이 탄생했고 성공사례가 만들어졌다.

1995년 TV홈쇼핑 출범이래, 중소기업 제품의 편성비율은 늘 논쟁거리였다.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정부는 TV홈쇼핑사들이 더 많은 중소기업 상품을 취급하라고 압박을 해왔다. 정부는 기존 TV홈쇼핑사들의 편성시간을 중소기업에 배려하라고 독려하는 정책을 넘어, 홈앤쇼핑과 공영홈쇼핑 등 중소기업과 농민을 위한 전용 채널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그 결과 공영홈쇼핑을 제외한 TV홈쇼핑 6개사의 2017년 중소기업 제품 편성비율은 64.2%에 이른다. 물론, 공영홈쇼핑은 100% 중소기업 제품과 농축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형태의 TV홈쇼핑인 T커머스는 보다 더 중소기업에게 우호적이다. 2017년 기준, 10개 T커머스 사업자의 약 1조 7,500억 원에 이르는 취급고 가운데 73%는 중소기업 제품이 차지하고 있었다.

분명, 의도야 어땠든, TV홈쇼핑은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에 기여해왔다. 그런데 문제는, TV홈쇼핑사의 중소기업 제품 편성이 지나치게 이익 지향적이라는 사실이다. 사실, 중소기업 제품은 TV홈쇼핑사의 이익에 기여하는 상품편성이고, 대기업 제품은 매출에 기여하는 상품편성이다. TV홈쇼핑사들이 이익률이 높은 특정 중소기업의 제품만 반복 편성해서 중소기업제품 편성 비율을 높이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진화하는 홈쇼핑, 중소기업의 신세계

그런데, 유통산업에 불어 닥쳐온 기술혁명으로 중소기업이나 농어민도 스스로 홈쇼핑을 판로로 보유할 수 있게 됐다. TV홈쇼핑사의 취급고 매출구조가 변화하고 있고, 이는 홈쇼핑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다. TV홈쇼핑사의 매출은 TV방송, 인터넷, 모바일, 카탈로그 등 모든 매체를 통해 발생한 매출의 합계이다. 그런데, TV를 통한 판매가 줄어들고 모바일은 높아지는 추세이다.

2012년에는 전체 TV홈쇼핑사의 취급고 매출의 64.33%가 TV에서 이루어졌지만, 2017년에는 51.83%로 축소됐고, 반면 모바일을 통한 매출은 2013년에 6.2%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33.3%로 성장했다(사단법인 한국TV홈쇼핑협회).

TV홈쇼핑사의 매출구조 변화는 시사점이 있다. 그간 홈쇼핑은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생산자의 상품을 판매하는 기능에 치중했었다. 하지만 이제 홈쇼핑이 TV라는 유통채널에 발목을 잡히지 않고, 인터넷, 모바일, V커머스(Video Commerce)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소스로부터 만들어지는 커머스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역량을 가지고, 앞으로도 홈쇼핑이 중소기업의 판로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더 바란다면 의욕적인 중소기업이 스스로 커머스 콘텐츠를 생산해서 홈쇼핑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돕기도 기대한다.

 


 

최재섭 | 남서울대학교 국제유통학과 교수
현(現) 남서울대학교 미래혁신위원장
2017.01 ~ 한국중소기업학회 이사
2015.03 ~ 2017.05 공영홈쇼핑 사외이사
2015.03 ~ 2017.03 중소기업청 평가위원
2015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문위원
2015 ~ NS홈쇼핑 윤리위원회 위원
2013 ~ 남서울대학교 평생학습중심대학사업단장
2013.05 ~ 2015.03 한국중소유통협동조합 이사장
2001.09 ~ 남서울대학교 국제유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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