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올비 김명진 대표
  • 오승민 기자
  • 승인 2018.11.26 09:37
  • 호수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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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사랑이 만든 국내 최초 영아돌연사 방지 장치

0.05%,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증후군)이 일어날 확률이다. 1%도 되지 않는 적은 확률이지만, 전 세계에서 약 2만 2천명의 영아가 사망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매년 1,500명의 영아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지난 2015년 66명의 영아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All About Baby를 모토로 국내 최초 SIDS증후군 방지 장치인 allb(올비)를 개발한 김명진 대표를 만났다.

글 오승민 기자 smoh0527@gtl.co.kr + 사진 박진환

 

컨설턴트에서 제품 개발자로
잘 나가던 IT 컨설턴트 아빠가 회사를 그만두고 제품 개발 사업을 시작한다면, 대다수 가족은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면서 만류할 것이다. 소아청소년과 의사인 김 대표의 아내는 그러나 SIDS증후군 방지 제품을 출시하려는 김 대표의 뜻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근무 중인 대형 병원과 전 세계 응급실에 SIDS증후군으로 실려 오는 영아 환자 중 대다수가 이미 숨을 거둔 상태로 도착하기 때문에 그 안타까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곧 아빠가 될 사람으로서 ‘왜 우리나라에는 SIDS증후군 방지 장치를 만들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해외에서는 CCTV 카메라와 호흡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가 이미 많이 보급됐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인 아내를 통해서도 SIDS증후군으로 아이를 잃은 사연을 많이 접한 것도 영향을 끼쳤죠. 조금만 일찍 발견했거나, 증상을 보일 때 취하는 방법만 알았어도 대다수 아이가 사망에 이르진 않았을 겁니다. 교통사고 사망률 등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수의 사망률이지만, 부모의 마음으로 바라봤을 때 너무나 가슴 아픈 사연을 많이 접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제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올비는 2014년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김 대표는 2015년 퇴사 후 본격적으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2016년 김 대표는 마침내 제품을 완성했지만, 국내가 아닌 해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품을 먼저 출시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국내에서는 SIDS증후군 즉, 영아돌연사 증후군에 대한 인지 자체가 거의 없었고, 있더라도 소수의 연구자들만 알기 때문에 제품을 발매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이미 다양한 SIDS증후군 관련 장비가 개발됐고 일반인의 인식도 굉장히 높다. 
해외 크라우드 펀딩에서 먼저 제품을 발매하기로 한 김 대표의 결정은 옳았다. 2016년 3월 15일 기준, 킥스타터 크라우드펀딩 웨어러블 인기 카테고리 1위, 펀딩 목표금액 207% 이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언론의 관심도 컸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11개국 30개 언론사에서 올비를 주목했고 뉴스로 송출했다.

ⓒ월간홈쇼핑
ⓒ월간홈쇼핑

올비, 다양한 기능을 담다
돌연사, 말 그대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망이다. 의료업계 전문가는 그러나 몇 가지를 영아돌연사증후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아이의 피부 온도의 증가다. 아이는 일정 이상으로 피부 온도가 지속될 때 스스로 어머니의 자궁 속에 있다고 착각하고 호흡을 멈춘다는 것이다. 태아는 자궁 내에 머물면서 탯줄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아이에게 일어나는 수면 중 무호흡 증상이다. 김 대표는 실제 올비를 착용한 아이를 데리고 제품 이미지를 촬영하던 중 약 3초가량의 무호흡 증상을 포착했다.
“영아에게 나타나는 수면무호흡 현상을 일반인이 관찰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실제 촬영장에 아이의 부모님도 있었지만, 무호흡을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개발진도 올비 애플리케이션 내의 인사이트 데이터를 확인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는데, 굉장히 두려운 경험이었습니다.”
김 대표가 밝힌 제품 개발 단계 중 겪은 에피소드 중 실제 아이를 위험에서 구한 사례도 있다. 처음 제품을 만들고 중국인 지인의 아이에게 테스트 착용을 시행했을 때다. 당시 중국인 지인 부부는 침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휴대전화 알람과 함께 올비에서도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이의 피부 온도가 38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인은 김 대표에게 깊은 감사와 함께 제품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올비에는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피부 온도와 호흡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영아의 체온이 태열 때문에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100일 이하 영아의 피부 온도가 38도를 넘어서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전문의 조언을 받았습니다. 38도 이상 오를 경우 영아에게 척수 천자(뇌척수액 검사, 척추 사이에 바늘을 꽂아 뇌척수액의 감염 및 뇌출혈 여부, 뇌압 등을 검사한다)를 시행해야 합니다. 면역력이 약한 영아는 쉽게 감염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척수 천자 과정의 고통스러움은 물론, 뇌척수액이 감염됐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 온도 측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호흡 측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비는 20초 이상 아이의 호흡이 없을 때 블루투스로 연동된 부모의 휴대전화로 알림을 보내고 기기 자체도 경고음을 울립니다. 내장된 중력감지 센서는 아이가 3분 이상 엎드려 잘 경우에도 경고를 보냅니다. 실제 엎드려서 자는 도중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 못해 질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김 대표는 또 올비의 본체 플라스틱 재질은 주사기를 만드는 의료기기용 소재를 사용했고, 피부에 직접 닿는 금속 센서와 실리콘은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스테인레스 스틸과 무독성 실리콘을 사용해 민감한 아이의 피부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

 

ⓒ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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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부모 수면 질까지 높여 ‘만족’
영아를 둔 부모라면 아이가 잘 자고 있는지 울지는 않는지 수시로 잠에서 깨게 된다. 출근길에서 만난 옆자리 동료 눈 밑 다크써클에 얽힌 사연이다. 올비의 피부 온도 측정, 엎드림 감지, 수면 초기 1시간 알림 등 모든 기록은 24개월 이하 영아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분석돼 휴대전화의 올비 인사이트에 저장된다. 저장된 아이의 건강 및 수면 데이터는 올비와 연동된 모든 휴대전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의 건강이 궁금한 친척까지 데이터를 받아 볼 수 있다. 부모는 아이의 이상 징후 알람을 받기 전까지는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성인에게 수면의 질이 중요한 것처럼 영아에게도 얼마나 잘 자느냐는 매우 중요합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 중 자주 엎드려 자면 장기에 압박을 받게 돼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또 너무 따뜻한 환경에서 잠들게 되면 피부 온도 상승으로 호흡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올비는 아이가 20초 이상 숨을 쉬지 않으면 자체 알람과 휴대전화 알림을 통해 부모에게 이를 인지
시킵니다. 즉, 올비에 연동된 모든 사람이 아이가 얼마나 잘 자고 잘 활동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게 됩니다. 부모는 계속 아이의 상태를 확인할 필요없이 알람이 울릴 경우에만 아이에게 가보면 되니, 수면의 질 측면에서 부모와 아이 모두 만족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실제 올비를 테스트하면서 김 대표는 본인도 직접 올비를 착용하고 잔 경험이 있다. 피부 온도 변화와 호흡 데이터는 성인의 경우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코골이를 심하게 하는 성인의 경우 수면 중 무호흡을 자주 겪을 수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올비는 영아에게 최적화된 알고리즘이지만 향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노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생명 활동을 관찰하는 기구의 필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후 20~60대를 청장년층을 위한 디바이스 개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SIDS증후군, 꾸준한 연구 . 관심 ‘필요’
국내의 낮은 인식 때문에 올비를 개발하고 출시하기까지 김 대표는 많은 난관을 겪었다. 특히, 아이의 생명과 직결된 웨어러블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출시에서 판매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먼저, SIDS증후군이라는 단어 자체가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했다. 연구 논문도 2010년도에 2건, 2012년도 1건, 2015년 2건, 2018년 1건으로 총 7개의 논문만이 검색됐다(대학교 도서관 전자자원 검색결과, DBpia 기준 4건;논문 수는 검색어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음). 특히 SIDS증후군 관련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연구 논문은 2018년 6월에 대한전자공학회 학술대회 학술지에서 처음 발표될 정도로 그 인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는 SIDS증후군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기준도 없는 실정입니다. 규제와 기준의 부재 때문에 해외에서는 의료기기 외 품목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국내에서는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아무래도 생명과 관계된 기기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의 도움을 받아 국내에 올비를 정식으로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아빠의 마음으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그 정성이 입법 기관인 국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중한 아이의 생명과 연관된 기기인 만큼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이나 소송의 위험도 감수해야 할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충분히 감수할만큼의 가치가 있는 제품이며 영아돌연사 빈도가 꾸준히 유지되는 국내에서도 꼭 필요한 것이 올비다”라고 책임감과 자신감을 보였다. 올비는 김 대표가 자신의 인생과 맞바꿔 ‘내 아이’를 위해 개발하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 아내는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아 탄생한 국내 최초의 영아돌연사 방지장치다. 김 대표 가족의 자신감과 책임감만큼 많은 아이가 올비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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