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트렌드
  • 김민주
  • 승인 2018.12.31 08:40
  • 호수 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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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생산성과 직원의 삶의 질을 올리는 기업문화
ⓒ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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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말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 즉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 일시적으로 성공하는 사람, 성공하고 그 성공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는 성품에 있다.” 잠시 성공했지만, 그것을 지속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탓하겠지만 사실은 자신의 성품 때문이기도 하다. 처음 성공했을 때 무리수를 둬 주위에 큰 손해를 끼치고 거만을 부려 시기심을 유발한다면 결국 그 성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최근 기업문화의 변화 트렌드

사람들로 이뤄진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일시적으로 성공할 수는 있지만, 그 성공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고객 이탈, 직원 이직, 신제품 개발 실패 등 여러 요인이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기업문화에 있다. 과로 근무,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문화, 재충전 기회 부족, 다양성 배려 부족, 인간 존중 부족, 직원 간 소통 부족, 여성 배려 부족, 실패 용인 부족은 조직 문화를 해쳐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로막는다.

반대로, 바람직한 기업문화는 조직 분위기를 활기차게 하고 일취월장 성장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직원을 피고용자로 보지 않고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하는 시각은 인권은 물론이고 업무 성과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직원들이 일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CEO로부터의 하향식이 아니라 직원 주도의 상향식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회사에서 소수자 배려를 하는 것은 다양성 증진과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창의적 성과를 위해 직원들의 실패를 용인하는 기업문화는 구성원의 자발적 몰입을 유도하는 데 결정적이다. 이처럼 기업문화를 개선하는 다양한 방법을 기업 사례로 알아보자.

 

팀워크를 위해 사람 존중과 협력을 중시하는 ‘플레시먼힐러드’

미국계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인 플레시먼힐러드(FleishmanHillard)는 팀워크를 매우 강조한다. 그래서 사람 존중과 협력을 기업문화의 중심에 놓고 있다. 이 회사에 첫 입사를 하는 직원들은 항상 까만 돌을 받는다. 그 돌에는 이 회사의 10가지 기업 철학이 새겨져 있다. 첫 번째에 ‘모든 개인을 존중하라(Respect for the individual)’, 두 번째에 ‘팀워크가 최우선이다(Teamwork is everything)’가 자리 잡고 있다.

이 회사 직원은 한 달에 한 번 오전 근무를 마치고서 팀원들이 다 같이 나가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야외에서 문화생활을 즐긴다. 플레시먼힐러드의 ‘아우팅(Outing) 제도’다. 또 매달 두 번씩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다. 여성 직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 회사는 이런 신축적인 제도로 큰 도움을 받는다. 안식월 제도도 있어서 3년을 근무하면 한 달간 유급 휴가를 받는다.

매년 연말이 되면 연말 파티를 하는데 팀워크를 가장 잘 보여준 직원을 선정해 ‘팀플레이어 어워드’를 시상한다. 이 상을 받는 직원은 나무로 된 노(Row)를 부상으로 받는데 상징성이 크다. 혼자 힘만으로는 노를 젓기가 어렵고 항상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플레시먼힐러드의 기업문화는 모두 개인존중과 팀워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직원들이 소소한 행복을 느끼도록 배려하는 ‘우아한 형제들’

‘배민을 쓰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배민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음식 배달업에서 배민은 유명하다. 사업 브랜드는 ‘배달의 민족’이지만 막상 회사 이름은 ‘우아한형제들’이다. 이 회사는 직원 복지를 전담하는 ‘피플팀’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이 일하는 과정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도록 직원 복지에 신경을 쓴다. 예를 들면 피플팀은 직원의 장모 생일을 미리 알아서 그 직원이 장모 생일에 일찍 퇴근하도록 부서장이 배려해준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복지정책 중 하나가 직원들이 원하는 책을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 점이다. 구성원이 책을 많이 사서 보도록 책값 무제한 지급 정책을 도입한 것이다. 회사 차원에서 도서 추천을 하지 않고 직원들이 알아서 책을 선택한다.

우아한형제들 회사는 직원들이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을 모아 ‘우아한 버킷 리스트’를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성취해 나간다. 직원들의 자율에 맡기도록 하되 지킬 원칙은 확실히 지키도록 한다.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를 정했는데 그 중 하나가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이다. 출근 시간을 확실히 지키자는 취지다.

 

사내 카페에 청각장애인을 고용하는 ‘한독약품’

한독약품의 사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다. 이 건물에서 제일 위층인 20층은 카페와 회의실로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사무실 공간이었는데 이 층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는 불만을 토로하자 아예 이 층을 카페와 회의실로 재단장했다.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해 가지고 와서 소파나 회의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나 회의를 하면 된다. 회사 구내식당은 그 전부터 있었지만, 직원들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외부의 커피숍으로 나가서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만 했다. 그래서 회사가 직원 편의를 위해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를 회사 건물 내에 직접 차린 것이다.

누가 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을까? 청각장애인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다. 이 직원들은 주문하는 사람들의 입 모양을 보고 어떤 커피를 몇 잔 원하는지를 금방 알아차린다. 여러 사람이 와서 주문하면 소리에 혼선이 와서 제대로 알아차리기가 힘들 때는 주문하는 사람들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종이에 적어서 주문한다.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은 대부분 회사 직원이고 카페 직원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

고객은 무엇보다도 이 카페의 커피 가격이 싸서 만족해한다. 카페 공간도 비좁지 않고 넉넉하고 조용해서 좋아한다. 더구나 각자 머그잔을 가지고 와서 주문하면 가격이 할인된다. 환경에도 좋고 가격할인도 받으니 좋다. 카페 직원이 느끼는 직무만족도도 높다. 외부의 일반 카페와는 달리 평일 근무 시간이 회사 근무 시간처럼 확실하고 주말에는 근무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패를 용인하는 ‘레고그룹’의 기업 문화

이런 선진적인 기업문화를 아주 일찍이 도입해 크게 성공한 기업이 있다. 바로 덴마크의 레고그룹이다. 올레 크리스티얀센이 목공소를 조그맣게 시작한 이후 1950년대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브릭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판매하면서 창의적인 장난감으로 주목을 받아 크게 도약했다. 1대 올레는 ‘최고만이 최선’을 슬로건을 내세우고 제품의 완벽성과 수평적 기업문화를 추구했다. 2대 고드프레드 시기에는 창의적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직원들의 실수에 관용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했다.

‘미스터 레고(Mr. Lego)’ 별명을 지녔던 고드프레드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그는 한 가지를 더 바랬다. 실수를 만회할 방안을 생각해 내는 것이다. 고드프레드에게 직원이 큰 사고가 났다고 말하면 고드프레드의 반응은 항상 같았다. “그럼 우린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사고가 난 이상 해당자를 질책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대책을 세워 문제를 해결하자는 진취적 사고방식이었다.

 

창의성을 북돋우는 ‘구글’과 ‘프로그레시브’의 기업문화

구글은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의 창의성을 북돋우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이 우리나라에 와서 구글의 혁신과 성과에 대해 강의했을 때다. 강의가 끝나고 질문 시간에 참석자가 구글의 이런 놀라운 성과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면서 특히 회사 대표로서 무엇에 가장 초점을 맞췄는지도 물어봤다. 에릭 슈밋 회장은 이렇게 답변했다. “특별히 한 것이 없다. 직원들이 회사에서 마음대로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충분히 제공했고, 직원들에게 그들이 마음대로 생각할 수 있도록 자유 시간을 충분히 줬을 뿐이다.”

미국에서 성장률과 수익성이 매우 높은 보험사로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Corp.)가 있다. 이 회사는 혁신적인 보험상품을 많이 만들기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조직원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놀라운 보험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기업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 회사의 CEO는 신진 화가들의 작품을 평소에 많이 수집했는데 이 미술품을 창고에 쌓아두기만 하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직원들에게 빌려주듯이 이 회사는 그림을 직원들에게 빌려줬다. 직원들은 자신의 사무실 벽에 빌린 그림을 걸어뒀는데 이는 틀에 박힌 사무실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작품이 질리면 그 작품을 반납하고 새 작품을 빌리면 된다. 이런 회사 분위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상상력과 창의력 덕분에 혁신적인 신상품들이 연달아 나왔다.

 

ⓒ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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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는 과연 우리의 기업문화를 바꿀까?

양이 질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그런 각도에서 보면 기업문화라는 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무시간이라는 양을 우선 바꾸는 것이 필수적이다. 때때로 업무의 양이 늘어 오래 근무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근무 시간이 항상 넘치면 직원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삶의 질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직원들이 모여 회사를 이루는 만큼 직원의 상시적인 과로는 회사 전체의 성과와 분위기에도 좋지 않다.

2017년 OECD 회원국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749시간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024시간이었다. 과거보다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6%나 높은 수준이다. 이런 격차를 더욱더 줄이기 위해 2018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안이 시행되고 있다. 이 중에 주당 법정근로시간이 기존의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크게 단축됐다. 2021년 7월 1일이 되면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후에 PC-OFF제 정시퇴근 장려, 9 to 6 근무가 늘어나고 있다. 직원이 근무시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거나 집중근무시간제를 시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아예 평일 중 하루를 쉬는 주 4일제를 도입하는 곳도 있다. 근무시간 단축은 직원의 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도와 직원의 행복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2016년부터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부작용도 많이 발생했지만 마침내 정착된 것처럼, 주 52시간 근무제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 본다. 우리가 선진국이 되는 데 중요한 시금석이 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도입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잘 정착돼 우리나라 기업문화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김민주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과정을 마친 뒤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다크 투어』 『레고, 상상력을 팔다』 『북유럽 이야기』 등 다수의 단행본을 출간하고 『깨진 유리창 법칙』 『폴트 라인』 등 해외 비즈니스·마케팅 도서를 번역했다. 현재는 마케팅 컨설팅사 ‘리드앤리더’ 대표와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객원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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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호 2019-01-04 14:45:56
성공하고 그 성공을 유지하는 사람, 성품이 중요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