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만 있다면 마케팅은 통한다
  • 박미경 기자
  • 승인 2018.11.19 09:14
  • 호수 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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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석 현대홈쇼핑 편성마케팅팀 선임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마케터가 있다. 현란한 마케팅보다 진심 마케팅을 선보이며 고객을 움직이고 있는 윤두석 현대홈쇼핑 편성마케팅팀 선임의 얘기다. 본지와는 두 번째 만남인데 일 년 새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또 괄목할만한 기획력으로 마케팅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현대홈쇼핑에는 ‘두석처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입사 8년 차지만 신입사원 못지않은 패기와 반짝반짝한 눈은 일을 정말 즐기면서 하는구나 싶었다. 꿈을 좇아 달렸더니 이제는 미래 마케터들의 꿈이 됐다. 윤두석 선임을 통해 마케터의 A to Z를 들어봤다.

윤두석 현대홈쇼핑 편성마케팅팀 선임 ⓒ박진환
윤두석 현대홈쇼핑 편성마케팅팀 선임 ⓒ박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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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현대홈쇼핑 마케팅팀은 편성마케팅팀으로 개편됐다. 편성마케팅팀에는 총 3개 파트가 있는데 상품을 편성하는 편성 파트, 상품에 맞춰 사은품을 기획하거나 프로모션을 고민하는 판촉 파트, 상품과 판촉 프로모션을 홍보하고 고객 마케팅을 진행하는 마케팅기획 파트가 있다. 윤두석 선임은 마케팅기획 파트를 이끄는 수장이다. 윤 선임은 “올해 제가 파트장이 됐다. 저는 아직 대리이고 선임이지만 믿고 파트장이라는 자리를 줬다. 이제는 리더로서 후배를 이끌고 주도적으로 마케터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기획 파트의 하루는 어떻게 시작될까. 다른 파트와는 달리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꼭 하는 게 있는데 바로 ‘신문 스크랩’이다. 홈쇼핑 이슈, 유통 등 업무 연관성이 높은 기사를 선별해 직접 오리고 붙여 복사한다. 복사본을 임직원들에게 전하고 메일링을 하고 나면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된다. 5명으로 구성된 마케팅기획 파트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담당 프로젝트 매니저의 주재하에 모든 구성원이 다 함께 업무를 진행한다.

윤두석 선임이 파트를 이끌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즐겁게 일하자’다. 마케팅기획 파트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워크숍’ 시간을 가진다. 워크숍이라고 하면 업무 성과나 향후 계획을 거창하게 발표해야 할 것 같지만 마케팅기획 파트 워크숍은 특별하다. 모임 공간을 빌려서 회의하고, 트렌드를 읽기 위한 박람회, 강연에 참석하기도 한다. 또 타 기업과의 교류와 미팅도 이뤄진다. 기발한 마케팅 아이디어가 이곳에서 탄생한다. 윤 선임은 “회사 안에 있으면 회의를 해도 집중이 안 되고, 언제 누가 찾을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감이 있다”며 “그런 부분을 인지한 임원들이 일과 시간 내 자유롭게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기획 파트는 한 달에 한 번씩 ‘워크숍’ 시간을 가진다. ⓒ박진환
마케팅기획 파트는 한 달에 한 번씩 ‘워크숍’ 시간을 가진다. ⓒ박진환

마케팅=마음을 움직이는 진심 담긴 노력
홈쇼핑을 찾는 고객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번 유입된 고객은 단골이 되지만 젊은 층 고객 잡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윤두석 선임이 주목했던 것도 이점이다. 그래서 두 가지 목표를 잡았다. 2030 고객을 유입하는 것을 중심적으로 하고 기존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자는 것이다. 올해도 마케팅기획 파트의 성과는 찬란하다. 단순 눈으로 보이는 것 외에도 잠재적 성과까지 고려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중점적으로 진행한 마케팅은 현홈포차, 영스타그램,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 등 세 가지다. 현홈포차는 오프라인 이벤트로 직접 고객을 만났다. 젊은 층이 가장 많이 찾는 홍대에서 음식점을 하루 대관했다. 현대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인기 식품 6종을 선택해 포차 메뉴로 바꿨다.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층을 공략해 균일가 4900원으로 제공하는 대신 현대홈쇼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결제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2030세대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대홈쇼핑 상품을 체험하고 주문과 결제까지 경험하면서 현홈포차는 큰 이슈가 됐다.


최근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가 된 방송이 있다. 바로 영스타그램이다. 영(Young)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들이 출연한 이 방송은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을 정도로 자랑하거나 소장하고 싶은 상품을 판매한다는 뜻이다. 윤두석 선임은 “2030세대가 채널을 보게 만들려면 유명 연예인 섭외와 핫한 상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스타그램 상품들은 일반 홈쇼핑에서 판매했던 상품과는 다르다. 최근 방송한 ‘청년떡집’은 SNS상에서 인기 있는 상품인데, 영스타그램에서 방송되면서 검색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에 올라 제대로 대박이 났다.

왼쪽부터 현홈포차, 영스타그램,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 ⓒ블로그 All about 윤두리우스
왼쪽부터 현홈포차, 영스타그램,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 ⓒ블로그 All about 윤두리우스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은 윤두석 선임에게 마케팅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윤 선임은 “주부 고객이 많다 보니 맘카페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당시 환경 관련 이슈가 화젯거리였고 아이스팩이 재활용이 안 된다는 글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작은 의견이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고객의 아이스팩을 회수해서 세척 후 다시 협력업체에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구조다. 이렇게 고객, 협력사, 홈쇼핑까지 ‘트리플 윈’을 가능케 했다. 매달 진행되는 아이스팩 캠페인은 특별한 홍보 품을 팔지 않아도 고객 참여가 늘고 있다. 10월 아이스팩 수거 신청은 6분 만에 2000건이 접수됐다. 윤두석 선임은 “홈쇼핑 채널을 방문한 단순 고객뿐만 아니라 기사, 경험 후기가 확산되면서 잠재적 고객까지 브랜드 경험을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삶의 도전이 마케터 역량 키웠다
홍보맨에서 마케터로 커리어를 확장한 윤두석 선임은 마케팅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갈증을 느꼈다.그렇게 현대백화점그룹 기업대학에 지원했고 배움의 열정으로 수석 졸업까지 했다. 그는 “업무와 병행해 힘들기도 했지만 전문적인 마케팅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라며 “탄력을 받아 영스타그램, 아이스팩 등을 기획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1년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윤두석 선임은 ‘대박 MD’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한 바 있다. 지금은 어떨까? 그는 마케터이자 영스타그램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상품을 찾고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 상품을 꾸준히 육성해야 하는 MD와 다른 점을 꼽자면 1달에 1번 1시간만 고민하면 된다는 것이다. 업체도 1시간만 하면 되니 부담이 적고 영스타그램 방송 이후의 매출에 대해선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한 달에 한 번이지만 다양한 상품군에 포커스를 맞춰 소싱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윤 선임은 “지금은 파트장 자리에서 마케팅 업무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싶다. 그리고 후배들 아이디어를 키워주는 역할을 하는 게 제 꿈”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제 자신을 직장인으로 한정 짓고 싶지 않다. 직업은 마케터지만 여행을 계획하는 가이드, 결혼을 준비하는 웨딩플래너가 되기도 한다”며 “마케터로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일과 후에 내 삶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덕분이다. 규정짓지 말고 새로운 것을 추진하다 보면 관심사도 많아지고 결국 업무까지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환
ⓒ박진환

 

[미니 인터뷰]

Q. 홈쇼핑 마케팅 직무를 맡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A. 저는 원래 PD 지망생이었어요. PD가 되고 싶어 준비하던 중에 유통업계에도 관심이 생겼죠. 유통과 방송이 결합한 시장이 뭐가 있을까 하고 고민해보니 홈쇼핑 PD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현대홈쇼핑에 입사지원서를 썼는데 바로 한 번에 합격이 됐어요. 근데 처음 발령받았던 업무는 홍보였어요. 홍보업무를 5년 정도 하다가 현대홈쇼핑 배송박스 아이디어를 내면서 새롭게 마케팅업무까지 하게 됐어요. 원래는 마케팅조직이 없었는데 이후 마케팅기획 파트라는 정식 명칭을 달면서 본격적으로 마케터로 활동하게 됐어요.

Q. 기발한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는가.
A. 저는 신문이라는 매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신문은 그날의 뜨끈한 뉴스로 채워진 하나의 작품이에요. 기자의 노력, 지면 디자인 등 편집 의도를 생각하면서 신문을 봐요. 월간 잡지와 트렌드 서적도 큰 도움이 되죠. 또 저희는 특별하게 매달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해요. 편안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내다보니 더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죠.

Q. 마케팅 업무의 고충이 있다면?
A. 회사는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데 마케팅은 비용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쓴 만큼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어요. 예상치 못한 저조한 매출이 나오면 약간의 심리적인 압박이 생기기도 해요. 최근 영스타그램에서는 업계 최초로 강연 형식의 교양 방송을 했어요. 교보문고와 함께 진행하는 ‘강연+홈쇼핑’ 결합 형태의 방송이었는데 이 방송을 기획했던 게 올해가 ‘책의 해’기도 하고 홈쇼핑에서도 책을 팔 수 있다는 편견을 깬 시도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시청률은 1등이었지만 구매까지는 연결이 어려웠어요. 매출이 50%도 안 나왔어요. 하지만 최초의 시도였고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위로하고 싶어요.

Q. 마케팅 업무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 방법이 있다면?
A. 여행을 많이 갔으면 좋겠어요. 여행지에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날 기회가 많아요. 해외에서는 한국 매장과 현지 매장의 차이점을 경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작은 일상을 기획하고 사소한 도전을 하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일상부터 기획하는 습관을 들여야지 더 큰 계획을 짜고 기업 마케팅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은 기획이 모여 큰 기획이 되는 거죠. 그리고 기록하는 것을 추천해요. 저는 지금 ‘All about 윤두리우스’라는 블로그를 운영한지 5년이 됐어요. 일상을 담고 결과물을 정리하다 보니 삶이 정리되고 추진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해요.

Q. 미래 마케터를 위한 조언이 있다면
A. 마케터에게는 3C가 필요해요. 첫 번째는 Communication이에요. 결국 모든 일은 협업이고 소통이 중요하죠. 협력사는 물론 회사 내부 다른 팀과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해요. 두 번째는 Creativity입니다. 새로운 마케팅을 기획해야 하기 때문에 늘 창의적인 생각이 요구되죠. 마지막으로 Confidence에요. 믿음을 가지고 밀어붙일 수 있는 추진력, 굉장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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