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모아컴퍼니(주) 고소영 대표
  • 오승민 기자
  • 승인 2018.09.12 10:19
  • 호수 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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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나는 그 섬에 가고 싶다.’
ⓒ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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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잇는 섬이 스마트폰이라면, 스마트폰을 위한 섬도 있다. 그린 . 화이트 . 핑크색 고속 무선충전기 ‘그라운드’와 무선 충전 제품인 ‘빌딩’, 그라운드에 붙이는 트레이 ‘가든’으로 소비자 가심비를 사로잡은 기업이 있다. 당신의 외로운 휴대전화를 위한 섬, 모바일아일랜드를 만든 모아컴퍼니다. 졸업 작품을 스타트업 기업으로 발전시킨 모아컴퍼니 대표 고소영을 만났다.

글 오승민 기자 smoh0527@gtl.co.kr | 사진 박진환

 

ⓒ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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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졸업작품, 세계를 놀라게 해

지난 2017년 9월 열린 세계 3대 국제 가전 박람회 I FA에서 졸업작품이자 스타트업 제품이 푸른눈의 외국인 바이어를 깜짝 놀라게 했다. 모바일아일랜드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능 때문이다. 기존 무선 충전기는 단 하나의 휴대전화만 올려놓을 수 있고, 모양도 원형으로 천편일률적이었다. 고소영 대표가 내놓은 그라운드는 네모난 모양의 국내 최초의 모듈형 시스템 충전기다.

“선을 꽂은 하나의 그라운드에 다른 그라운드를 붙일 수 있어요. 가장자리에 자석을 장착해 가까이 대면 ‘착’ 달라붙죠. 그라운드 3개와 가든 몇 개면 멀티탭과 지저분한 선 걱정 없이 휴대전화 세 개를 동시에 충전하면서 책상 위의 물건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다. 땅을 다지고 빌딩을 세우듯, 그라운드에 빌딩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전자 제품을 올려서 전원을 공급한다. 대표적인 빌딩은 블루투스 스피커, 미니 선풍기, 무드 조명 등이며 향후 대량 생산을 할 수 있게 되면 더 다양한 제품군을 마련할 계획이다.

 

매력 포인트, 기술력과 디자인의 만남

고소영 대표는 그렇다면 엔지니어일까? 천만의 말씀, 고 대표의 전공은 프로덕트 디자인이다. 모바일아일랜드의 기술력 뒤에 숨겨진 큰 매력은 뛰어난 디자인이다.

“기존 무선 충전기는 반드시 기기와 선을 하나씩 가지고 다녀야 했죠. 모바일아일랜드는 충전선 하나면 그라운드를 몇 개씩 연결할 수 있고, 그 위에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빌딩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모바일아일랜드는 미니멀리즘에 실용성을 담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확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고 대표의 말처럼 그라운드와 결합한 가든, 빌딩의 모습은 홍콩섬의 스카이라인이나 미래 도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모바일아일랜드가 수납과 정리 . 충전은 물론 인테리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IFA에참가한 기업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은 이유다.

고소영 대표가 처음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이디어를 구현할 기술이었다. 고 대표는 졸업작품전에 제품을 내놔야 했지만, 하드웨어에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고전했다. 결국 무선충전기를 디자인한 후 웹서핑을 통해 수소문한 종로 세운상가로 달려갔다.

“무모했죠. 세운상가가 정확히 어떤 곳인지도 잘 모르면서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어요. 성과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졸업작품을 보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을 돕는 투자프로젝트 크리에이티브스퀘어 2기 제안을 받았어요.”

고 대표는 크리에이티브스퀘어 2기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지원금 5000만원을 투자받았다. 혜택은 상금만이 아니었다. 삼성전자 전문 엔지니어의 멘토링을 통해 다소 미진했던 기술을 크게 보완할 수 있었다.

맨땅에 헤딩, 노력은 보상 받는다

사업을 하면 여유로운 삶과 자유로운 출퇴근을 상상한다. 스타트업은 그러나 고달프고 힘들다. 사무실, 직원 월급, 4대 보험 등 당장 첫 번째 조건인 사무실부터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학 동기와 선배 세 명과 함께하지만, 세상의 차가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때였다.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스타트업캠퍼스에 입주하게 됐다. 스타트업캠퍼스는 창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6개월에서 1년간 머무를 수 있도록 돕는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와디즈에서도 3200%라는 초과 목표를 달성했다.

“처음엔 겁이 났어요. 제품을 개발하면서 벌어지는 실수는 만회할 수 있잖아요. 소비자 손에 쥐어지면 되돌릴 수 없어요. 또 팔리지 않는 제품은 아무리 디자인 면에서 뛰어나도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결국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죠.”

고 대표의 고민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경우 제품의 제조와 공정을 한 업체에서 진행하지만, 고 대표는 모든 부품을 각각 생산했다. 무지에서 온 복잡한 과정이지만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고 동시에 높은 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몇몇 제조업체 대표는 사업을 처음 하는 고 대표와 함께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생산 공정을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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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에서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까지

“저희 제품은 모두 한 손에 쥘 수 있게 만들어졌어요. 원룸에 거주하는 사회 초년생이 박봉으로 살 수 있으면서 인테리어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제품을 꿈꿨어요. 요즘 유행하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모바일아일랜드의 시작점이자 목표입니다.”

고 대표의 꿈은 원대하다.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아무나 가질 수는 없는, 안목 높은 소비자를 잡고 싶다. 최종 목표는 방 하나를 통째로 모바일아일랜드 제품으로 꾸밀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군을 마련하는 것이다. 출장 기간 들렀던 모 브랜드 호텔은 그야말로 브랜드 마케팅의 천국이었다. 모든 호텔의 작은 용품까지 해당 브랜드의 제품만 사용한다.

“마케팅을 넘어 세뇌당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해당 제품들이 즐비했어요. 음악을 틀면 해당 매장에서 나오는 선곡 리스트 음악이 나올 정도니 마케팅의 끝을 본 기분이었어요. 결국 공간이 답이었던 거죠. 조금 더 욕심을 부리면, 현재 일본으로 대변되는 아시아 디자인 트렌드를 한국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어떤 해외 콘퍼런스나 전시회에 출품해도 ‘아시아 디자인은 한국의 정체성을 녹여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죠.”

 

스물여섯, 가장 예쁘고 반짝일 나이에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리는 고소영 대표는 당차고 다부졌다. 사진작가와 촬영을 진행하면서 활짝 웃을 때는 천진한 소녀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한 단어로 압축하면 ‘순수함’이다. 목표를 향한,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고 대표의 순수함을 듬뿍 담은 모바일아일랜드가 곧 진행 예정인 킥스타터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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