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도 SNS스타의 시대가 열리는가?
  • 박현태 기획위원
  • 승인 2018.08.30 09:25
  • 호수 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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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방송연구 : 홈쇼핑과 인플루언서

홈쇼핑 방송이 젊게 변신하면서 재미있어졌다. 다양한 상품에 대한 새로운 방송콘셉트와 실험적 시도 덕분에 ‘방송을 보는 즐거움’이 생겼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또한 그 ‘실험적 시도’ 중의 하나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를 홈쇼핑 방송에 등장시킨 것이다.

 

cj오쇼핑 '쇼크라이브'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분야는 이·미용 상품군이다. SNS에서 이·미용 제품을 소개하거나 시연하는 일명 ‘뷰티 크리에이터’들의 인기는 연예인 못지 않다.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인 ‘포니’의 경우 고정 구독자가 400만 명이 넘는 수준이니 영향력이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 화장품 브랜드부터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SNS스타와 콜라보레이션을 이룬 제품들 또한 속속 선보여지고 있다.

인기 유튜버와 홈쇼핑의 만남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되었다. 70대 노인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가 출연한 ‘막례쑈’를 그 시작으로 볼 수 있는데,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화장품을 소개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동영상 조회수 170만, 노출건수 570만을 기록했고, 관련 뷰티 상품의 20~30대 젊은 층 구매율도 평년 대비 20% 가량 늘었다. 박막례 할머니는 자신의 일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며 젊은 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는데 유튜브 채널 구독자 44만 명에, 조회수 200만을 넘기는 동영상이 여러 개 있으니 인플루언서임에 틀림없다.

식품 아이템, 이른바 ‘먹방’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CJ오쇼핑의 '굽네 치밥볶음밥' 방송에는 먹방 유튜버 '에드머'가 출연해 1시간 동안 1000세트를 판매했고, '이광기의 몬스터 떡볶이' 판매방송에서도 먹방 유튜버 '이설'이 출연해 2500세트 이상을 판매했다.

 

cj오쇼핑 방송 장면

홈쇼핑사 마다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데, CJ오쇼핑은 모바일 생방송 전용 채널인 ‘쇼크라이브’를 개국했고 SNS상에서 유명한 크리에이터들이 고객들의 쇼핑을 돕는 ‘쇼크’로 활약한다. ‘뻔펀한 가게’ 프로그램에서는 개그맨 출신인 유인석 쇼호스트가 진행을 맡고 인기 유튜버들이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한다

GS샵은 앱을 통해 모바일 생방송 ‘심야 라이브’를 진행하는데 늦은 밤 시간대에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매주 한두 가지 상품을 선보인다. 시청자 수는 평균 3만 명 이상이고 1시간 모바일 생방송을 통해 매출액 1억 원을 넘긴다고 하니 훌륭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롯데홈쇼핑은 모바일 생방송을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은 화장품과 패션상품을 선보였고, 아프리카TV 인기 BJ의 개인방송과 홈쇼핑을 융합한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 '쇼킹호스트'를 방송했다. 쇼킹호스트 첫 방송에는 인기 BJ '임다'가 출연했는데 판매상품 '블루투스 삼각대 셀카봉'은 생방송 중 매진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 또한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불금' 방송 '영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스타그램1회에서는 유명 래퍼 딘딘이 출연했고, 배우 이유리가 게스트로 출연해, '핑크 파자마 파티'라는 콘셉트로 예능형 토크쇼 스타일의 방송을 보여주기도 했다.

 

cj오쇼핑 '펀샵'
cj오쇼핑 '펀샵'

홈쇼핑사가 SNS스타들과의 협업을 시도하거나 모바일 방송에 적극적인 이유는 매우 명확하다. TV홈쇼핑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이후 홈쇼핑 성장세는 이미 하락을 나타내고 있고 최근 3년간은 연평균 3% 수준의 저성장 성적표를 받았다. 거실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고객이 점점 줄어들고, VOD 서비스와 모바일 등 원하는 콘텐츠만 찾아보는 경향이 커지다 보니 홈쇼핑사의 ‘선택과 집중’ 또한 모바일 영역에서 이뤄지게 된다. 하지만 인플루언서의 영입 자체만으로는 홈쇼핑 매출 성장세를 끌어올리기에 충분치 않다. 판매방송은 재미 요소와 신뢰감의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SNS스타들의 화법은 화려하고 재미있다. 어떤 사실이나 상황을 표현하는 말의 맛깔스러움이 있고 때로는 비속어나 심각하지 않은 욕설 등을 구사하면서 친근함과 속이 시원함을 주기도 하지만 상품에 대한 전문성이나 품격을 느끼기엔 부족하다. 인플루언서들의 출연이, 고객의 시선을 순간적으로 집중시키는 효과는 낼 수 있지만, 해당 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전달하거나 그 상품에 대한 오랜 히스토리 또는 유사 상품들과의 균형감 있는 비교 등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고객은, 재미있으면 보고, 필요하면 산다.

 

결국, 재미있다고 해서 무조건 구매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

SNS스타들이 진행하는 대부분의 상품이, 아직은 이미용 제품이나 식품에 국한되는 이유다.

홈쇼핑 방송을 시청하는 고객들에게 신선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숙제다. 물론 그에 앞서 더 좋은 상품을 찾아내고, 상품내용을 ‘즐겁게’ 전달하면서도 상품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을 살려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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