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윤의 선택, 이제는 브랜드가 된다
  • 박미경 기자
  • 승인 2018.09.11 09:21
  • 호수 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소윤 (주)이스트에스와이 대표, 1세대 쇼호스트에서 사업가가 되기까지

직업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선택에 대한 책임과 불확실성 속에서 엄청난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이스트에스와이 박소윤 대표는 개그우먼 10년, 홈쇼핑 쇼호스트 10년이라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제는 홈쇼핑 벤더사 대표로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여기까지 왔다. 한국 홈쇼핑 1세대 쇼호스트에서 이제는 쇼호스트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내놓는 그. 또다시 새로운 꿈을 말하며 반짝이던 그 눈을 잊을 수 없다.

ⓒ박진환
박소윤 (주)이스트에스와이 대표. ⓒ박진환

 

타고난 방송인, 홈쇼핑은 내 운명
한때 박소윤 대표를 두고 ‘수도꼭지’라 불렀다. 홈쇼핑 채널만 틀면 나온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쇼호스트, 물건을 잘 파는 쇼호스트하면 박소윤이었다. 많은 사람이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박소윤 대표의 시작은 개그맨이었다.


“저는 SBS 1기 개그맨 출신이에요. 제 동기로 윤정수, 김경식, 정선희 등이 있어요. 1992년부터 10년 동안 활동했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죠.” 예쁘장하다는 이유만으로 맡는 배역에 분명 한계는 있었다. 가족들이 가장 안타까워했던 부분이다. “제가 홈쇼핑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이탈리아에서 유학 생활을 한 언니의 적극적인 추천 덕분이었어요. 동생이 프로그램은 열심히 하는데 방송에서 크게 주목받지 않으니 많이 속상했겠죠. 당시 외국에서 떠오르는 직업인 쇼호스트를 먼저 접하고 소개해줬어요. 그렇게 우연한 기회로 90년대 홈쇼핑 인기 채널인 39쇼핑(현 CJ오쇼핑)에 들어갔지만 한 달 반 정도 일하고 나왔어요.”


공중파 방송에서 일하다가 홈쇼핑 방송 활동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연봉, 처우 등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상당했을 거다. 이후 그는 결혼하고 임신을 하게 됐다. 개그맨 생활을 다시 하면서 리포터, MC 활동도 병행했지만 좀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었다. 그때 떠오른 게 바로 쇼호스트였다.


“제가 만삭일 때 우리나라에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이 막 생겨날 무렵이었고 1기 쇼호스트를 뽑고 있었어요. 잠시나마 홈쇼핑을 맛보다 보니 계속 그쪽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만삭인 몸으로 시험을 보러 갔고 당당하게 합격했죠.” 그렇게 그녀는 현대홈쇼핑이 개국하자마자 쇼호스트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출산 후 두 달 만에 방송을 진행했고 붓기가 덜 빠진 몸을 가리고자 입은 앞치마가 그녀를 주방, 식품 분야 전문 쇼호스트로 성장하게 했다.

“저는 홈쇼핑에서 처음 일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온통 머릿속에 홈쇼핑에 대한 생각뿐이에요. 잠들기 직전까지 고민하죠.” 그렇게 돌고 돌아 다시 만난 홈쇼핑은 그의 인생이 됐다.

ⓒ박진환
ⓒ박진환

 

쇼호스트 출신 사업가 ‘홈쇼핑 완전 정복’
12년간 현대홈쇼핑의 대표 쇼호스트로 있으면서 박소윤 대표는 이른바 해볼 건 다해 봤다. 매해 최고 매출을 찍었고 부도 직전의 회사 상품을 홈쇼핑을 통해 모두 판매해 회사의 부도를 막았던 적도 수두룩하다. 쇼호스트로서 행복했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함께 깊어갔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쇼호스트의 끝에 대한 고민이 생겼어요. 그러면서 내가 제일 잘하고 잘 아는 홈쇼핑에서 오래 할 수 있는 무엇일까에 대한 갈증이 커진 거죠. 그리고 나처럼 이런 고민을 하는 많은 쇼호스트 길을 열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느 때처럼 방송을 준비하던 박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상품판매뿐 아니라 기획부터 출시까지 참여하게 됐다. 제품 공장을 섭외하고, 상품표지를 만들고, 구성을 짜는 일이 재밌더라는 거다. 이때 유통에 대한 매력에 빠지게 됐다. 그 좋은 직업을 과감하게 내던지고 2012년 사업가로 변신했다.


“내가 제일 잘 아는 게 홈쇼핑이라서 홈쇼핑 벤더사를 차리게 됐어요. 개인사업자로 책상 하나만 놓고 시작하다가 2015년 ‘이스트에스와이’로 회사명을 바꾸고 법인 설립을 했죠. 쇼호스트가 이런 벤더사를 차린 것은 제가 여성 1호에요. 저는 일반적인 벤더사와는 달리 제품을 직접 소싱하고 제 방송은 제가 출연한다는 강점이 있어요. 또한 오랜 방송 생활로 연예계에 아는 지인이 많기 때문에 게스트 섭외까지 가능하죠.”


박소윤 대표는 사업가로서도 괄목한 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역시는 역시다. 고객 눈높이에 맞춘 제품 콘셉트를 정하고, 쉽고 재밌게 불릴 수 있는 제품 네이밍도 직접 한다. “이제는 홈쇼핑 고객의 눈높이가 제 눈높이가 됐어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홈쇼핑 분야에서 일하는 게 유리할 때가 많아요.”


또한 많은 분야를 다루다 보니 수많은 상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지루할 틈이 없단다. 박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내 브랜드’를 갖는 거다. “지금까지는 다른 기업의 상품을 의뢰받아 홈쇼핑에 공급해왔다면 이제는 제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 위해 열심히 기획 중에요. 제 캐릭터인 ‘홈쇼핑 박여사’도 시각적으로 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죠.


새로운 길을 여는 것은 힘들다. 쇼호스트 출신 사업가로서 후배들을 위한 좋은 본보기로 남고 싶다는 그. ‘내가 잘 돼야 한다’는 사명감에 박소윤 대표는 오늘도 달리고 있다.

ⓒ박진환
ⓒ박진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