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모바일 전쟁
  • 남도연 기자
  • 승인 2018.08.01 09:03
  • 호수 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간홈쇼핑
ⓒ월간홈쇼핑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올해 초 이미 60%를 넘겼다. 홈쇼핑,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부터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E커머스 서비스 채널까지 모바일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모바일 쇼핑은 E커머스 다음의 신성장동력을 넘어서 유통 필수 채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쇼핑 업계 한 곳에서도 모바일 취급액이 TV홈쇼핑을 앞질렀다. 모바일 생방송 전용 프로그램도 개국하는 등 모바일 쇼핑의 영향력이 눈에 띈다. 홈쇼핑사는 모바일 환경 속에 살아가는 고객을 위해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을까? 승자 없는 모바일 전쟁이 이어지는 오늘, 홈쇼핑 모바일 강화 전략을 살펴본다.

 

30대가 이끌고 5060은 밀어주고

지난 5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9조544억원을 넘어서며 전월 대비 3.7% 상승했다. 그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5조6285억원으로 62.2%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33.8% 상승한 수치다. 홈쇼핑 업계에서도 모바일 시장의 성장이 뚜렷하게 눈에 보인다.

GS홈쇼핑의 경우 지난 1분기 전체 취급액 중 TV홈쇼핑 부문에 약간 못 미치던 모바일 부분 취급액 비중이 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4, 5월 월별 모바일 부문 취급액은 44%대를 차지하면서 41%대인 TV홈쇼핑 부문 취급액을 넘어섰다. 6월에도 같은 흐름을 유지하며 2분기 모바일 취급액은 TV홈쇼핑 취급액을 역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7월 5일 열린 롯데그룹 유통 부문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는 생존전략으로 ‘온라인 진출 전략’과 ‘모바일 온리 전략’을 꼽았다. 사장단 회의를 마친 롯데쇼핑 관계자는 “유통 부문의 향후 방향은 상품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서만 거래되는 모바일 온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초 모바일 관련 조직을 본부로 격상하고 관련 콘텐츠 개발에 본격 돌입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통 환경의 변화를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홈쇼핑 온라인 거래 중 모바일 거래 비중이 70%에 달한 영향이 컸다.

홈쇼핑 모바일 거래 상승의 주역은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20~40대 중 30대다. 쇼퍼테인먼트와 1인 미디어 방송 포맷의 시도 등 2030 유입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30대의 모바일 거래 비중 상승 요인이다.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능숙한 5060 엄지족의 증가도 30대가 주도하는 모바일 거래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스마트폰’이 전 소비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구매 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홈쇼핑, 결제수단에서 전용 생방송 채널까지

홈쇼핑에서 각종 혜택으로 자사 모바일 앱 다운과 구매를 유도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초기 모바일 앱은 적립금 등의 혜택과 회원등급제도로 고객의 이탈을 막기에 치중했다. 그러나 너도나도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할인, 적립, 쿠폰 등 프로모션을 끊임없이 시행하면서 혜택의 의미를 상실했다. 또 하나의 역할은, 집에 있는 전화기를 대체할 결제수단이었다. 집 밖에서도 홈쇼핑 채널을 이용한 소비가 일어나게 됐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모바일 환경에서도 TV홈쇼핑 방송을 시청 할 수 있게 했다.

오늘날 ‘모바일 홈쇼핑’의 개념은 이보다 훨씬 넓어졌다. 이제는 TV홈쇼핑 시청자를 자사 앱으로 유입시켜 묶어두기보다는 이미 모바일 세상에 상주하는 고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쌍방 소통형의 모바일 전용 생방송 프로그램이 속속 늘어나는 이유다. 모바일이 하나의 방송 채널로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방송 포맷, MCN 협업, 다양한 상품군 론칭, 방송 편성 확대 등을 시도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해 ‘심야라이브’와 ‘초대라이브’를 개국해 모바일 취급고를 끌어올렸다. CJ ENM에서 진행 중인 모바일 생방송은 ‘쇼크라이브’ ‘싸다고#’ 등 업계에서 가장 많은 5개다. 후발주자로 나서는 현대홈쇼핑은 자사 앱 ‘현대H몰’을 통해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 홈쇼핑 생중계 송출을 예고했다. MCN ‘스타일디’와 동영상 리뷰 콘텐츠 제공 계약도 체결했다. 롯데홈쇼핑은 워킹맘을 타깃으로 론칭한 ‘Mobile Shopping, Go!’의 편성을 주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중장년층의 유입을 겨냥해 상품군도 패션·뷰티에서 생활용품으로도 넓혔다.

 

모바일에서 만난 홈쇼핑과 인플루언서

리더스코스메틱은 지난 6월 29일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과 유튜브 채널에서 생방송으로 홈쇼핑을 진행했다. 상품을 현장에서 시연하며 장점을 어필하고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는 모습이 TV홈쇼핑과 매우 유사하다. 다른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라이브 방송도 마찬가지다. 1인 크리에이터가 이끄는 V커머스라 할지라도 구매전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홈쇼핑의 형태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진짜 홈쇼핑에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에 능한 홈쇼핑과 시청자와의 소통에 능한 1인 크리에이터가의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홈쇼핑사가 TV홈쇼핑 안팎으로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TV홈쇼핑 방송에 인플루언서가 등장하는 일은 보편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인플루언서가 진짜 빛을 발하는 곳은 따로 있다. 그들이 탄생하고, 자라고, 살아가는 곳, 스마트폰 화면 속이다. 인플루언서는 ‘구독자’라고 칭해지는 충성고객과 라이프스타일 공감대를 형성하고 취미와 취향을 공유하며 친밀감을 높인다. 이들과 협업해 만드는 영상 콘텐츠는 시청자의 참여도를 높일 뿐 아니라 홈쇼핑 방송과 비교해 트렌드와 이슈에 발맞추기에도 유리하다.

유명 BJ들을 앞세운 롯데홈쇼핑 ‘쇼킹호스트’ 방송에는 지난 6월 12일과 19일 월드컵을 겨냥해 먹방 유튜버 애드머가 치킨, 피자 등 야식을 판매했다. 이날 방송은 평소보다 네 배 높은 실시간 시청자 수와 톡 참여 수를 기록하는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롯데홈쇼핑은 뷰티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또 다른 모바일 생방송도 론칭할 계획이다. 모바일 쇼핑의 50%를 차지하는 2030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유명 인플루언서와 손잡고 영상 콘텐츠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현대홈쇼핑은 자사 앱뿐 아니라 인플루언서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서도 생방송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월간홈쇼핑
ⓒ월간홈쇼핑

맞장구 치게 하는 힘 ‘인플루언서’

‘모바일 강화 전략’에서 인플루언서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는 오늘날 고객 경로는 5A로 변화했다고 그의 저서 <마켓4.0>에서 소개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고객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인지-태도-행동-반복행동’이 아닌 ‘인지-호감-질문-행동-옹호’ 순으로 이어지는 5A(Aware-Appeal-Ask-Act-Advocate) 경로를 따른다는 것이다.

‘온라인(On-line)’이 주도하는 연결된 시대를 사는 고객은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도 자신을 둘러싼 커뮤니티의 영향을 받는다. 커뮤니티 내 ‘질문’과 ‘옹호’ 관계에서 나누는 대화 방향에 따라 가지고 있던 호감도의 변화가 결정된다. 소비자들은 이 단계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며, 얻어낸 정보에 확신을 얻어야만 구매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상품을 구매하고, 사용해보고, 사후 서비스를 받기까지 계속해서 브랜드와 상호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에 충성심을 갖게 되면 재구매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브랜드를 추천하는 행위를 보인다. 이 ‘추천하는 행위’가 바로 질문 단계에 있는 다른 소비자들 또한 행동(구매) 단계로 움직이게 하는 ‘옹호’다.

한 줄 상품평, 사진 후기 게시판 등 그들이 대화할 공간을 제공해야 하며, 다른 커뮤니티 또는 SNS 채널에서 주도적으로 의견을 형성할 인플루언서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인플루언서는 인플루언서다. 팔로워의 힘을 빌려 적은 노력으로도 멀리까지 이야기를 퍼뜨리는 그들의 능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 방송 플랫폼으로써 각 상품의 매출을 높이는 것이 홈쇼핑의 궁극적인 목적일 수는 있겠으나, 홈쇼핑사 브랜드 홍보 전략으로써의 인플루언서 역할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가령 편의점 반품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가정해보자. 자사 홈페이지에 크게 팝업창이나 배너를 올리는 것보다 인플루언서가 직접 편의점에 반품 택배를 접수하는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홍보에 더 효과적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당연히 숏폼 리뷰영상이나 브이로그와 같이 그들이 가장 잘 아는 형태의 콘텐츠일 것이다.

그들은 TV 밖 콘텐츠에서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 콘텐츠 시청자의 집중력이 높아지는 만큼 이해도가 높아지고, 재미를 느끼는 만큼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진다.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낳더라도 고객에게 인지부조화를 일으켜 ‘행동’에서 ‘옹호’ 단계로의 이동을 좀 더 수월하게 만들기도 한다.

 

응답하라 2018 모바일 홈쇼핑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콘텐츠를 중심으로 모바일 쇼핑경쟁이 심화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온라인 판매 채널의 증가로 끝없는 가격 출혈 경쟁이 이어지는 것도 현실이다. 이에 홈쇼핑사들은 모바일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차별화된 경험을주고자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GS홈쇼핑은 모바일 구매 상품의 빠른 배송을 위해 올해 완공을 목표로 군포 신물류센터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ARS나 상담원을 거치지 않고 카카오톡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톡주문 서비스’와 모바일로 배송 예상 시간을 확인하고 배송원과 통화도 할 수 있는 ‘라이브배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TV홈쇼핑 사업의 콘텐츠와 서비스도 모바일과 결합해 고객과의 소통 능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복잡한 모바일 쇼핑 환경에서 편의를 제공하고 고객과의 거리를 가까이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소비자 구매행동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AIDMA에서 AISAS로 변모했다. 주목(Attention)-흥미(Interest)-검색(Search)-Action(행동)-Share(공유)로 이어지는 AISAS 모델은 검색과 공유에 능한 ‘네티즌’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구매 과정이다.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검색 단계를 ‘요청(Request)’이 대체할 것으로 전망한다. 소비자들이 AI 기반 서비스를 접하며 대화형 채팅과 음성명령에도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도 잇따라 AI 기반 챗봇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IOT 시장이 커지면서 음성인식 스피커와 협업하는 사례도 늘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홈쇼핑은 이미 첫 발을 디뎠다. 올해 초 AI 기반 챗봇 서비스 ‘샬롯’을 오픈해 일상 대화체로도 1:1 상담이 가능하게 했다. 방송 알림 서비스 신청과 주문, 결제, 취소, 환불 등에 대한 질문에도 대응한다. 나아가 음성쇼핑, 상품추천, CS 처리까지 서비스 수준을 고도화 시킬 예정이다.

 

신 경쟁구도, 롤모델과 라이벌 그 사이

국내 모바일 커머스 시장은 아마존, 알리바바 등 1등 기업이 버티고 있는 해외 시장과 달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선발 주자가 곧 선두주자는 아닌 복잡한 상황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와 e커머스 업계가 동시다발적으로 모바일 강화에 사활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의 힘을 빌려 점차 모바일로 세력을 확장한 홈쇼핑사들은 점차 콘텐츠 기획력, 모바일 쇼핑환경 개선, 신기술 도입,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 개발 등 각자만의 경쟁력으로 기틀을 잡는 모양새다.

따르거나 따라잡거나. 대형 홈쇼핑사들이 앞장서 ‘모바일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내세운 만큼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가는 모바일 홈쇼핑 시장에서의 신 경쟁 구도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