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커머스 : 전쟁의 서막
  • 남도연 기자
  • 승인 2018.06.25 13:11
  • 호수 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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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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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시청형태나 선호 결제방식에 따라 시장은 e커머스, T커머스 등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지만,그 핵심은 결국 상품과 상품을 돋보이게 할 콘텐츠다. e커머스 강화와 함께 ‘미디어 커머스’ 또한 무점포 형태인 TV홈쇼핑이 놓쳐서는 안 될 시장의 흐름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크로스 오버 쇼퍼들과 기존 온라인 쇼퍼들을 사로잡기 위해 서둘러 뛰어 들었지만 한 발 늦었다. 설상가상으로 먼저 미디어 커머스를 시도한 오프라인 유통사와 온라인 유통채널 모두 강력한 경쟁자로 버티고 선 상황이다. V커머스로 시작해 이 길을 직접 닦아 오다시피 한 1인 미디어와의 경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홈쇼핑의 새로운 도전, 미디어 커머스. 그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콘텐츠와 커머스의 융합 시너지 ‘미디어 커머스’

CJ오쇼핑과 CJ E&M이 합병법인 ‘CJ ENM’ 출범을 앞두고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기존 커머스 이용고객과 채널 시청자에게 프리미엄 콘텐츠와 차별화된 커머스 경험을 제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콘텐츠 커머스라는 표현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비디오 커머스(V커머스)’를 포함한 ‘미디어 커머스’를 떠올려보면 익숙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출발한 개념인 것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 담벼락의 광고영상을 떠올려 보자. 거리 인터뷰나 상품 사용 전 후 비교, 일반인의 사용 후기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결국은 ‘제품 추천’이 목적이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 채널에 업로드 되는 영상에 제품 홈페이지나 오픈 마켓 주소를 연결하는 형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V커머스 방식이다. 해외 온라인몰의 경우, 피팅모델의 사진뿐 아니라 워킹 영상 및 콘셉트 비디오를 함께 업로드하는 ‘아소스닷컴(ASOS.COM)’이나 제품 설명을 영상으로 올려주는 ‘타겟닷컴(TARGET.COM)’도 V커머스를 시행한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홈쇼핑 모바일 앱에서 1인 크리에이터의 상품 사용설명 영상을 시청하는 도중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결제 페이지로 이동하는 것도 V커머스다. 글과 사진 중심의 상품설명을 보완하기 위한 영상 자료에서 출발한 V커머스는 또다른 경쟁력을 갖기 위해 TV 예능프로그램과 1인 미디어 형식 등을 차용하며 더 넓은 의미인 ‘미디어 커머스’로 발전했다.

계속해서 콘텐츠가 진화하는 ‘미디어 커머스’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서울산업진흥원에서는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를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인터넷이나 모바일 광고 기반 플랫폼에 배포하는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개인 창작자 또는 창작자 그룹’이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미디어 콘텐츠란 IT를 기반으로 하는 매체에 배포하기 위한 방송 콘텐츠이며, 이를 통한 전자 상거래 마케팅을 ‘미디어 커머스’라고 요약할 수 있다. 상품을 위해 제작된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사면초가, 이미 시작된 콘텐츠 전쟁

소셜 미디어 채널과 라이브 방송 플랫폼을 중심으로 수익 모델이 자리잡기 시작한 V커머스는 원래 스타트업 전쟁터였다. 그러나 미디어 커머스가 차츰 새로운 경쟁력으로 주목받으며 새로 발을 담그는 대기업이 늘었다. V커머스 전략이 단순한 바이럴 효과를 넘어서 상품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효과와 보다 높은 구매전환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TV보다 인터넷에서 더 많은 콘텐츠가 소비되는 오늘날,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선택지다. 그 결과 새로운 유형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모바일 커머스 역량을 성장시키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경쟁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 필두에 1인 크리에이터와 MCN이 있다. 이들은 1인 미디어 특유의 참여형 영상 콘텐츠를 무기로 이용자 간의 공유가 활발히 일어나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십분 활용했다. 그러나 필수불가결의 마케팅 툴로 여겨지던 소셜 미디어도 콘텐츠의 유통 플랫폼이나 광고 매체 수준에 머무르지 만은 않았다. 영상 시청 도중 브랜드 자사 페이지로 이동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확실한 비즈니스 툴을 제공하며 미디어 커머스 사업에 발을 디뎠다.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몰 또한 미디어 커머스 전략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에 ‘쇼알(쇼핑의 정보, 팁을 알려 드립니다)’이라는 이름으로 자체 제작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티몬은 자사 앱에 모바일 생방송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올해 5월 22일에는 라이브 퀴즈쇼 트렌드를 따라 ‘몬스터 퀴즈쇼’를 론칭했다. 2016년 위메프는 일찍이 패션·뷰티MCN 레페리 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패션 비디오 커머스를 제작하기도 했다.

레페리의 경우처럼 1인 크리에이터가 라이브 방송 플랫폼이나 영상 플랫폼을 벗어나 미디어 커머스를 시행하는 것은 이제 1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MCN 수익 모델의 한 형태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MCN은 전자 상거래와 무관한 온라인사업자의 미디어 커머스 진출을 돕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최근 피키캐스트는 마켓7과 콘텐츠 제휴 협약을 맺었다. 피키캐스트는 1년 간 마켓7 서비스를 이용해 미디어 커머스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모바일 앱과 페이스북 페이지 등 자체 채널을 통해서도 유통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유통사는 e커머스 역량 강화에 힘쓰는 만큼 미디어 커머스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SSG닷컴’으로 신세계 백화점과 온라인몰을 통합해 운영중인 이마트는 이미 30초 영상 레시피와 생활 팁을 담은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제철과일 레시피와 롯데마트 HMR PB ‘요리하다’를 활용한 조리 영상, 롯데백화점 패션·뷰티 관련 콘텐츠 등을 제작해 공유한다.

국내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여성의류 브랜드와 DDP 패션몰 업체들은 미디어 커머스를 활용해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알리바바가 2016년 론칭한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 쯔보’를 통해서다. 타오바오 쯔보는 1인 라이브 방송과 e커머스를 결합한 미디어 커머스 서비스로 채팅창을 이용해 시청자와 소통하며 생방송 중 주문과 결제가 한 번에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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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과 한 배를 탄 홈쇼핑?

홈쇼핑도 변화하는 TV 시청형태와 낮아지는 시청률에 새로운 돌파구로 e커머스와 모바일 강화에 주력하면서, 미디어 커머스 또한 놓쳐선 안 될 신사업 전략으로 꼽기 시작했다. 앞서 소개한 미디어 커머스 진출 사례를 떠올려 보면 오히려 더 많은 경쟁자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엄습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 커머스 시장 후발주자인 홈쇼핑사들은 이 사면초가의 전쟁터에서 MCN을 아군으로 포섭하기 시작했다.

현재로서는, 유통 채널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는 MCN과 새로운 시청자 유입을 위한 온라인 콘텐츠가 필요한 홈쇼핑사의 윈윈 전략으로 비춰진다. 홈쇼핑사는 수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1인 크리에이터를 전면에 내세울 경우 그 인지도와 호감도에 편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당 전문분야에 대한 신뢰도를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신뢰도로 연결 짓기도 쉬워진다.

CJ오쇼핑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 있는 1인 크리에이터들이 활약하는 모바일 앱전용 생방송 채널 ‘쇼크라이브’를 개국했다. GS샵은 페이스북 방송 ‘오아빠의 고민 라이브’를 진행해 온 개그맨 오종철의 노하우를 살려 라이브 채팅 방송 ‘레알뷰티쇼’를 운영했다. 소셜 미디어 전용 생방송으로 GS샵 대표 뷰티 MD들과 함께 생생한 제품 뒷 이야기를 풀어내며 고객과 소통했다.

쇼호스트가 게스트와 함께 예능처럼 꾸려가는 홈쇼핑 방송도 등장했다. 롯데홈쇼핑이 모바일 앱에서 3040 워킹맘 겨냥해 선보인 ‘모바일 쇼핑 GO, MSG’가 그 예다. 특히 1인 미디어처럼 생방송 중 채팅창을 이용해 소비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홈쇼핑 방송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다.

K쇼핑은 예능형 커머스 ‘쇼핑극장 SHOW-K’ 등 쇼퍼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한다. 올해 6월 진행된 쇼호스트 공개오디션에 앞서 MCN 커머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약할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시도로 보였던 1인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의 활용은 T커머스와 홈쇼핑 모바일 앱 라이브 방송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T커머스 채널 전체취급고는 2016년 9980억원에서 2017년에는 전년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해 1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콘텐츠’가 답이다

그러나 상품을 인기 쇼호스트만 믿고 론칭할 수 없듯이 1인 크리에이터를 비롯한 MCN만 믿고 미디어 커머스를 밀어붙일 수도 없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활용하는 MCN은 ‘광고’, 상품 유통 플랫폼인 온라인몰은 ‘판매’로 각자 수익 모델이 다르다. 모든 미디어 커머스에서 볼 수 있는 MCN의 방송 형식과 유명인의 얼굴을 빌려오는 것만으로는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쌍방향 소통도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즉각적이고 정확한 정보 공유를 원하는 오늘날 소비자들에게는 당연한 요구사항이다.

이젠 미디어 커머스를 TV홈쇼핑에서 시도하기보다 모바일 기기 및 어플리케이션 환경에 맞춰 고민해야 한다. 올해 3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8조9854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0.1% 증가했으며 그중 모바일 결제는 5조4082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31.4%가 증가했다. 홈쇼핑 시장의온라인 취급고 비중도 전체의 5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자사 온라인 채널 유입 고객을 늘리기 위한 프리미엄 콘텐츠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자사 채널을 찾는 소비자가 일정 수준 이상 된다면 더 이상 소셜 미디어 광고 페이지나 라이브 방송 플랫폼에서 미디어 커머스를 시행하기 위한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도 없어진다. 불필요한 수수료를 줄이면 수익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대부분 뷰티, 리빙, 식품 등 비교적 저가의 저관여 제품에 한정되는 모바일 미디어 커머스의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덩달아 자신 있는 특정 분야에 한정해 전문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버티컬(Vertical) 마케팅 전략’이 중요해진다. CJ오쇼핑은 아이디어 상품을 소개하는 ‘펀샵’을 인수해 해당 카테고리 선점에 나섰다. CJ몰 모바일 앱에서는 유튜버 영국남자 조쉬와 올리가 펀샵의 독특한 상품을 소개하는 ‘Jolly TV’를 진행했다.

PB 상품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다. 롯데홈쇼핑은 ‘막례쑈’를 통해 롯데 단독 뷰티 상품을 소개하며 단기간에 동영상 조회수 170만회, 노출건수 570만건을 돌파했다. 관련 뷰티 상품의 2030 구매율도 평년 대비 20% 가량 신장하며 새로운 고객층을 성공적으로 흡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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