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공공예술, 안양예술공원
  • 남도연 기자
  • 승인 2018.05.11 09:34
  • 호수 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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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에서 김중업건축박물관 특별전까지
ⓒ월간홈쇼핑

흔히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전시되는 작품을 가리켜 공공예술(Public Art)이라 한다. 최근 공공예술은 ‘장소’의 의미가 더 확장되어 그곳의 사회적·문화적·정치적 소통 공간으로 간주하고 그 의미를 담은 작품으로 지역공동체와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그 크기는 클 수도 작을 수도 있고, 높은 건물일 수도 발아래의 포장길일 수도 있다. 형태는 추상적일 수도 사실적일 수도 있고 주조나 조각, 건축, 조립, 회화 등 어떤 방식으로든 만들어낼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공공예술협회(aPA)는 ‘공공 예술을 구별하는 것은 그 작품이 만들어지는 방식, 위치하는 곳, 의미하는 것들 간의 특별한 연관성’이라고 설명한다. 흠, 이름은 ‘공공’인데 대중이 완벽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어려운 걸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이번 봄나들이는 안양예술공원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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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하는 공공예술, 안양파빌리온

2005년, 첫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의 일환으로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루 시자’에게 의뢰해 완성된 ‘안양파빌리온’은 그 자체로 하나의 조형예술작품이다. 그 속은 관람객이 참여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공공예술작품으로 채워져 전시관이자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파빌리온’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2000여 권의 예술 서적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무문관(최정화 作)’의 문을 열어 책 한 권 집어 들고 안양천 일대의 바위를 모티브로 한 ‘돌베개 정원(크리스티나 김 作)’에 눕거나 원형 쉼터인 ‘오아시스(신혜원 作)’에 앉아 쉬어갈 수 있는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전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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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미술관, 안양예술공원

안양예술공원은 서울 근교의 휴양지로 전성기를 누렸던 안양유원지에 새로 붙여진 이름이다. 2005년 개최된 1회 APAP는 삼성산과 어우러지는 작품을 의뢰했고, 작가들이 안양의 지리적·문화적·역사적 배경 위에 상상력을 펼쳐 완성한 공공예술작품들이 하나둘 설치되어 지금의 안양예술공원을 만들었다. 둘레길을 따라 그늘을 내어주고 쉬어갈 벤치가 되어주기도 하는 야외조각과 건축물 등 60여 개 작품이 각자의 이야기를 안고 기다리고 있다. 도슨트와 함께하는 ‘한낮투어’를 신청하면 안내도엔 없는 작품 이야기와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더해 더욱 풍성하고 색다른 공원 산책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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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전시관으로, 김중업건축박물관

안양예술공원 초입, 너른 잔디밭에 둘러 서 있는 빨간 벽돌 건물이 눈에 띈다. 이 건물들은 1957년, 김중업이 한국에 귀국한 다음 해 설계를 의뢰받았던 유유산업의 공장 건물로, 외관을 그대로 유지한 채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인 그의 박물관이 되었다. 밖으로 튀어나온 기둥과 외벽에 붙은 조각작품들이 평면에 새로운 재미를 더하는 이 독특한 건물들은 당시 서구 근대건축 요소가 녹아있는 김중업의 초기 작품 세계가 잘 드러난다. 현재 안양시 이름의 유래가 된 ‘안양사’의 터이기도 한 이곳에는 근대 건축의 거장 김중업의 건축박물관 맞은편에 안양의 뿌리를 알 수 있는 안양박물관도 같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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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업, 파리에서 다시 한국까지

특별전시관에서는 김중업 작고 30주기를 기념해 ‘김중업, 르 코르뷔지에를 만나다’ 특별전을 열고 있다. 김중업은 파리로 건너가 3년간 르 코르뷔지에의 아뜰리에에서 일하며 ‘필로티(Pilotis)’의 본래 의도와 건축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 ‘모듈러 이론’, 현대식 아파트의 모태이자 세계 최초의 아파트라고 할 수 있는 ‘유니테 다비타시옹’ 등 그의 설계와 건축 모델을 보고 배웠고, 함께 만들어 갔다. 이 전시는 파리의 르 코르뷔지에 아틀리에에서 시작해 인도를 거쳐 다시 한국으로 이어지는 김중업의 건축 여정을 따라, 모든 건축가의 교과서가 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철학부터 김중업의 건축세계를 자세히 펼쳐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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