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가구 1000만 시대? 펫팸족을 잡아라!
  • 남도연 기자
  • 승인 2018.02.28 10:23
  • 호수 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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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산업으로 다각화 나서는 대기업들
국내 펫산업, 펫팸족의 수입의존도 낮추는 것이 숙제

반려동물과 관련된 생산과 소비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뜻하는 ‘Pet’과 ‘Economy’가 합쳐진 ‘펫코노미’라는경 제용어가 등장했다. 여기에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의 영향으로 국내 펫산업이 급성장의 물살을 탔다. 애견유치원, 펫택시, 장례 서비스 등 펫산업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선진국형 펫산업의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성장 속도도 빠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규모는 2012년 9000억원에서 2015년엔 두 배 증가한 1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2016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산업 시장이 2조 2900억원이라고 밝혔다. 2020년에는 펫산업이 5조 8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관련 업계는 반려동물 가구 1000만 시대를 외치며 펫팸족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잇따르는 대기업의 펫산업 진출, 이젠 중소시장 아니다

최근 들어 중소기업과 영세업자들의 시장으로 여겨지던 펫산업에 뛰어드는 대기업들이 급격히 늘었다. 관련 펫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미래산업,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등 전망이 좋고,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성장세에 올라있는 시장에 기업의 기존 생산기반과 유통망을 활용해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 인더스트리는 반려견 패션브랜드 ‘다솜’과 ‘페넥트’를 론칭했고, 신라면세점은 국내 업계 최초로 인터넷 면세점을 통해 ‘스니프’ ‘코즈모유닛’ 등 반려동물용품 브랜드를 출시했다. 생활용품 기업도 펫산업에 적극적이다. 앞서 LG생활건강은 반려동물 위생용품 브랜드 ‘시리우스’를, 애경은 국내 반려동물 전문기업 ‘이리온’과 MOU를 체결해 ‘휘슬’을 선보였다.

펫팸족을 위한 이색 상품들도 눈에 띈다. 기아자동차는 신형 레이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커스터마이징 패키지인 ‘튜온 펫’을 선보였다. 이동식 케이지, 카펜스 등 반려동물과 함께 탄 상황을 대비한 편의사양을 갖추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집에 혼자 있는 반려동물을 보살펴주는 ‘반려동물 IOT’ 서비스를 개시했다. 위닉스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공기청정기 ‘위닉스 펫’을 출시한 데 이어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을 올해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홈쇼핑사, 온라인몰에 자체 브랜드 출범하기도

온라인몰도 펫팸족 모시기에 분주하다. 대부분 '생활' '취미' '문화' 부문 하위에 속하던 반려동물 상품 카테고리는 메인으로 올라왔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전용 쇼핑 카테고리인 ‘펫윈도’를 신설했고 G마켓은 반려동물용품 상설관인 더펫샵을 운영한다. 티몬과 쿠팡은 자체브랜드를 통해 펫푸드, 배변패드, 고양이 모래 등 PB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홈쇼핑에서도 펫상품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 GS홈쇼핑은 지난해 4월 반려동물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모바일과 온라인몰의 반려동물 카테고리도 메인으로 올렸다. TV홈쇼핑에서도 반려동물 카테고리를 신설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에 판매한 ‘바두기 펫드라이룸’은 매출 3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해 7월 LG생활건강의 ‘시리우스 월’ 애견 사료 방송은 1억여 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롯데홈쇼핑은 온라인몰에 반려동물용품 및 서비스 전문관인 ‘코코야(COCOYA)’를 별도로 마련했다. CJ오쇼핑의 CJ몰은 1월 26일 반려동물 전문몰 ‘올펫클럽(ALL PET CLUB)을 열었다. 용품 판매뿐 아니라 의료, 교육, 호텔 등 다양한 서비스로 수입원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전문관에서는 반려동물을 ‘우리 아이’로 칭해 펫팸족의 공감을 이끌어 내면서 눈높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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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펫산업 터줏대감 ‘펫푸드(Pet Food)’ 시장도 변화

다양한 산업에서 펫코노미 바람이 불고 있지만 가장 큰 시장은 단연 반려동물 식품이다. 국내 펫푸드 시장은 6000억원으로 간식을 제외한 사료 부문만 4000억원 규모다.

더불어 ‘펫푸드’로 통용되는 사료과 간식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음식’이라는 카테고리로 고급화되었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아이’ 입맛과 건강을 생각해 유기농·프리미엄 사료를 찾는 펫팸족은 더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월 지출 중 40%가 사료와 간식 등 먹거리 비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국내 식품회사들도 펫팸족을 겨냥한 상품을 줄지어 내놓고 있다. 하림의 자회사 ‘하림펫푸드’는 ‘100% 휴먼그레이드’를 표방한 펫푸드 ‘더리얼’을 선보였다. 서울우유는 반려동물 전용 우유인 ‘아이펫밀크’를, KGC인삼공사는 홍삼 성분을 넣은 반려견 사료 브랜드 ‘지니펫’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 풀무원, 사조산업, 동원F&B도 반려동물용 사료 및 간식 분야에 진출해있다.

 

조사기관마다 다른 펫산업 규모 예측이 과잉경쟁 부른다?

중소상인으로 형성된 영세시장이었던 만큼 대기업을 향한 유통공룡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자료 부풀리기로 인한 시장 과다 진출과 과잉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통계와 특정 이익단체가 내놓는 민간통계 결과의 차이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김성일 한국펫산업수출협회 회장은 스카이 데일리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정부 통계에 비해 민간 통계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를 크게 과장하는 측면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반려동물 시장이 시장규모에 비해 많은 참여자가 뛰어들어 필요 이상의 경쟁을 일으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펫산업 진출은 중소상인 생존권을 위협하는 ‘영세상인 죽이기’라며 대기업 횡포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반려동물협회는 대기업의 공격적인 진출로 중소 상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전국적으로 ‘롯데 펫산업 진출반대 릴레이 집회’를 열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은 반려동물 산업 자체를 키우기 위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상생 노력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진출이 오히려 시장 확대를 불러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내 펫산업 성장의 열쇠, 소비자 수입의존도 낮춰야

수입의존도와 해외상품에 대한 선호도, 충성도가 높은 현재 상황에서는 국내 기업의 경쟁이 한편으로는 반가운 소식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2011~2016년 동안 사료 수입물량은 25만 6458톤으로 같은 기간 수출물량(3만 5368톤)의 7.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수입이 수출보다 약 10.1배 더 많았다.

이에 지난해 ‘국내 펫코노미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반려동물용품 및 사료 등과 관련하여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품의 점유율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내 기업들이 사료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중저가품 위주로 생산·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펫용품·사료산업은 펫 시장에서 절반 이상(53%)을 차지하는 규모다. 그러나 국내 펫용품 시장은 미국, 일본 등의 고가 수입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저가 중국산 제품 비중도 높다. 사료산업은 60%가 고가의 유기농•프리미엄사료 등 수입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펫푸드시장의 70%를 네슬레 퓨리나, 시저, 로얄캐닌 등 외국 브랜드가 점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내기업, 펫팸족 니즈와 눈높이 모두 맞춰야 할 때

국산 용품의 시장 확대와 고부가가치화를 위해서는 해외상품에 익숙한 펫팸족의 니즈에 맞는 품질 경쟁력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국내 제조 및 유통기업은 ‘유기농 사료 인증제’를 활용하는 등 국내생산 반려동물용품의 수준과 신뢰도를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국내 펫팸족 사이에서도 반려동물 문화가 오래된 미국과 일본 못지 않은 선진 반려견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변화를 상품과 서비스군 확대로만 연결해서 반려동물 가구의 소비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이젠 국내 펫산업에도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펫팸족’이 공감할 수 있는 섬세한 감성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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