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티’, 나를 위한 가치소비 대세
  • 남도연 기자
  • 승인 2018.02.13 09:22
  • 호수 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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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시장과 마케팅 변화 이끄는 ‘영포티’
가치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홈쇼핑은 ‘고급화’ 바람
ⓒSBS '미운 우리 새끼'
ⓒSBS '미운 우리 새끼'

20세기에 1970~1974년생들은 ‘X세대’ ‘2차 베이비붐 세대’로 불렸다. 21세기는 이들에게 새로운 이름표를 붙여줬다. ‘영포티(Young 40)’ 세대. 말 그대로 젊게 사는 40대로, 세련된 패션 감각을 유지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을 가꾸는데 적극적인 이 세대는 특히 패션, 뷰티 제품에 관심과 지출이 많다. 이외에도 IT기기, 캠핑, 키덜트 등 다양한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을 섭렵하며 소비시장의 흐름을 이끌었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빠르게 트렌드를 쫓으며 ‘한국 역사상 가장 젊은 40대’라 불린다.

 

소비시장, 영포티를 잡아라

한해 반짝하는 현상이 아니었다. 영포티의 강세는 2017년에도 이어졌다. 이들의 소비력은 곧 불황의 돌파구가 됐고 다 양한 분야에서 영포티를 앞세워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40대가 소비시장의 주축이 되자 2030을 겨냥하던 게임, 피규어, 프라모델 등의 키덜트 산업은 3040까지 타깃층이 넓어졌다. 캠핑, 해외여행 등 레저·여가산업에선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들이 거침없이 쏟아졌다. 영포티 연예인들의 영향도 컸다. 도라에몽 덕후 ‘심형탁’, JTBC 여행 리얼리티 ‘뭉쳐야 뜬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등 인기 대중문화 콘텐츠와 맞물려 더욱 시너지를 냈다.

'크로커다일레이디' 루비라인 화보 ⓒ형지
'크로커다일레이디' 루비라인 화보 ⓒ패션그룹형지

의류 업체들은 영포티를 겨냥한 제품군을 확대하고 그들이 공감할만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 정장부터 스포츠, 잡화까지 중후한 스타일은 버리고 세련된 디자인을 갖춰 ‘캐주얼’해졌다. 2016년 ‘굿맨을 굿맨답게’ 캠페인을 통해 영포티 감성을 자극한 세정 ‘웰메이드’는 2017년 에도 캠페인 메시지를 이어가며 영포티를 공략하고자 했다. 패션그룹형지의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는 자신을 가꾸는 데 열정적인 40대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해 젊은 감성을 무기로 하는 ‘루비라인’을 론칭했다.

 

시장변화 불러온 ‘가치소비’ 트렌드

유통업계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었던 데에는 영포티 세대의 ‘소비형태’ 변화도 한몫했다. 바로 ‘가치소비’다. 안정적인 경제적 여건을 갖춘 이 세대는 가성비를 따지기보다 자신의 행복과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상품에 과감히 투자한다. 이러한 소비패턴의 변화는 홈쇼핑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유명 중저가 브랜드의 프리미엄 소재 상품이 인기를 끌었고 해외명품,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등 고가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키워드는 한 가 지, ‘고급화’였다. 이에 패션 브랜드들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췄다.

현대홈쇼핑에서는 고급 소재가 인기를 끌면서 올해 처음으로 캐시미어, 양피 무스탕 등 고가의 의류를 출시한 중저가 패션 브랜드 ‘조이너스’가 히트상품 1위를 탈환했다. 자체브랜드 ‘라씨엔토’는 지난해 10월 방송에서 18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목표액 114%를 달성했다. 라씨엔토는 이태리 회사의 캐시미어, 울 소재 상품을 주력으로 하며 최고 59만원 대 상품을 선보이는 프리미엄 브랜드다.

롯데홈쇼핑의 2017 히트상품 TOP10에는 고급 소재를 사용한 프리미엄 브랜드, 나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단독 상품,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대거 진입했다. 200~300만원대 상품 수요도 2017년 기준 전년 대비 47% 이상 늘었다.

GS샵 자체 패션브랜드 '쏘울(So, Wool)' ⓒGS홈쇼핑
GS샵 자체 패션브랜드 '쏘울(So, Wool)' ⓒGS홈쇼핑

GS홈쇼핑에선 자체 브랜드(PB)인 ‘쏘울(So, Wool)’의 ‘피아첸자 캐시미어 100% 코트(59만 9000원)’ 2600개가 방송 30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CJ오쇼핑의 2017 히트상품 TOP10 중 2위를 기록한 ‘엣지(A+G)’가 선보인 ‘르네 알파카 체크코트(89만원)’는 방송 15분 만에 완판됐다. 캐시미어 대표 의류 ‘고비(GOBI)’는 ‘리버시블 맥시코트(99만원)’를 방송 20분만에 매진시키며 목표를 240% 달성했다. 230만원 상당의 ‘버버리 체크백팩’도 매회 100%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명품 브랜드는 선글라스, 스카프만 판매해 왔다”며 “하지만 ‘가치소비’에 중점을 두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확인하고 고가상품도 정식 프로그램으로 사업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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